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보발재는 그냥 산골짜기 그저그런 고갯길 이예요.
그저 빨갛고 노랗고 단풍나무가 좀 있어서 사진찍기 좋다는 그런 포인트일 뿐이죠.
굳이 이러한 유명한 곳을 가야될 이유는 없어요.
숨겨진 비경과 훌륭한 단풍은 잘 알려지지않은 곳에서도 충분히 찾을수 있고 또 만족할수가 있거든요.
오늘의 투어컨셉은 아마도 그런게 아닐까 싶군요.
정녕 보발재의 아름다운 사진을 기대하고서 이 후기를 열어보시는 분들께선,
검색창에서 찾을 수 있는 사진작가분들의 멋진 뷰나,
드론으로 찍은 황홀한 동영상을 대신 봐주십사 부탁드려요.

항상 그러하지만,
투어나갈때 보는 아침 해는 우리에게 마냥 즐거운 기운을 내려주는 아름다운 에너지예요.
평소에는 눈 부셔서 짜증이나 내는 그런 흉물일테구요.
허파꽈리에 바람만 넣어주면 우리는 띵호아~

여덟대로 꾸려진 오늘 팀을 끌고가는 시로님은, 넓직한 국도 보다는 한적한 산간 지방도로로 모두를 몰고갑니다.
이런 곳의 단풍이야말로 숨겨진 보석을 들여다보는 듯한 감탄사를 끌어내지요.
다만 단점을 꼽으라면...
무분별하게 많은 과속방지턱 이랍니다.
오늘 한 500개 쯤 넘었어요.
게다가 어찌나 코너가 어지럽던지 멀미가 다 나는것 같았구요.
아 물론 제가 코너에는 왕허접이라 그런것도 있구요.
배움이 부족한, 못배워 쳐먹은 코너실력에 제 뒷분들은 얼마나 답답하셨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들 즐거웠다니
대체 이게 뭔 역설의 조화인가?

보발재 정상은 그냥 혼잡한 주차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요.
우리네 바이크 여덟대 세울 자리 조차 찾기 어려운 난장판이었어요.
이게 바로 보발재의 진정한 참모습? 이랍니다.
사진을 찍는이는 식스마린님이죠.
그 많은 500개 넘는 방지턱을 넘을때마다,
방지턱 단 한개도 빼먹지않고 발길질?로 열심히 뒷차에게 sign을 주는 정성을 보여주었죠.
낼름낼름 정보만 받아먹는 저같은 얍삽이도 있었구요.
그 신호가, 처음에는 고맙다가도 나중에는 미안해지더군요.

투어 복귀하자마자 야간근무 나간다는 가람님.
소풍날 밤새고 나오는 국민학생처럼 응암휴게소에 한시간 전부터 나와 기다리는...
한마디로 미췬거죠~
우린 또 이런 미친사람을 싫어할 이유가 없어요.
자비로 캔커피까지 돌리는데야 뭐 그 점 높이 산거죠. ^^

항상 있을법한 투어중간에 길찾기 협의과정이예요.
이 길이 아닌가벼~
아까 그 길이 맞는가벼~
보발재 인파에 놀란 우리는,
구인사도 부석사도 초간정도 모두 다 건너뛰고
오로지 밥 먹는데에만 인화단결 올인합니다.
그려 칠백식당으로 바로 가는겨~

우리네 후기에는 주행장면은 매우 드물죠.
진사가 희생을 해야만 어쩌다 한장 건질 수 있는것이기 때문이죠.
시로님이 중간중간 일행들 사진을 만드느라 애 써줘 고맙지요.
뭐 저도 이렇게 개손으로 힌두장 찍었다고 생색을 내는 것도 있구요.

내내 마음은20형님께서 마지막 후미를 봐주셨어요.
출중한 바이크경험은 모두를 든든하게 해주죠.
담배를 좀 줄이셨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요.
감히 잔소리가 아니고요.
건강하셔야 된다는 의지의 표현을 보여달란 그 말씀입니다요.^^

배틀재 정상에는 예쁜 단풍이 눈에 많이 띕니다.
한국전쟁때
중공군이 이 고개까지 밀고 내려왔다지요.
태기산 만큼이나 높고,
노면도 매우 깨끗해서 코너링 즐기시는 분들은 앞으로 예까지 오셔야 할겁니다요.
사진에는 없지만 자전거 동호인들이 굉장히 많았죠.
고갯길 브라인드코너에서 자전거와 맞닥뜨릴 위험은 매우 높습니다.
어디든 브라인드코너는 감속 들 하시자구요.

하나의 나무에서 두가지 아름다운 단풍색이 나왔죠.
굉장히 드문 현상이라고 그랬어요.
이런 예쁜 그림들이 고개만 돌리면 천지사방에 널렸습니다.
굳이 유명 단풍지를 찾지않더라도,
오늘 투어처럼 지방도로만 휘저어도 얼마든지 행복해질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는거지요.

단체사진을 찍느라 외로이 서있는 시로님.
운영지는 늘 피곤할거예요.
잘해도 늘 본전치기 밖에 되지않는 희생이잖아요.
이렇게나마 한 장 빚을 갚아보려는데,
택도 없겠죠?
너무 멀리서 찍었네요.

칠백이란 이름은,
하루 700명의 손님이 밥을 드시고 가신다는 그런 뜻이라네요.
약속이나 한듯이 맛있다 괜찮다 가격도 착하다...
우린 모두 배가 심하게 고팠었던걸까요?
이 식당에 가면,
구성원들 모두가 따봉으로 의견이 통일되는 신기함이 생깁니다.
잘 기억하셨다가 근처 지나실때 찾아가세요.

시래기를 말리고 있는 식당 뒷마당의 구수한 향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근자에는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진정한 시래기죠.

아직도 연탄을 쓰는 이 식당의 시스템이 정겹습니다.
어렸을적 연탄가스 한번 안먹어 본 사람 없죠.
해마다 요맘때면 김장과 더불어 연탄 쟁여놓기가 월동준비의 전부였어요.
한가지 더 보탠다면 유리창을 비닐로 씌워 찬바람 막는것도요.
젊은 분들이나
아니면 매우 부유했던 분들께선
잘 들 모르실거예요.

시래기 말려먹고
연탄가스 들이마시던 그때 그 사람들이
오늘날에는 식후 아몌리카노 1인1잔을 자연스럽게 노래합니다.
이 역시 칠백식당과 더불어 풍기에서는 꼭 한번 드셔보셔야 할 위시리스트로 저장해두시길 바래요.
생강도너츠 굉장히 맛있답니다.

맨손으로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가람님은 한 상자 사서 뒷자리에 묶었습니다.
집에가서 귀여움 좀 받아보겠다고.
혹시 나머지 모두는 망설이다가 아무도 못샀던 것은 아닐런지.
지금 생각하니 아이들 위해서 한 상자 안사온 것이 후회가 됩니다.

저 멀리 구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영양군 쪽에는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주섬주섬 죽령넘어 튀어올라갈 준비를 하죠.
드라마님 뒤를 따라가면 편안합니다.
무리한 가속이나 추월도 자제하는 모습이 보이구요.
차선바꿀때, 추월할때 깜빡이, 수신호 등을 아끼지 않으시지요.
귀찮아 한두번 쯤은 넘어갈 법도 한데 말씀이죠.
고속버스가 과속않고 일부러 찬찬히 달리는 듯 그런 여유가 느껴집니다.

미미아빠님은 머드가드가 깨져 뒷바퀴에 말려들어가 죄다 제거하는 작업중입니다.
돈도 돈 이겠지만,
뒷바퀴나 샤프트, 브레이크 등등 망가지지않고 사고로 이어지지않은 것이 더 다행입니다.
지난여름 대구까지 내려가 데칼작업한 쌈박한 디자인이 멋져요.

상경길은 고난의 행군 입니다.
나들이차량들 틈 사이를 비집어야만 하는 우리네 긴장과 더불어 뒤통수 따가움 등...
가게 저녁근무자가 없어 저는 마지막 휴게소를 건너뛰고 쉼 없이 북진합니다.
일행분들께 인사도 못드리고 빠져나와 죄송했습니다.
3번국도 이천부터 성남까지의 정체는 지옥이었어요.
밤눈이 어두워 야간라이딩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이 평생 세번째 야간운행 이었더군요.
애초 시로님의 투어공지에 해지기 전에 복귀한다는 그 한 줄을...
혹시나 하고 믿었던 저는 완죠니 새 된거죠.

사진으로만 그리고 댓글로만 알고지냈다가 오프에서 처음 인사한 재형님은,
민쯩검사를 꼭 해야할 정도로 참 동안이었어요.
남은인생바이크...
이 이름은 재형님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 가져야할 닉네임이죠.
라이딩이 힘들고 피곤하고 어쩌고 저쩌고 죽는소리들을 해도
우리 모두는 이 달리는 즐거움에 퐁당 빠져사는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예요.
첫댓글 무복하셨군요! 마지막 인사는 제가 전해드렸습니다.. 구닥다리 밴딩이가 새차처럼 나왔네요..즐거운 투어였습니다.
또 뵙겠습니다..ㅎ
야간근무 이제 끝났을 시간이겠군요
피곤할텐데 눈이라도 좀 붙였는지 모르겠군요
또 만나요 ^^
형님 후기글 정말 알토랑같이 담으셨네요. 이리 글을 잘 쓰시다니^^ 역시 말씀은 없으시지만 생각이 많으신 분이셨네요~~
어제의 라이딩을 그리며 다시 안전운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야간주행을 피하려 했건만 다들 한밤이 되어 들어가신것 같아 죄송한 맘입니다~~
별 말씀을요
늘 카페 뒤치닥거리 해주는 시로님 애쓰는 덕분에 즐거운투어를 가질수 있어 고마워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
마지막 휴게소에서 따스한 차라도 한잔 드시고 가셨으면 했는데 가람님이 일때문에 급히 복귀하셔야 한다고 전하더라구요. 전 황급히 차선을 바꿔 휴게소에 들어온것을 자책하면서~~ ^^
울고싶은데 뺨 때려줬다고나 할까요
알바가 저 기다리느라 퇴근을 못하고 있을 시간이어서 부득이 인사생략하고 도망쳤습죠
이점 일행분들께 죄송해요 ^^
주차장...행락철이라서 고생하셨습니다. 8 분 모두 마음이 잘 맞아서 이상 없이 잘 다녀 오셨네요.~~
예 이렇게 사람많은 북새통일 줄은 몰랐답니다
더군다나 단풍이 예쁜 고갯길 같은데서는 차량들이 일부러 더 천천히 서행하느라 정체를 스스로 만드는것 같았어요 ^^
아~ 참석하고 하고픈 투어였는데 ... 멀리 지방외딴곳에 서식하는게 한 입니다 ^^;; 길이 저리 혼잡할거라 예상 되었다면 800이가 더 즐거움을 줬을듯 합니다 ^^
원체 코너에 젬병이어서 800이를 타고나갔으면 좀 덜했을것 같았어요
역시 저는 허접떼기 어스레기 나부랭이가 틀림없어요 ^^
다음에는 형님하고 같이 라이딩을해요
이 문장은 어떻게 해석을 하는거죠?
저하고 같이 타자는 소린지
다른 형님을 모시라는 소린지
아무래도 동천홍님이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에 답글 붙인것 같음 ^^
@허접/이경수/66 경수형님하고 같이 타자는 말이죠 ㅋ
만나뵈어 반가왔습니다~~
예 저도 남은인생바이크 예요
오래전부터 사진으로 보아온 재형님이라 낯설지않아 좋았습니다 ^^
대한민국 바이크까페 후기중, 가장 임펙트있는 후기로 인정합니다.
수고해셨습니다.^^
오매오매 큰일 날 말씀을 다 하십니다
어제 가드 망가져서 속 많이 상했죠?
우리 모두는 똑같은 심정을 느끼는 식구들이죠
나머지 정비 잘 마치셔서 또 신나게 침을 질질 흘리며 달려요 ^^
임팩트후기 인정!!
꼼꼼하고 멋진 후기 잘봤습니다~ㅎㅎ 제 투어스타일은 되도록 지킬건 지켜주자 주의라…갑갑해 하신분들도 더러 있을겁니다~ㅎㅎ 그래서 소규모나 쏠투를 주로 한다는…
타야 꼭 교체하시구요~ㅎ
공기압 38~40psi 권장합니다~ 주행전 이거저거 육안점검만 해도 필드에서 고생할일은 절반이상은 줄일수 있답니다~^^
늘 뒷타이어만 마모상태만 챙겼는데, 드라마님께서 제 앞타이어 다 닳았다고 알려주지않았다면 아마도 전 어디선가 자빠졌을거예요
한번도 앞은 들여다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 얘기 듣고서 죽령오르는 길이 좀 무섭더군요
오늘 바로 타이어 갈러 나갑니다
저도 드라마님처럼 지킬건지키자주의예요
갑갑하기는 커녕 안전함을 느껴 부담이 없었답니다 ^^
과속방지턱..ㅡㅡ
시골길 지나면 요즘은 수도없이 깔려있네요.
그래도 즐겁게 넘는 맘이
그것이 과속차로 부터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 믿고있기에 저는 참고 달리고 있습니다.
국토관리청에서 직접관리하는 국도는 설계기준에 과속방지턱을 거의 못만들게 되어있대요
다만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지방도로에는 마땅한 시행기준이 없어 마을앞에 무분별하게 만들어놓은거지요
몸에서 사리가 좀 나오긴하겠지만 그래도 참읍시다요 ^^
@허접/이경수/66 아..그런사실이......
제가 시골출신이라서요. 제 고향 앞 도로에서 80-90년대에 수많은 아이들,어른들이 차에 희생당한 것을 보았는데 지금은 4군데 방지턱 놓으니 2000년 이후로 단한건도 보행자 사고가 없다하더라구요.^^
저도 지치는 복귀길에 방지턱 넘으면서 식스마린과 함께 갈바닥에 쌍욕도 많이 했답니다.ㅎㅎ
방지턱의 90%는 엉터리로 만들어져
차체에 무리를 주며 특히 코너길 방지턱은 2발 4발 모두 컨트롤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 입니다 그림을
보면 정상의 10% 이하로 엉터리
공사를 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의도 입니다
마지막 이황 휴게소에 정차 못한점 이해 합니다.
모든게 다 좋았는데 이천 산업 도로가 함정 이었답니다.
바이크는 적당한 속도에서는 브랜드 별 차이를 못 느끼지만
10/20km 만 더 빨라지면 차종의 특성이 나타 납니다. 바꿔
말하면 결혼 배우자에 비유 됩니다. FJR과 GTR은 궁합이
잘 맞다고 봅니다.
역시 투어 후기의 맛깔은 최고입니다.
세나를 거의 다 달고있었는데 이를 적극 썼으면 좋았을것을 생각합니다
자동차가 많을때에는 차선변경도 어렵고 난감해 휴게소를 지나친것이어서
너그럽게 봐주세요 ^^
@허접/이경수/66 비지니스 관계로 시간이 늦어져서
그런걸로 알고 있었지요
인자 새복투어는 앙가시나융~
인자 새복은 추워서 몬나가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먹는것은 보지말고 단풍을 보시오 (버럭)
방지턱이 500개 ㅎㅎㅎ
엄청 말타고 다니셧네용~!! ^^
평생 세번째 야간 운행이셧다니...
종종 함께 장거리 야간도 좀 다녀 보시자구용~!!
칠백식당 잘 기억햇다가 든든히 배채우러 가야 것네용~!!
야맹증 까지는 아닌데, 좌우간 밤에는 잘 못봐요
그래서 해 떠있는 시간에만 지지고볶고 하는거죵 ^^
우와,,, 아무리 그동안 도로 안좋은 여건 격으셨겠지만
500여개의 방지턱은 너무 한데요 정말...
이거 가을 단풍 투어의 스트레스 해소 보다 오히려 역효과는 아니럴지요 ㅎㅎ
형님 뿐아니라 같이 지인들도 여간 신경이 쓰였겠어요 .. ㅜㅜ
ㅋㅋ 설마 500개 씩이나 일일이 세어봤겠어요?
뭐 허풍이 좀 들어간거죠 ^^
형님투어 출발 시간을 30분이나 지나 응암휴게소에 들려 기름만 넣고 열심히 좇아갔지만 만날수가 없어서 그냥 포항으로 돌아서 왔네요.
헐 그랬었군요
쫌만 더 서둘러 오지 그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