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잡지』 1950년 1월호 제44권 제1호 통권 1018호(8〜10쪽)
최도마 신부 전기(十)
(최도마신부는 복자안드레아 김신부의 동기 동창생으로, 一八二一년 탄생하고, 一八三六년에 가치 고국을 더나 「마까오」에 유학하였다. 一八四九년 四월 「상해」에서 탁덕성품을 받고 그해 十二월에 그립던 고국에 들어왔다. 이아래 계속되는 것은 당신이 전교하실 때 겪은 사실을 보고하는 그의 편지이다. 어떤 교우집에 들어갔는데, 동리사람들이 그를 서양인이라하여 잡아죽이기로 모의하는중이다. 독자는, 그때 성사받기가 얼마나 어려웠고, 그때 교우들은 성사받기를 얼마나 갈망하였던지, 읽어가며 생각하시라!…)
이미 온 동리가 다 알고 있으매, 우리뿐아니라 우리가 유하고있는 집에까지 화가 미칠것으로 보였나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정이신 성모마리아의 보호하심을 구하고, 천주성의에 만사를 맡긴후, 외교인들의 들리는 소리를 헤아리지않고 그곳에서 그밤을 지냈나이다. 그러나 저들의 공논은 일치를 보지못하여, 아침에 우리는 임의로 떠나게 되었나이다. 그후 나는 그 여교우들을 다시 방문치못하고 그들을 그 불행중에 버려두지않을수없게된 것이 유감이옵나이다.
또한번은 교우 二백명가량 사는 동리에 가서 성사를 주는데 三일만에 역시 내가 왔다는 소식이 동장에게 알려졌나이다. 그는즉시 그 동리사람들에게 서양인이 왔다고 전파하고 동리사람들은, 내가 유하는 집에로 달려들었는데, 그때 나는 고해를 듣고 있던중이였나이다. 그들은 낮부터 밤이 깊도록 온갖 욕설과 악담과 위협으로 나를 괴롭게하더이다. 저들은 나를 보고 서양놈이오 불란서놈이라고 고함치며 아래와같은 욕설을 퍼붓더이다.
「이 대역부도한놈, 네가 불란서에서 우리를 약탈하려고 왔고나. 양국놈들은 사기꾼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리고 불란서놈은 안녕질서를 문란케한다. 너희가 무엇을 먹겠다고 나와서 우리를 속이고 우리게 불목의 씨를 던진단말이냐? 너 이놈 이따위짓을 또 하겠나 보라! 내일 너 홍사(紅絲)에 얽혀 도적놈들이 있는 구류간속에 들어갈 것이다…」
이와같이 그들은 여러시간 웨치다가, 제스스로 기진하여 쉬려 돌아가더이다. 그후 나는 회장들과 의논하고 미사도 못지내고 그밤으로 그곳을 떠나니, 이미 교우들이 다 고해성사를 받고 다음날새벽 영성체할 준비를 하고 있던터이라, 그들중 대부분이 나를따라 거기서 험노로 백리나 격한 타공소에와서 영성체를하였으나, 타공소까지 오지못한 그들은 이번에도 큰성사를 영하지못함을 원통이 생각하게되니, 유감천만이로소다.
내가 전교시에 교우들의 가련한 처지를 목도하게되고, 구제할 마음은 자연 간절하오나, 뜻과같지못하오며 나의 쓰라린마음 불가형언이옵나이다.
교우들은 온갖 고초의 목표가 되어있나이다. 국가당국의 박해로 일시도 마음을놓지못하고 살며 외교인들의 습격, 친척들의 학대, 이웃사람들의 무시, …교우들은 그러므로 심산벽지에 가서 외로히 초막을 얽고 수삼년을 살아가면서도 자유로이 수계하고 지나게되는것만을 다행으로 생각하오며, 그들중에 (이렇게도 못하게 되는이들은) 여럿이 봉교하기가 극난하옵나이다. 이에 두어사람의 사정을 말씀드리고저 하오니 용납하옵소서.
양반집처녀로 十五세에 성교말을 듣고 봉행할뜻이 간절하나, 부모슬하에 있어서는 어찌할법이 없으므로, 집을 떠나교인의 가정을 찾아다니다가, 불행이 외교인에게 겁탈을 당한후, 자기 부모에게나 어느 교우에게 통지할길이없어, 부득이 十二년간을 동거하며, 항상 도망할마음을 두었으나, 향할곳을 아지못할뿐아니라, 도망을하였다가 또다시 겁탈을 당할까 염려하고 지니더니, 교우하나이 우연히 외교인친구에게 그여인의 사정을 듣고, 친척이라 빙자하고 방문하여 위로한후, 경문과 교리를 알기위하여 어떤책자를 얻어주었으나, 우금, 그여자는 성사를 받을길이 없나이다.
안나라하는 여교우는 양반집딸로서 외교인에게 출가하여, 十九년동안을 교우와 상종이없어 성사를 받지못하고 지나더니, 금년에야 비로소 그의 친척되는 교우하나가 그 소식을 듣고 찾아본후, 안나의 집에서 五十리나 격한 공소에 내가 있을때에, 그가 와서 내게 말하기를, 안나가 얼마나 신부뵈옵기를 원하며 그를 얼마나 동정할 필요가 있는지 모른다고 하더이다.
그 여교우는 홀로 미신숭상하는 촌에 있어, 그렇게 여러해동안 매일 교인의 본분을 궐치않고 지내며, 항상 성사받기를 원하여 천주께 신부한위 보내주시기를 기구한다 하오며, 그는 가끔 한심한중에 서양포목한쪽을 가지고 그것을 보며, 서양을 생각하고 신부를 생각하여 스스로 위로를 삼고 말하기를, 이것이 불란서에서 온것이니, 응당 신부님들도 그나라에서 새로이 나오섰을것이매, 나 뵈올수있으리라 한다 하더이다.
나 이말을 듣고 비상이 감동되나, 그 여교우를 만나볼 가능성이 없어보혀, 천주와 복되신 성모마리아 그 원을 허락하사 그에게 고해와 영성체하여줄 방도를 얻어주옵시기를 바라고 있었나이다. 나는 마침내 우리의 유일한 위로이신 성체를 모시고 안나가 사는 그 부락을 향하여 달렸나이다.
그동리는 외교인뿐이라, 성체를 마땅이 뫼실곳과 고명을 들을 장소가 없는고로, 노독을 빙자하고 더위를 피하기위하여 강변 나무밑에 나는 쉬며, 동행한 교우를 그집에 보내였나이다. 그교우가 찾아가니 때마침 그집에 다른이들은 일하러 가고 아무도 없으며, 오직 안나가 딸과 어린것들을 데리고 집에 있었나이다.
그 열심한 여교우의 여러해동안 성찰한 것을 기록한 종이쪽을, 갔던 교우가 가저왔으므로, 내가 앉인자리에서 그것을 읽고 곧 그집에로 달려가, 안방에서 안나를 불러만나 급히 사죄경을 염한후 성체를 영하여주고, 가장 기분좋게 그집을 떠나 천주께 감사하며 공소로 돌아왔나이다.
이같이 봉교하기가 임의롭지못하여, 대죄를 범한자와같이 항상 몸이 떨리고, 외교인에게 멸시와 미움과 압박을 무뢰배와같이 당하니, 한사람이 입교하면 즉시 그 친척과 친구와 이웃사람들까지 일어나 불양한사람으로 인정하고 갖인고욕을 다 당케하며, 마침내 내여쫓아 어느누구와도 상종을 못하게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