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 슬픈 아내
백우(帛遇) 김효석
그간
건축일 한다며
천지분간(天地分揀) 못하고 돌아다 니다
제대로 놀아주긴커녕
놀이동산 한 번 못 데려간 인사
결국
부모 형제로부터
버림받다시피 다 큰 자식에게
학교 오지 말고
모른척해달란 날벼락 아닌 청천벽력
못났든 잘 났든
아비 없단 소리 안 듣게 하고자
안간힘 쓴다고 써 왔건만
문지방도 한두 번
드나든 것도
또 넝마 아닌 넝마 수선 또한 어디 한 두 번인가
하나, 왜일까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뛰는 이유가
병 수발
10여 년에 부모 형제
다 떠나고 이 무슨 꼴이냐며
당장 이혼하고 집으로 가자고
잡아끌어도 막무가 내로
자릴 지키기 그 얼마이었던지
요
자식에겐 죄인이라
그래, 알았어
한 마디뿐 눈물 삼키며
그 얼마나 이를 악 물었던지
저 하늘은 알아주려나
밤 낮 없이
낱장 광고 붙이느라 퉁퉁부은 다리,
그래도 신랑이라고
경기들 때마다 깜짝 놀라
밤새 주물러 주길 그 얼마이었을지요
가슴 한 구석이 찡 하니
내일의 수술이 걱정되면서
당신의 주름진 모습 안쓰럽다 못해
서글픈 이유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기 때문일까요
2020. 9. 16.
주※ 안산 고든 병원서 좌측 무릎 수술 앞두고서
주※ 저의 제기를 위해
근 10 여년 이상 병상을 지키며
뒷 바라지를 해 주신 장 영희
임께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