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탱이와 짱구!...(그리고 갈모봉과 선유구곡) 언제 : 2008.07.19 (초복에) 누구랑 : 뫼신악회 따라서 아내랑 수년동안 뫼산악회 산행에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드문드문 참석을 했는데 올봄 변산에 동행해서 죽순주에 오디주 잘 얻어먹고 이제 여름 야유회라니 또 빈대처럼 달라 붙는다. 아파트 현관에서 아내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래층 사는 남자가 뜨악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이 빗속에 산에 가시냐고 아는체를 한다. 빵과버터 : (속으로 : 이보슈!...기상청이 기상중계청인거 모르슈?...안성은 비가 오고 있지만 괴산은 혹시?...) 괴산을 지나 쌍곡계곡에 들어서니 우당탕탕 치고 달리는 뻘건 계곡물은 말갈기 처럼 일어서서 바람에 휘날린다. 도로의 옹벽 석축에서는 굵은 수도 파이프를 입빠이 열어놓은 것처럼 물을 쏟아내고....얼라? 기상청이 중계청이 아니네?....ㅋㅋㅋ 그러나 석달 열흘 장마통에도 속곳 말릴 짬은 있다는 옛말은 하나도 그르지 않더라. 송면 갈모봉 입구인 들목재에 이르니 창대처럼 쏟아지던 비가 시나브로 가늘어지며 그냥저냥 산행을 할수 있을거 같아 끓이고 먹고 마시고 할 먹꺼리들을 민박집에 옮겨 놓고 산행에 나선다. 꼴랑 2시간 짜리 산행이니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갈것도 없고 조그만 어깨 가방에 디카, 휴대폰, 자두 2알, 떡 한쪼가리, 사이다 1캔과 우산과 우비만 걸치고 산행에 나서니 노팬티에 홋바지만 입고 원족가는 기분이라 으흐흐~~속 웃음이 절로 난다. 괴산군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1~2km에 걸쳐있는 계곡이다. 조선시대 이황이 7송정(현 송면리 송정부락)에 있는 함평이씨댁을 찾아 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등이 잘 어울어진 절묘한 경치에 반하여 9개월동안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새겼다 한다. 긴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없어졌지만 절경은 여전하다.
갈모봉은 작은군자산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675m 봉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지능선상 최고봉이다. 갈모봉 동남쪽 아래는 장성봉에서 발원한 계류가 흐르는 선유동계곡이 유명하다. 일명 선유구곡(仙遊九曲)으로 불리는 이 계곡은 절경을 이루는 아홉 개의 명소들이 하나같이 희고 반들반들한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경치가 더욱 돋보인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매우좋다. 동쪽 아래로는 보람원이, 북쪽의 군자산과 남군자산, 동쪽으로는 송면에서 가은으로 이어지는 지방도가 실낱처럼 평화롭고 막장봉, 장성봉,곰넘이봉, 대야산, 중대봉, 남으로는 조항산, 청화산, 백악산, 가령산, 도명산 그 너머로 종유석을 세워 놓은 듯 한 문장대가 아스라하다. 갈모봉 산행 코스를 따라 만나게 되는 기암을 순서별로 보면 칠형제바위, 공기돌, 폭포바위, 두부바위, 우주선바위, 찐빵바위, 도마뱀바위, 벌통바위, 모녀바위, 치마바위, 비행기바위 등 10여개가 넘는다. (한국의 산천에서)
우리집 고수(?)의 우중산행 단도리다!...그러나 효과는 산행이 끝나야 알수 있다고요?...ㅋㅋㅋ
들목마을 다리위에서 바라본 그림이다.
어젯밤 장맛비로 다리위로 물이 넘쳐 토사와 잔나무 가지가 다리위에 널려 있었다. 불은 도망갈수도 있지만 물은?...
들목마을 느티나무
귀하디 귀한 슬레이트 지붕에 대들보도 시원찮고 툇마루도 날깃날깃해서 엉덩이 걸치기가 겁나는데 일필휘지 현액 2점이 눈에 들어 이집 쥔 양반도 멋(?)을 부리는 양반이구나 싶어....ㅋㅋㅋ 반가운 마음에 달랑 줏어 담고 왔는데?....오매?...으쩐다냐?....낙도산방( 樂道山房)까지는 좋았는데 입신양명(立身陽名)이라니?....입신양명이야 말로 골로 가는 지름길인데?.....ㅋㅋㅋ(2005.9.11.갈모봉 산행기에서)
3년이 지난 오늘... 집 주인은 다감초려(多感草廬)라는 겸손한 말로 현액을 바꿔 달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겸손하고 진솔하게 처신해야 하니 초려의 주인장 연세도 이제 짐작이 된다. 소통이 바로 공감이다....
게을러 터진 구름도 어느 때는 해까닥 날라가 버리니 조급한 마음으로 전망바위에 올라서보다.
들목마을과 이름없는 야산에 걸친 구름. 비 개인 후가 아니면 볼수 없는 풍경이다.
칠형제 바위
3년전에는 사탕 한봉지와 소주 일병이 치성물으로 놓여져 있었는데 오늘은 맨탕이다. 그만큼 요즘은 살기가 팍팍해진 탓일까?...
나는 왼쪽 무릎팍이 시원찮으니 저분처럼 장폭을 띌수 없어 잔걸음으로 오를수 있는 우회로를 찾는다.
바위산 사면 아래가 선유구곡이려니...
장맛철이나 볼수 있는 도깨비 폭포다
흠!...산거북이 같기도 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흔적을 3년만에 다시 본다. 그동안 평안하게 잘 지내셨는지요?...비바람에 퇴색한 글씨를 보니 세월이 제법 흘렀네요...산에 다니며 님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면 고마운 마음을 느끼곤 했습니다.
1시간만에 도착한 정상이다. 다시 말하면 1시간동안 속곳을 말린 셈이다. 한권사님은 다정하게 증명사진 한장 남겨 주시고 내려가고....
기암
두꺼비 바위?
뭘보고 비행기 동체바위라고 하는지 당최 감이 안잡힌다.
찐빵바위!...그러나 버터가 없다. ㅋㅋㅋ...
묘지에 이르니 직진하는 길에 표지기 하나가 나풀거리고 왼쪽 내림길에도 표지기가 달려있다. 선두는 필시 직진 리본을 보고 내려갔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왼쪽으로 몇발 내려가다가 이 길은 계곡으로 직접 떨어지는 길일거 같아 도로 올라오니 아내와 K형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온다. 아내 : 아니 왜 도로 올라오슈?... 빵과버터 : 이 길은 비행기 동체바위나 모녀 바위쪽이 아닌거 같아서... K형 : 직진해야 될거 같은데요?.... 상석은 그럴 듯한데 봉분에 잔디가 없으니?.....이 지역은 사질암토로 되어 있어서 잔디가 생육하기에 좋은 조건이 아닌성 싶습니다....얼마전 TV에서 전 고려대 학장 고 김장수 박사님의 수목장 장면을 보게되었습니다....산림청에서도 수목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1월중에 공청회를 열어서 수목장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하니 저도 관심을 가질 내용입니다.... 요즘 화장률이 부쩍 높아졌다. 매장을 고집하던 사회풍조가 많이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명당을 찾아 묘를 써야 후손이 번창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풍수설이 아직도 우리의 관념 세계를 붙들고 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풍수설을 믿는 사람이 국민의 70%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가 하면, 부모의 화장에 반대하는 경우가 60%라는 보고서도 있다. 평생을 나무 연구에 몸바친 김장수 전 고려대 학장의 '아름다운 죽음'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고인의 유골은 화장된 후 평소 아끼던 참나무 아래에 안장됐는데, 봉분이나 비석 등 시설물은 일절 설치되지 않았고 다만 나무에 그의 무덤임을 알리는 명패 하나만 걸렸다고 한다. 별 것 아닌 지식과 명성을 미끼로 매명(賣名)에 열을 올리는 얼치기 학자가 수두룩한 세태에 비춰보면 참으로 고귀한 인생의 마침표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장례야말로 자연에서 태어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채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 사랑을 실천해 보인 일대 사건으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오만함을 보이기는커녕 자연을 향해 몸을 낮춘 겸허한 인생을 꾸밈없이 드러내기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국내에서 처음 알려진 이 수목장(樹木葬)이야말로 완벽한 친환경적 장묘 절차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신선한 충격의 파장도 오래 갈 것 같다. "죽어서도 나무와 함께 하겠다"던 고인의 유지를 받든 유족들의 결단도 높이 살 만하다. 그런데 자연 파괴에 따른 재앙을 일찍부터 인식한 선진국에서는 이런 장묘 방식이 꽤 오래 전부터 보급돼 오고 있다고 한다. 국내 묘지면적이 서울 면적의 1.6배나 되는 현실에서 보면 수목장이야말로 국토사랑을 위한 대안이 아닐 수 없다. 고인의 높은 뜻이 수목장의 보급을 통해 열매 맺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05.9.11.산행기에서)
그 길은 제비소와 선유구곡으로 통하는 도로에 연결되는 길이었다. 나 때문에 길을 헷깔렸다는 듯이 비행기 바위를 못올라간 아내가 아쉬운 표정으로 궁시렁 거리자 K형이 한마디 던진다 K형 : 안즉 12시도 안됐는데 도로 올라 갔다가 내려 오시지요?.... 아내 : (기다렸다는 듯이)...좋지요!... 물론 대여섯 시간은 산행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네들이 2시간 산행에 목마름이 해갈될 일은 아니지만 나는 벌레씹은 찜찜한 표정으로 뒤를 따라가다 이 빗속에 도로 산에 올라 비행기바위니 모녀바위를 보느니 차라리 땡칠이나 만나는게 훨 났겠다 싶어 나도 한마디 던진다. 빵과버터 : 당신들이나 퍼떡 다녀오슈!....나는 그냥 내려 갈팅게!....
선유구곡에서
선유구곡에서
하늘폭포
구암
기국암
선유구곡에서
난가대
은선암
선유구곡에서
학소암...내리 퍼붓는 빗줄기가 장난이 아니다.
경천벽
범람하는 선유동문
선유동문 도로의 오른쪽 바위에 뫼산악회 산행 안내지 2장이 얌전하게 놓여져 있다. 빵과버터 : (속으로 : 어라?...이상하다...왜 산행 안내지가 여기에 있지?....들머리는 여기가 아니었는데?...) 환갑을 지나고 산행 짠밥 5년차인 미련 곰탱이는 그 안내지가 왜 거기 있었는지 눈치를 못채고 물이 줄어들 때까지 그냥 서서 기다릴까 하다가 아내에게 휴대폰을 때린다. 빵과버터 : !@#$%%^^...여보야?...우짜문 좋노? 아내 : 내 그럴줄 알었어요!....도로 산으로 올라가 왔던길로 내려가세요.... 하기사 손바닥만한 산이니 도로 산으로 올라가는 것도 별거 아니다 싶어 우산을 챙기는데 길건너 편에 낮익은 장대장님의 모습이 눈에 띈다. 모두 다 내려왔는데 세사람만 없어서 마중 나왔다면서 손짓 발짓으로 그 산행 안내지의 의미를 설명했으니 "길이 아니면 가지마라"(非道不行)라는 여느때 나의 염불은 공염불이 되어 날라가 버리고 한시라도 빨리 땡칠이를 만날 욕심에 길도 없는 산으로 잠시 오르니 당초 산행 들머리가 나오는거 아닌가?... 흐미!...ㅋㅋㅋ
혹시 내가 이 물길을 용감하게 건너 올지도 모른다는 근질근질한 기대(?)를 안고 건너편 민박집에서 호기심에 찬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나를 바라보고 있다....에레이!...이 짜석들아!...내가 그렇게 짱군지 아냐?...ㅋㅋㅋ
민박집 앞 느티나무
민박집에서
선유동문 제1곡(선유동문) 선유동문은 백척이 넘는 높은 바위에 새새마다 여려 구멍이 방을 이루고 있다 제2곡(경천벽) 절벽의 높이가 수백척이며 바위층이 첩첩을 이루어 하늘의 지붕인 듯 깊게 뻗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제3곡(학소암) 기암절벽이 하늘로 치솟아 그 사이로 소나무가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푸른 학이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제4곡(연단로) 연단로는 위가 평평하고 가운데가 절구처럼 패여 있는데 신선들이 이곳에서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하였다 제5곡(와룡폭) 용이 물을 내뿜는 듯이 쏟아내는 물소리가 벼락치듯하고 흩어지는 물은 안개를 이루어 장관이다. 제6곡(난가대) 옛날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가다가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노니는 것을 구경하는 동안 도끼자루가 썩어 었어졌다하여 난가대라 한다. 제7곡(기국암) 바위가 평평한 바둑판 모양으로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있어 나뭇꾼이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5대손이 살고 있더라 전설이 있다. 제8곡(구암) 바위 생김이 마치 큰 거북이가 머리를 들어 숨을 쉬는 듯하여 구암이라 하며, 겉은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고 등가 배가 꿈틀거리는 듯 하다. 제9곡(은선암) 두개의 바위가 양쪽으로 서있으며 그 사이로 10여명이 들어갈수 있을만큼 넓다. 옛날에는 통소를 불며 달을 희롱하던 신선이 이곳에 머물렀다하여 은선암이라 한다.(이상 웹에서)
곰탱이의 무사귀환....ㅋㅋㅋ
선유동문에서 산으로 우회하여 안전지역에 들어선 나는 들목 마을 민박집에서 몸을 씻고 쇄주 몇잔으로 입을 헹구고 살짜기 빠져나와 궁금한 선유동문앞에 선다.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물살의 선유동문 앞에서 난감해 하는 사람들에게 "차는 길가 구석에 세워두고 사람들만 산악회 표지기를 보고 산으로 올라 돌아오라고" 고함을 쳐주었지만 요령부득으로 알어 듣지를 못하는데 내 마음속에는 조그만 악마 하나가 조바심을 내며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사람들이 차를 타고 여기를 건너 오다가 물에 떠내려 갈까?... 아니면 당차게 물을 건널수 있을까?....결국 그들은 악마의 기대를 묵살하고 제비소 방향으로 빠꾸 하더라...ㅋㅋㅋ
옛날 우리집 장꽝을 보는것 같아 눈이 화등짝 만하게 커진다. 아!...옛날이여!...
아내와 김대장님
에~효!...엉아들은 심심해!......ㅋㅋㅋ
사헌부 지평 박건중 숭례비....사현부 지평은 요즘 검사장쯤 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끝빨 쎈 조선 말기의 검찰 관리였다....향교의 전교와 유림들이 그를 추모하여 숭레비를 세운거 보니 그의 인품을 보는거 같다. 한문교육이 없어진 세대를 안타까워하며..... 아참!...며칠전 딸네미가 사용하지 않는 엠피쓰리를 물려(?) 받아 제방에 있는 꼬물 컴퓨터에 팝쏭을 내려 받다가 컴퓨터가 NON DISK... 어쩌구 하면서 새까맣게 먹통이 되는 바람에 수리점에 맡겼는데 뫼산악회에 번번히 신세만 지니 서툰 글이나마 산행기를 올려 예의를 차려야 겠다 싶어 거실에 있는 아내의 컴퓨터에 포토웍스 이미지 작업을 했드만 그만 아내의 이름이 모든 사진에 박혀 버렸다. 뭐 니꺼 내꺼 없는 부부사이에 별일은 아니지만 행여 산행기를 보시는 분들이 헷깔릴까 싶어 씰떼 없는 걱정을 해본다. 회장님, 대장님, 총무님...그리고 고문님들과 회원님들 평안한 나날 되시기를 바람니다. (산행기 끝) |
첫댓글 불은 도망갈수도 있지만 물은?... 정답!! 잠수하면 되쥬.ㅋ 글고... 찐빵바위앞에서는 매형께서 서계시는 것만으로 버터는 해결된 셈이 되고... ^^; 여전히 해학과 삶의 지혜로 가득찬 산행기를 대하니 계속되는 염천에 찌뿌덩한 마음이 다 시원해져옵니다. 수고하셨시유. ^^
장독대 중앙의 독에 금줄을 매어놓은걸 보니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항상 새로이 장을 담그시면 저렇게 금줄을 메어 놓으셨는데...
계곡물은 항상 조심해야는데 ㅎㅎㅎ 한참을 눈이 빠져라 화면만 본다고 눈이 아픕니다. 선유구곡 또 하나의 숙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