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자연이 함께하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 예부터 바람, 여자, 돌이 많아 삼다도(三多島)라고 불렸는데 이 밖에도 맛 좋은 음식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공항에서 차로 15분이면 도착하는 제주 시청은 제주도 맛의 시작점과도 같다. 자고로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은 음식을 통해 아로새기는 맛있는 추억이다. 처음 제주도에 발을 내디딘 이들의 설렘과 떠나는 이들의 아쉬움을 모두 어루만져 주는 제주 시청 맛집들을 소개한다.
하와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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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색을 입힌 감각적인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다. 어느 곳에 앉아도 여행지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이곳은 하와이를 품은 귀여운 맛집이다. 스테이크, 덮밥, 연어, 슈림프,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게 장점이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대중적인 음식들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불향 가득한 숯불고기가 잔뜩 올라간 짭조롬한 하와이키 덮밥과 갖은 채소와 과일, 아보카도, 치킨 등 풍성한 재료가 인상적인 샐러드, 꾸덕꾸덕한 파스타 등 전 메뉴 모두 양이 넉넉한 편이다.
제주 시청에서 빈티지한 펍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 보자. 부담 없이 한 끼의 즐거움과 피맥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아낌없이 재료를 투하한 토핑 넘치는 피자가 이곳의 매력 포인트이다. 싱싱한 통새우가 듬뿍 올라간 새우 피자와 고소한 차돌박이를 올린 고기 마니아를 위한 차돌박이 피자, 상큼한 파인애플에 베이컨을 얹은 하와이안 피자 등이 인기 메뉴. 그중에서도 거대한 스테이크 꼬지를 얹어내는 바비큐 스테이크 피자는 압권이다. 스테이크의 특성상 주문 후 25분 정도가 소요되니 미리 전화를 하면 더 빠르게 먹을 수 있다고.
오직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제주산 흑돼지를 이용해 제대로 된 고기 맛을 볼 수 있는 가게다. 매일 깨끗한 식용유를 사용해 두툼한 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낸다. 진한 소스를 푸짐하게 얹어낸 정겨운 옛날식 돈가스다. 크게 잘라 한 입 맛 보면 깊은 감칠맛이 맴돈다. 밥과 샐러드도 푸짐해 한 접시면 배가 부르다. 냄비 안에 매콤한 소스 옷을 두른 치즈나베 돈가스도 많이들 찾는다. 쭉 늘어나는 치즈를 얹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도록 튀기지 않은 생등심 돈가스도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청정 제주에서 나고 자란 돼지 생갈비가 유명한 곳이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제주산 돼지 생갈비가 부드러운 육즙을 뽐낸다. 고기 좀 먹는다는 제주도민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등갈비, 생갈비, 양념갈비 모두 제주산을 쓴다. 깔끔한 불판 위에서 얌전히 익어가는 갈비에 새콤달콤한 파 절임과 겉절이를 곁들여 먹으면 세상 남부러울 게 없다. 씹을수록 촉촉하게 흘러나오는 육즙 탓에 그냥 먹어도 맛있고 크게 한 쌈을 싸도 맛있다. 밥도둑이 따로 없는 셈. 초벌구이가 필요할 시 요청하면 구워주며 포장과 배달도 가능하다.
들어는 봤는가, 꽝 국수, 꽝 해장국, 우도땅콩 국수. 낯선 이 요리들은 주인장의 손길에서 탄생한 신메뉴로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잇 아이템이다. 꽝은 제주도 방언으로 뼈를 뜻한다. 돼지등뼈를 이용해 맛이 깊고 진하다고. 12시간 이상 푹 고아 우려낸 진한 사골 육수에 부드러운 돼지 뼈다귀 살을 푸짐하게 얹어낸 꽝 국수가 시그니처 메뉴다. 채소, 해초, 살코기가 어우러진 꽝 해장국과 우도에서 재배한 땅콩을 갈아 넣은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도 인기 메뉴. 탱글탱글 부드러운 생면이 진한 고기 국물과 어우러져 보양식을 먹는 듯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여럿이 모여앉아 푸짐한 저녁을 즐기고 싶다면 제주 시청 근처의 조개 요리는 어떨까. 개운하고 시원하게 속을 데워주는 기본 홍합탕부터 기대감을 모은다. 생 고추냉이에 가쓰오부시 간장을 넣어 만든 사장님의 비법 소스가 이 집 조개구이 맛의 키포인트. 잘 구워진 조갯살을 발라 찍어 먹으면 느끼함 없이 끝까지 먹방을 이을 수 있다. 구이 외에 다양한 조개가 풍성한 조개찜은 1인용도 있어 맛보기 주문이 가능할 듯하다. 조개를 끓이고 남은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서 마무리하면 꿀맛이다. 굴, 새우볶음밥, 어묵탕 등 사이드 메뉴도 풍성하다.
제주 시청에서 감성 돋는 주점을 찾는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나 좀 놀아봤다 하는 주객들과 혼술러들 사이에서 술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과 발랄한 인테리어들이 젊은 감성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SNS 이벤트와 함께 직원들과 친구처럼 어울려 놀 수 있는 자유롭고 캐주얼함이 돋보인다. 생일인 사람에게는 보드카와 음료를 선물로 제공한다. 특제 간장과 고춧가루로 만든 매운 제주 흑돼지 바비큐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치즈, 크림 등을 넣은 메뉴로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혼술 하기 좋은 곳답게 1인분도 가능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