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초한전>의 제1장 새로운 전쟁 中 2절까지 적어보겠습니다.
<초한전> 제1장 2절 [표정이 모호해진 전쟁의 신] / pp.33-53.
두 저자는 '내일 또는 모레에 발생할 전쟁은 무력전과 비무력전이 혼합된 광의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논지를 전개하기 위해 3가지 차원에서 전쟁의 변천사를 간략하게 요약하였다.
1) 전쟁목적의 변화. 과거의 전쟁은 원인과 이유가 단순하였으며 진영과 피아가 명확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전쟁은 세계화로 인해 이익의 분화와 불확정성이 증대함에 따라 그것들이 복잡다단해졌다. 그러인해 이제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는지 알기 어려워졌다. 두 저자는 '단지 변하지 않는 이익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현대전쟁과 과거전쟁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개된 목표와 은폐된 목표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라고 지적한다.
2) 전장의 변화. 과거의 전장은 비교적 좁은 물리적 공간에서만 형성되었다. 반면의 현대의 전장은 육 · 해 · 공 · 우주를 포함하는 더욱 넓은 물리적 공간Kineticspace뿐만 아니라, 물리적 공간이 아닌 전자기 · 네트워크 · 사회와 문화 · 인간의 내면과 같은 비물리적 공간(Non-Kineticspace. 두 저자는 '기술공간'이라는 표현을 사용)에서도 형성된다. 그리고 현대의 전쟁은 다양한 물리적 공간들과 물리적 공간들의 경계를 초월하여 동시다각적으로 전개된다.
3) 전사戰士의 변화. 전장이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비물리적 공간까지확대됨에 따라 전쟁을 수행하는 인력구성도 다종다양화되었다. 과거의 전사는 물리적 공간에서 완력과 무력을 행사하기 위해 훈련받은 전문 무력집단을 의미하였다. 반면에, 현대의 전사는 물리적 공간의 전문 무력집단뿐만 아니라 비물리적 공간에서 행위하는 해커, 투기꾼, 선동가, 테러분자 등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다종다양한 모든 조직 및 개인들인 비정부존재(Non-Goverment Presence. 두 저자는 '비국가조직'이라고 표현)까지를 의미하게 되었다.
두 저자는 '비군사전쟁행동'의 예시로써 특정 국가의 상대국을 향한 관세정책 · 무역제재 · 최혜국 대우와 같은 조치들을 '무역전', 특정 국가에게 손시로가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국가 · 국제 투자자 · 신용평가사 · 각종 기금들의 지대추구행위들을 '금융전', 제한된 수단으로 한계가 없는 전쟁을 수행하던 기존의 테러전과 달리 현대기술을 활용하여 무제한의 수단으로 무제한의 전쟁을 수행하여 특정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신테러전', 지구의 물리적인 환경 또는 생태를 조작하여 특정 국가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생태전' 등등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비군사전쟁행동'의 예시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이러한 '비군사전쟁행동'들은 유혈을 적게 일으키거나 아예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전통적인 개념의 전쟁이 한 국가에게 끼칠 수 있는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손실과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마치 1997년의 IMF금융위기가 우리 사회에 그러하였듯이 말이다. 두 저자들은 현대사회에서는 적성국을 향한 적대행위의 일환으로써 IMF금융위기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타국에게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고의적 조작행위(Planned Manipulation)가 가능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주지시킨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두 저자는 '내일 또는 모레에 발생할 전쟁은 무력전과 비무력전이 혼합된 광의의 전쟁이 될 것'이며, 전쟁의 개념 자체가 무력을 이용해 타국에게 아측의 의지를 강요한다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무력과 비무력, 군사와 비군사, 살상과 비살상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바꾸어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른다.
이러한 두 저자의 논지에 관련하여, 필자는 민주주의로 표방되는 서방의 국가질서에서도 초한전의 구상 및 실행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현재 중국은 국가주석이 직접 국가 중앙군사위와 당 중앙군사위의 위원장을 맡아 국가의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을 망라한 초한전을 총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필자가 보기에 이는 2012년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시진핑 국가주식이 취힘하여 2022년 10월 마오쩌둥 이래 최초로 3연임을 확정한 현 중국의 1인집권 권력구도가 공고하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주주의 체제는 기본적으로 공적영역은 입법 · 사법 · 행정의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는 삼권분립을 전제한다. 또한 정기적인 투표 · 탄핵 · 주민소환제 · 정당 및 제3섹터를 통한 민의의 전달과 같이 민간영역도 공적영역을 견제할 수 있는 사회질서까지 전제한다. 과연 이러한 질서속에서 초한전 혹은 하이브리드전과 같이 공적영역과 민간영역을 망라한 국가안보에 대한 '전일적 접근(Holistic Approach)'이 가능할 수 있을까.
비록 미국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집권 초 익명의 작성자에 의해 'The Longer Telegram : Toward a new America China Strategy'라는 문건이 작성되었으며, 중국에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행정부처 및 모든 당파 그리고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전일적 접근이 주장된 바 있다(#2). 하지만 서방세계의 느슨한 협치(Governance)가 중국의 공고한 통치(Government)에 기반하는 초한전에 제대로 대응해낼 수 있을까. 비록 추상화의 정도가 높아 불분명한 의문인지라 답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중요한 의문이라는 직감은 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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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지점에 관한 학술적 논의는 아래 소논문 참고.
https://kims.or.kr/issubrief/kims-periscope/peri239/
// 중국의 강점은 무력과 비무력, 군사와 비군사, 정규와 비정규 그리고 살상과 비살상 수단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중앙군사위와 당 중앙군사위의 구성원이 같고, 위원장이자 국가주석의 책임제로 운영한다. 이 군사위가 육·해·공·로켓군은 물론, 삼전을 주도하는 전략지원부대와 연근(보급·병참)보장부대, 해경을 포함한 무장경찰과 민병을 아울러 중국의 초한전을 총지휘하기 때문이다. //
#2.
The Longer Telegram : Toward a new America China Strategy의 원문은 아래 링크의 pdf참고.
https://www.atlanticcouncil.org/content-series/atlantic-council-strategy-paper-series/the-longer-telegram/
// The fundamental strategic question for the United States, under a Republican or Democratic administration, is what to do about this challenge. It is now a matter of urgency that this country develop an integrated, operational, and bipartisan national strategy to guide the content and implementation of US policy toward Xi’s China for the next three decades. //
// The uncomfortable truth is that China has long had an integrated internal strategy for handling the United States, and so far this strategy has been implemented with reasonable, although not unqualified, success. By contrast, the United States, which once operationalized a unified strategy to deal with the challenge of the Soviet Union, in the form of George Kennan’s containment, so far has none in relation to China. This has been a dereliction of national responsibility. //
// Washington’s difficulty in developing an effective China strategy has been accentuated by the absence of a clearly understood strategic objective. At present, articulated objectives range from inducing Chinese economic reform through a limited trade war to full-blown regime change. Kennan’s famous 1946 “long telegram” from Moscow was primarily an analysis of the inherent structural weaknesses within the Soviet model itself, anchored by its analytical conclusion that the USSR would ultimately collapse under the weight of its own contradictions. The entire doctrine of containment was based on this critical underlying assumption. (...) The wisdom in Kennan’s analysis was his profound appraisal of how the Soviet Union functioned internally and the development of a US strategy that worked along the grain of that complex reality. The same needs to be done with Chi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