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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라는 성을 쌓지 마십시오.-‘김포시민’님께.
안녕하십니까. 김포시민님. 시의원 정왕룡입니다.
먼저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장문의 정중한 댓글을 달아주시고 메일까지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님께서는 제가 철도추진위 1차 회의석상에서 언급하였던 “김포의 브랜드가 어느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뿌리에 대한 존중의식을 가져달라”는 발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김포가 전원일기 분위기 말고 기존에 어떤 브랜드 가치가 있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답하기 앞서 먼저 되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왜 님께서 ‘김포 혹은 김포 신도시’를 선택했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김포신도시를 선택하거나 고민하시는 분들이 ‘김포만의 고유한 가치와 잠재력’을 보는 안목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코 ‘강남따라잡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강하구 도시’ 김포를 선택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런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차라리 경부라인등 수도권의 다른 입지를 고르셨을 겁니다. 다시 말해서 강남을 모방하거나 강남과의 접근성을 최우선적 사고에 두면서 김포를 선택한 분들이라면 대단히 잘못 선택하신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김포가 가지는 잠재적 가치의 중심에 ‘한강하구’라는 천혜의 입지조건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임시회의 때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 하는 자리에서 ‘축복의 도시, 희망의 도시’ 이런 애매한 말보다 ‘동북아 평화의 중심, 한강하구 도시 김포’를 김포의 새로운 브랜드로 내세우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접경지역인 탓에 군사규제로 90%이상이 묶여있었던 지라 지금까지는 안보라는 명분으로 규제에 신음하였지만 이제 서서히 수백년간의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김포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강과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 세계평화의 상징, 물류의 중심으로 떠오를 곳이 김포입니다.
제가 김포의 뿌리에 대한 존중, 혹은 브랜드 가치라 이야기 했던 부분은, 의도했던 의도안했던간에 수십 수백년간 이러한 고통을 감내하며 김포의 가치를 쌓아 온 분들의 노고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는 부탁의 표현이었습니다.
님께서는 신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곧 김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그러한 예로 성남을 압도하는 분당, 고양위에 있는 일산, 화성을 능가하는 동탄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한번 다시 되물어보겠습니다. 분당, 일산에 사시는 분들이 성남, 고양을 자랑스러워 하던가요? 일산, 분당이 고양·성남의 발전에 어떤 혜택을 가져왔습니까?분당은 분당이고 성남은 성남일 뿐입니다. 일산도 일산이고 고양도 고양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신도시 개발은 전통적 지역정서와 조화를 이루기 보다 지역속에 또하나의 성을 쌓고 로열패밀리를 자부하면서 ‘천당아래 분당’등을 외치고 다니는 분위기 조성에 그쳐버린 실패사례일 뿐입니다. 그러한 실패사례를 거론하며 기존 김포시민들 앞에서 ‘신도시에 집중하는게 김포를 살리는 길’이라는 말은 공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성장 중심론’이란게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차원의 ‘거점중심 개발론’이란 것도 있었죠. 아니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현재형이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나누어질 파이의 크기가 작으니까 최대한 파이를 키울때까지 참고 기다리면 나중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는 이야기였죠. 결국 이러한 논리는 외형적 성장을 가져왔을지는 몰라도 IMF등 톡톡한 후유증을 우리에게 안겨주며 사회 양극화, 지역양극화를 현재까지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님께서 주장하시는 게 ‘김포판 신도시 거점중심 개발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만일 신도시 성장이 김포의 성장을 가져오는 길이라고 말씀하시려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과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분당, 일산의 예를 드는 것은 실패의 사례에 다름 아닌 것 일 정도로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님께서 말씀하시는 철도 직선화 논리만 해도 그렇습니다.
님께서는 아무리봐도 김포신도시는 자족기능이 떨어지니 결국 베드타운을 벗어나기 힘들것이고 그러기에 서울과의 접근성이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키울수 있는 유일무이의 방법이고 그래서 철도 최단거리 직선화는 필수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한마디로 님의 사고는 ‘김포 신도시 패배주의’에서 출발하고 계십니다.
저는 지난 지방선거때 모든 시장후보들이 중·경전철 철도논쟁에 목을 매달 때 “철도는 교통연결수단일 뿐이다. 먼저 김포 브랜드에 대한 내용을 채워라. 그러면 그 형편에 맞게 중전철이건 경전철이건 자동적으로 해결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당시 철도공약을 내세웠던 시장후보들 역시 한결같이 김포 자체의 브랜드 육성에 대한 자신감이나 비전제시능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일산처럼 뺑뺑 돌아가는 구간도 아니고 잠시 2, 3분 정도 지체되는 풍무동 구간에 대해 마치 풍무동 때문에 김포 신도시의 모든 것이 망가진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의 시각도 이와 비슷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님께서는 구도심을 많이 거칠수록 추가 건설비용이 많이들어가 결국 비용부담을 초래할것이라는 걱정도 하셨습니다. 일부 신도시 입주예정자 분들은 ‘우리가 낸 비용으로 짓는 건데 왜 타지역 주민들이 감나라 배나라’하냐고 말씀도 하십니다.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뭐가되었던 김포도시철도 완성후에 수요가 절대부족하여 만일 적자운영이 된다면 그 부분에 대한 비용부담은 어찌할 것입니까. 신도시 입주민들이 그것도 다 부담하게 한다면 동의하시겠습니까? 왜 건설비용만 생각들 하시고 정작 장기적으론 그것보다 더 비중이 커질 운영비용은 생각안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님께서는 ‘노선논란의 후유증’으로 공기가 지연되어 2012년 입주내에 맞추어 개통하지 못하게 될 때를 걱정하시면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저의 해당지역 주민들을 설득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포시민님.
그간 불필요한 중.경전철 논쟁을 해오면서 1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게 한 분들이 누구입니까. 풍무동 주민들은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경전철 현실론’을 합리적 논거를 대며 차분하게 주장하여왔고 그 주장의 옮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주민들께서 이러한 태도를 견지할 것이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끝으로 저와 풍무동 주민과의 관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몇몇 분들이 저를 김포시의원이 아니라 풍무동 의원이라고 냉소하는 것을 들은 적 있습니다.(지역신문에도 저의 이름을 거명하며 이런 내용을 담은 직설적 비판의 칼럼이 실린 적도 있었죠.)
저는 지역구 의원이 자신의 출신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가 신도시 입주민이었다면 저는 아마 대책위중의 한사람으로 활동하고 있을것입니다. 문제는 김포 전지역을 바라보지 못하고 소지역주의에 몰두하여 자기안방만 챙기는 경우일 것입니다. 아마도 저를 비판하시는 분들의 시각도 이러한 관점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원래 중전철론자였습니다. 그런데 주민들과의 끊임없는 토론속에 경전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사람입니다. 당연히 노선도 48국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운영수익 창출면에서 향후 10만에 가까운 인구가 밀집할 풍무동을 비켜간다고 했을때 심각한 문제가 파생될 것이라는 인식이 싹트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된 사람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제 스스로 나는 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제 결론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 새로운 논거가 나타난다면 저는 언제든지 사고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신도시 입주민들 중 저에게 쏟아진 많은 비판중에 저의 인식을 흔들어놓는 주장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님의 주장도 그런점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사람은 보고싶은 것만 보게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를 비판하는 많은 분들이 제 주장의 내용에 주목하기 보다 제가 사는지역과 연관시켜서 저를 규정해버립니다. 그분들은 제가 풍무동이라는 소지역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김포를 흔들어 놓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강하구 도시 브랜드화’나 ‘일산대교 개통문제제기’ ‘경인운하’등은 시정질문이나 언론인터뷰 과정에서 적극 이슈화시켜가며 김포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의제들입니다. 이것역시 제가 풍무동을 의식하고 한 발언일까요?
님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김포에 들어온지 7년차인 김포 햇병아리입니다. 다른 시의원들과 달리 유일하게 외지출신인데다 연륜도 짧은 친구가 시의원을 하는 것이 어찌보면 제가봐도 기가 찰 일입니다. 거기에다가 현재 지지도가 바닥인 정당소속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거당시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노란색을 전면에 깔고 열린우리당 소속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워 그 거센 역풍속에서도 당당하게 당선되었습니다. 이것을 말하는 것은 제가 그렇게 타인의 눈을 의식해 이리저리 얄팍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함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저는 시의회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소수자중의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백그라운드도 없습니다. 그러한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김포지역사회를 흔들면 얼마나 흔들겠습니까. 저는 다만 제가 옳다고 여기는 의견을 이눈치 저눈치 안보고 말하다보니 오늘 여기까지 왔습니다.
김포시민님.
김포는 강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포는 김포만의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은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함께 찾아야 하는 과제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거추장 스럽고 고단하게 생각되는 분들은 쿨하게 김포로부터 등을 돌리시면 됩니다. 저는 이 여정을 굉장히 유쾌하고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징기스칸이 후손에게 유언으로 남겼다는 말이 생각나서 끝부분에 옮겨봅니다.
‘성을 쌓는자는 망하고 길을 닦는자는 흥한다’
저는 신도시 입주민들이 부디 신도시라는 성을 쌓지말고 김포와 통하는 길을 닦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풍무동에서 정왕룡 드림-
출처 :정왕룡(김포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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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포대두 정왕룡 |
첫댓글 10만 대군이 자가용 끌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꼴을 보고 싶은지(교통혼잡에 따른 피해를 신도시 입주민에게 보상받겠다는 목소리도 나올수 있겠죠 !) ...직선화를 부르짖을 거 같으면 차라리 비행기 항공로를 따라 일자 노선을 만들던지...현재 지자체에서 추진중인 경전철 노선 중 직선화된 노선이 있는지(찾으면 후사하겠슴) ...김포에 향후 2~30년 동안 유일무이한 대중교통이될 전철 노선이 어찌 몇몇 특정 지역 예비 입주민들의 비뚤어진 말장난에 놀아날 수 있는지 참으로 안따까움을 금할길 없군요. 신도시 입주하기 전에 먼저 더불어 사는 방법부터 배워야 할 듯 싶습니다...
그들이 김포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입니다. 김포엔 그들말고도 그동안 김포를 지켜온 우리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될 것입니다.
역시 시의원 자격 있습니다....ㅎㅎㅎ
짝짝짝~~촌철살인에 버금가는 내용입니다~~ㅋ~~ 한편으론 저의 책임이 있습니다만 또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과함께 사고의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라고도 생각합니다..
삼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정의원님 머리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명쾌하십니다...힘내십시오...
저 글을 읽고 이해를 해야할텐데....
명쾌한 답변입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 ^^
짝짝짝!!!
그 성이름을 쪼다성 이라고 하는게 어떤지...
정의원님! 구구절절이 온몸을 타고 전율이 느껴질정도로 ...
욕심은 금물... 다함께 사는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