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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9급
인라인 스케이트(inline skates)와 롤러블레이드(Rollerblade)의 차이를 모른다. 마트(mart) 표 인라인 스케이트를 5~6만 원에 구입하여 동네에서 아이들과 노닐며, 쌩쌩 달리는 아이들을 부러워한다. 헬멧과 보호대의 필요성은 전혀 모르며, "귀찮게 그런 건 뭣하러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인다.
인라인 8급
올림픽공원,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등지에서 제대로 장비를 갖추고 타는 인라이너들을 부러워하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비가 얼마나 허접한지 느끼는 단계이다. 인터넷 상의 인라인 샵을 구경하며, "드럽게 비싸군!"하는 반응을 보인다. 동호회의 사이트를 여기저기 둘러보며, 동영상 자료를 보며 "어쭈 잘 타는데?..."하는 반응을 보이며, "나도 한 번 저렇게 타 봤으면.."하는 막연한 동경에 빠진다.
인라인 7급
일단 회원이 많은 동호회에 가입을 한다. 그리고, 첫 정모(regular meeting)에 나가서 "나를 좀 가르쳐 주세요."하는 눈빛으로 잘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나,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 한다. "그런 인라인으로는 제대로 못 타십니다."라는 경멸어린 충고도 듣는다. 자존심을 구겨 가며 "그럼 장비 하나 추천 해 주세요."라고 말을 하는 단계이다. 장비 이름과 브랜드가 모두 생소하나, 롤러브레이드가 제일 좋은 줄 안다. 본인의 발 사이즈를 운동화 사이즈로 알고 매장에서 발을 재어 보면서 '내 발이 그렇게 작았나?'하는 놀라움에 잠시 빠진다. 일단, 20만 원대의 인라인 스케이트와 보호대만 산다. 가방은 인라인 살 때 주는 것으로 만족을 하는 단계이며, 동호회회원들이 헬멧을 사라고 하면, "나중에 살게요." 또는 "돈이 없어서" 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며 보호대만 구입한다.
인라인 6급
동호회에서 걸음마부터 제대로 배우라며, 걸음마를 시켜 놓고 지들은 지들끼리 노는 뒷모습을 보며 "XXX들"이라고 혼자 주절대며 상처를 받는 단계이다. 기껏 새로 산 흠집 없는 보호대를 바닥에 갈려고 한다. 앞으로 고꾸라지라고 시킨다. 하라는 대로 하지만, 겁이 나서 제대로 앞으로 못 넘어진다. 걸음마와 앞으로 넘어지기를 마스터하는 단계이다. 헬멧을 사라고 옆에서 난리를 친다. 마지못해, V사의 2만 원대 헬멧을 산다. 인라인을 안 타는 친구나 친지에게는 "나 인라인 탄다."라고 말을 하는 단계이다. 레이싱을 타는 사람들을 보며, "저 인간은 바퀴가 5개네? 부츠도 발목이 짧네?"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단계이다. 전에 신경 안 쓰던 매스컴의 기상예보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인라인 5급
이제 앞으로 주행을 한다. '어라, 이거 어떻게 정지하지?'하는 무서움에 고꾸라지고, 엎어지고, 하반신에 멍이 꽤 든다. 힐 브레이크(heel brakes)로 정지하는 방법을 어리버리 배우기 시작한다. 다른 초보들이 걸음마를 하는 것을 보며, 몇 마디 거들기도 한다. 동호회 게시판에 헬멧의 중요성에 대한 글들을 보며 다른 초보들에게도 헬멧을 구입할 것을 종용하기도 하며, 가방(back pack)에 신경을 쓰는 단계이다. 로드런(road run)에 쫓아가길 원하나, 남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혼자서 무모하게 로드를 하다가 여기저기 옷이나 맨살을 바닥에 갈곤(bruised) 한다.
인라인 4급
남들 베어링 정비하는 것을 보며, "저도 해야겠지요?"하는 질문을 한다. 멀쩡한 베어링을 시트러스 크리너(citrus cleaner)에 넣고 흔들어 대곤 하며, 테프론 오일까지 사서 주입한다. 너무 많이 넣어서 프레임에 기름을 질질 흘리며 다닌다. 티 스탑(T-stop) 등 여러 종류의 정지법에 관심을 가지며, 또 다시 바닥과 친하게 지낸다. 본인의 실력은 관심이 없고, 장비 업그레이드 했으면 하는 생각만 한다. '헬멧을 바꿀까? 보호대가 너무 큰가?' 등 인라인 기술에는 관심이 없고, 트레이닝(training)급 장비에만 눈을 돌린다. 간혹, 인라인을 타고 매장에 가서 충동구매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왕 탈 거 제대로 타자!'하는 마음도 드는 시기이다.
인라인 3급
결국은 장비를 바꿨다. 크로스오버(crossover)를 배우려고 폼을 잡는다. 몸이 흔들거리고 앞으로 폭 고꾸라지고 있는 생쑈를 다 한다.(^^) 자세도 무너지고, 중심이동이란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다. 레이싱 장비를 신어보고 싶어하거나, 마라톤대회에 나가보고 싶어한다. 헬멧을 10만 원대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한다. 쫄바지(elastic pants)도 하나 사 입을까 하는 생각도 하며, 실제로 사서 입고 탄다. 베어링과 바퀴(wheels)에 대한 관심도 지대해 진다. 프레임(frames)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개별적인 장비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쓰며, 역시 '이왕 탈 거 제대로 타자!'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으며, 기술 연마보다는 장비에 더 관심이 많다. 인라인 버티컬 포털(vertical portal) 사이트 등에 간간이 접속을 하며, "인라인 Q&A"란에 이런저런 질문들을 올리거나, 어디 동영상 자료 없는지 찾아보곤 한다. 시트러스 액이 비싼 것을 알고, 시너(thinner)류를 쓰기도 한다.
인라인 2급
고수들을 쫓아다니며 더블 푸쉬(double push)를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그렇지 않으면,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 해 보려고 한다. 하지만, 택도 없는 자신을 폼을 전혀 모른다. 그저 뒷발차기만 하면서 '나는 더블 푸쉬 할 줄 알아.'하는 본인만의 독백으로 흐믓해 하며, 남의 폼을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참견을 한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며 중하위권 기록으로 들어오며, 대회가 끝난 후에 실력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간혹, 각종 게시판에 마라톤 대회 운영에 대한 비난의 글을 마구 올리기도 한다. 동호회 내에서 꽤 탄다는 소리를 들으며, 어줍잖게 강습도 하곤 한다. 레이싱 장비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중고라도 하나 살까?' 하는 마음이 들 단계이며, 간혹 그냥 질러 버리기도 하는 단계이다.
인라인 1급
결국은 레이싱 장비를 구입한다. 발이 아프다고 생난리를 친다. 성형을 하러 다니며, 앞으로만 가는 것에 만족을 하며, 본인의 장비가 좋다고 여기저기 은근히 떠들고 다니는 단계이다. 인라인을 타기보다는 폼을 잡는 것을 좋아하는 단계이다. 헬멧도 20만 원대에 눈을 돌리며, 베어링이나 휠도 바꾼다. 마라톤대회를 기다린다. 참가해서 좋지 않은 본인의 성적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괜히 레이싱 샀나?'하는 괴리감에 빠지기도 한다. 5륜 레이싱을 신고, 동호회 초보들에게 멋있게 보이며 가까이하기엔 '난 너무 잘타.'하는 망상을 즐긴다. 타 동호회에 잘 타는 사람들의 이름을 대충 안다. '저 동호회로 갈까?'하는 동호회 이적을 꿈꾸기도 한다. 인라인을 잘 타나, 레이싱 장비를 구입하지 못한 회원들의 부러움 또는 "쟤는 뭐냐?"하는 듯한 눈빛을 받곤 한다. 아직도 완전한 중심이동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 크로스오버 연습도 가끔 하며, 인라인을 타는 시간보다 장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며, 외국 사이트에도 간간이 접속하며 좋은 장비를 보며 감탄을 한다.
인라인 1단
동호회에서 레이싱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하고만 친하게 지내기 시작한다. 누가 어느 대회에서 1등을 했다더라 하는 잡소리만 하는 단계이다. 아직도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더블 푸쉬하겠다고 있는 폼을 다 잡는다. 자기보다 잘 타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 뒤를 쫓아다니며 탄다. 어그레시브에서는 웬만한 그라인드(grind) 다 하고 기물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타는 정도이다. FSK는 웬만한 그라운드 트릭이나 슬라럼, 적당한 에어, 슬라이드 기술 정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1단.(이승준 선생의 의견 반영.) 인라인 하키의 경우, 수비수를 젖힐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1단.(박준수 선생의 의견 반영.)
인라인 2단
장비를 또 바꾸려고 폼을 잡는다. 베어링도 최고급을 바꾸고자 하며, 휠도 최고급으로 바꾸고자 한다. 바꿔도 별 차이를 못 느끼며, 프레임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웬만한 인라인장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며 정작 제대로 타지는 못한다. 중심이동에 대해서 서서히 눈을 떠가는 단계이다.
인라인 3단
장비는 최고급이나, 실력은 엄격히 보면 중급이다. 폼은 최상급이다. 이때쯤 되면 인라인은 '뽀대야!'라고 생각한다 인라인 강사 자격증을 따고 싶어한다.
인라인4단
장비에 대한 관심을 끊이지 않는다. 이제 인라인도 아주 잘 탄다. 자신을 따르는 인라이너도 몇 명 생긴다. 크로스오버도 꽤 하며, 더블 푸쉬의 이론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단계이다. 올림픽 공원 등지에서 주말에는 거의 진(陣)을 치고 산다. 주변의 중국집 아저씨들과도 친하다. 레이싱팩(racing pack)도 가끔 하며, 마라톤대회에서 중상위권의 기록을 낸다. 최근에 딴 인라인 강사 자격증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인라인 5단
장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제 크로스오버도 잘 한다. 더블 푸쉬도 파스칼 브리앙(Pascal Briand) 비슷하게 한다. 동호회에서 꽤 알아주는 인물이 되어 가고 있다. 정비도 아주 잘하며, 인라인도 "아주 잘 탄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마라톤 대회가 오기만 기다리며, 본인의 이미지 관리에 들어가며 의상에 신경을 쓴다.
인라인 6단
아주 잘 탄다. 더블 푸쉬도 완벽하며, 마라톤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한다. 본인의 실력에 뿌듯함을 느끼며 레이스 강습을 할 정도의 수준에 이른다. 혼자서도 잘 탄다. 주중에도 올팍, 여팍, 호공 등지에서 시간을 보낸다. 인라인이 본인의 개인 시간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많다. 인라인 스케이트 회사에서 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s) 제의가 들어오길 기다리는 단계이다. 가끔 '인라인계에서 늙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라인 7단
마라톤에서 입상을 한다. 웬만한 동호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때가 되면 '엘리뜨 스포츠"란 건 없다. 그런 게 있다고 하더라도 생활 체육에 중심을 둔 것이라야 한다. 아마추어가 엘리뜨 스포츠맨이 되고, 또 프로가 되어야 정석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인라인 프로페셔널이 내 갈 길이다.'라는 생각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인라인 관련 직장을 찾거나, 사업체를 창립하거나, 인라인 버티컬 포털을 만드는 사람도 생긴다.
인라인 8단
인라인 데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한다. "내가 뜨면 싹 죽어!!!"하는 단계이다. 본인의 명성에 걸맞게 추종자도 많으며, 각종 대회를 휩쓴다. 간혹 근거 없는 비난으로 곤혹을 느끼곤 하는 준(準) 연예인의 단계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인라인 스쿨을 개설하기도 하고, 프로 팀의 입단 제의가 들어와서 연봉 프로 생활을 하게 된다.
인라인 9단
데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나, 대회에 나갈 필요를 못 느끼는 입신(入神), 득도(得道)의 경지이다. 스케이팅 실력의 향상이나 좋은 장비의 구득(求得)만을 목표로 하는 인라이너들에게 가끔 인라인의 높은 경지에 대해 설파한다. 인라인과 인생을 합일(合一)하는 단계에서의 아름다운 삶이 가진 향기(香氣)의 실체를 전파한다. 가끔 'Spark-박순백박사-가 없었더라면 내가 인라인계의 대부(代父)로 불렸을 텐데...'하고 아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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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외(段外-Beyond Dan) - 인라인을 타다가 사고사(事故死)를 할 경우에 인라인 10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10단에 오른 사람이 없다. 단, 헬멧이 없이 죽었을 경우에는 "개죽음"으로 치부되며, 10단이 아닌 바보로 매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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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3단에서 바로 9.5단으로 뛰어 넘었어요...ㅎㅎㅎ
인라인 9.5단
데몬스트레이터 몇명과 현역국가대표급 선수 몇명을 알고 지내며 자신의 인라인 수준이 그들과 동급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대회에 나갈 필요를 못 느끼고, 인라인 모임에서는 스케이팅에 대한 이야기보단 인간관계와 즐거움을 추구하고 고가의 레이싱장비보단 신입들과 어울리기 편한 헐렁한 츄리닝과 휘트니스 인라인을 즐겨 탄다. 지 아무리 잘난 스케이터가 나타나 똥폼을 잡아도~ 콧방귀만 나오며 인라인에 대한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한심스러움을 느낀다.ㅎㅎㅎ
흠...전 몇단이나 되려나여...
올만이네 혁이 반가워..... 올팍에서 보자구~~~
형님 안뇽하셨습니까?ㅋㅋ 전 6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