꽃님달 열이레, 흙날.
오늘은 황사가 심한 하루였습니다.
아침나절은 모처럼만에 계단 청소를 했습니다.
전부터 낚시를 좋아하는 민주노총 소속 사람들과
시조회(始釣會)를 하자고 약속을 해 두었던 터,
어제 술을 마셔서 차를 두고 와서
점심 먹고 차를 찾으러 갔다 왔고
이어 시조회 장소인 충주의 중산낚시터로 향했습니다.
산속에 있는 큼지막한 방죽은 물이 깨끗했고 경관도 좋았
가는 동안은 하늘을 가득히 채운 흙먼지와
이따금 뿌리는 빗줄기로 차까지 엉망이 되어
불쾌하달 것까지는 없지만, 무겁게 가라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미 왔다 간 사람들도 있고
서너 명이 자리 잡고 낚시를 드리우고 있었는데
인사 나눈 다음 낚싯대 차리는 동안은 바람이 심해서 몹시 불편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내 하늘 가득하던 황사는 씻은 듯 사라졌고
이어 먹을 것을 준비해가지고 온 낯익은 벗들,
대충 낚싯대 차려놓고 술 한 잔 겸한 저녁을 먹고
오랫동안 못 본 얼굴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푸근했습니다.
낚시는 전혀 되지 않았고
앞으로 희망언덕 운영에 관한 이야기도 좀 나누고
시간 늦어 술기운 다 빠진 다음
새벽에 길 되짚어 돌아오는 것으로 마감된
오늘 하루와 시조회,
모인 사람들과 진보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과
앞으로 할 일을 공유한 것은
작지 않은 수확이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