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밴쿠버에서 구매할 집을 찾아 다녔던 코디 라체서와 그의 파트너 줄리안 포바추크, 5세된 아들은 최근 켈로나에 3베드룸 타운하우스를 69만 9천 달러에 구매했다. 현재 밴쿠버 스트라스코나 2베드룸에서 거주하는 이 가족은 이제 아들 놀이방과 웹 디자이너인 코디의 재택근무 전용 홈오피스가 생긴다.
라체서는 “밴쿠버에서 좀 넓은 집 월세는 3천 달러 후반대이다. 켈로나에서는 이보다 적은 모기지로 내 집을 살 수 있어서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라체서 처럼 자녀를 둔 젊은 가족들이 밴쿠버를 떠나 저렴한 도시로 이주하는 추세가 밴쿠버시가 발표한 두 개의 보고서에서 입증되었다.
이 보고서는 2021년 밴쿠버의 임대전용 신축은 역대 최다로 승인했지만 늘어나는 인구, 비싼 집 값과 렌트, 적은 공실률로 주택난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이유로 부적합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주민을 수용하려면 8만 6천호가 당장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또 밴쿠버 유입인구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간 콘도, 타운하우스, 임대주택을 5만호를, 주택 미 충족 인구를 위해서는 2만호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자녀를 둔 미 충족 가족의 총 인원은 7천명으로 추산했는데 이 수치는 2016년 인구 센서스를 기준으로 2011년부터 2016년에 밴쿠버를 떠난 인구이다. 같은 기간 국내 다른 주와 해외에서 유입된 인구들의 숫자는 떠난 인구의 절반에 불과했다.
SFU 도시정책과 앤디 얀 교수는 2016년 이후 집 값과 월세가 더 상승했기 때문에 2021년 수치가 개선될 리 없다고 예상했다. 얀 교수는 “젊은층 사이에서 밴쿠버는 이주해 올 수 있지만 떠나기도 쉬운 도시로 알려졌다”고 했다.
밴쿠버 떠나는 결정, 쉽지 않아
라체서 가족에게 밴쿠버를 떠나기로 한 결정은 쉽지 않았다. 7년 동안 정든 동네를 떠나야 하고 줄리엔은 박물관 큐레이터 직장을 포기해야 한다.
밴쿠버시 주택정책규제과 댄 개리슨 부이사는 시청이 1인 가족과 부부 거주에 초첨이 맞춰져 공간이 더 필요한 자녀를 둔 가족의 주택난은 더 심각하다고 했다.
“35-44세의 가족들은 비단 밴쿠버 뿐만 아니라 메트로밴쿠버 전역에서 적당한 집을 찾기 힘들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갖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었고 향후 10년간 이들이 밴쿠버에서 가족을 꾸리고 살도록 필요에 맞는 주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모든 신축 개발에 타운 홈, 코치하우스, 코압 하우징 등 가족단위 (2베드룸 이상) 주택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시장가 매매시장에서는 이 전략이 효과를 내, 2베드룸 이상의 신축이 늘고 있지만 저가 임대주택과 사회보조 주택에는 별 효과가 없다. 여기에는 연방 및 주정부로부터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3베드룸 부족
이번 보고서는 콘도, 타운하우스, 임대주택, 사회보조주택 7만 2천호 건설 10년 계획의 5년이 경과된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까지 목표치의 약 50% 신축이 승인되었지만 가족을 위한 주택유형인 타운하우스 승인은 목표에 뒤쳐졌다.
또 연 소득 8만 달러 이하 가정을 위한 적정가격 신축 목표 달성도 약 30%에 불과하다. 밴쿠버 주택소유자의 중간 소득이 8만 8천달러, 임대주택의 중간소득이 5만 달러이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
2베드룸 이상의 ‘가정 친화적’ 건설의 목표는 달성했는데 지난 5년 신축 승인의 50%이상을 이 부문이 차지했다. 반면 3베드룸 이상 신축승인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가족을 위한 주택공급을 위해서 이 수치는 18%까지 증가해야 한다.
이스트 밴쿠버에 거주하는 교사 홀리 클락과 남편, 2살된 아들은 조용한 거리를 바라보는 남향 1베드룸 월세집에 만족했다. 그러나 집이 비좁아져서 작년 9월에 도로변에 위치한 800 sqft의 2베드룸을 구매했다. 좁고 소음이 많으며 해가 잘 들지 않지만 자전거 통근이 가능하고 주변에 공원과 가족들이 거주하는 밴쿠버에 계속 남으려면 이런 불편을 감수한다. 그녀는 로우 하우스 같은 가족을 위한 주택유형이 더 많이 건설되기를 희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8만 6천명의 밴쿠버 주민들이 다음 3가지 이유 중 하나로 새 집이 필요하다: 소득의 너무 많은 부분을 모기지나 월세에 사용하거나, 거주공간이 너무 좁거나, 월세집이 대대적 개보수가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밴쿠버시 도시개발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도심디자인 자문회사에서 근무하는 브렌트 토데리안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와 아내, 두 아들은 다운타운 아파트에서 산다. 그는 팬데믹 동안 자녀를 둔 주변의 부부가 밴쿠버 다운타운을 빠져 나가는 사례들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떠난 만큼 밴쿠버로 새 인구가 유입되었다고 믿는데 그의 아들이 다니는 크로스타운처럼 다운타운 학교의 등록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밴쿠버시가 가족을 유입시키기 위한 정책이 성공하고 있지만 학교와 탁아소 자리를 늘리는 등 주정부 교육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밴쿠버의 인구밀도를 높이는 정책이 아파트 건설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중간층’인 타운 홈, 코치하우스 같은 대안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데리안의 자녀는 아직 4세와 7세로 아직 집이 비좁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 다른 결정이 필요할 지 모른다. 그는 외곽도시는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에 자동차 의존도가 높고 도시 생활은 좁지만 걸어서 통학, 통근,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장단점을 비교해 결정할 것을 조언했다.
30대를 머물게 하는 방법은?
앤디 얀 교수는 현재 밴쿠버는 젊은이가 이 도시를 떠나지 않도록 하는데 도전을 받고 있다고 했다. “가정을 이루는 나이인 30대 중반 이후 인구가 빠르게 인구가 감소 중”이라고 했다.
얀 교수에 따르면 개발사에게는 원베드룸 콘도와 스튜디오 건설이 투베드룸, 쓰리 베드룸 보다 훨씬 수익이 높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결국 싱글이나 부부를 위한 주택이 주로 공급되는 실정이며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한 주택건설이 등한시된다.
밴쿠버에는 가족에게 필요한 학교, 공원,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등이 이미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단독주택 대신 타운하우스 같이 다가구 이지만 땅을 밟을 수 있는 주택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써리, 랭리는 밴쿠버보다 가족의 인구밀도를 높이는 주택정책에 성공했다고 예시했다.
한편 개리슨은 아파트와 같이 고밀도 주택 대신 완만히 밀도를 높일 수 있는 4층 건물과 타운하우스를 단독주택 단지에 건설해 가족거주지를 늘리는 대안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