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밭, 도로 등에 널려 있다가 빗물에 씻겨 하천에 흘러드는 축산분뇨, 비료, 기름성분, 타이어 분진 등이 상수원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오염물질은 어디라고 특정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와 단속과 예방이 어려운 ‘비점(非點)오염원’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형태는 공장폐수와 같이 오염물질이 특정한 지점이나 장소에서 배출되어 오염을 일으키는 점원오염(point source pollution)과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오염을 일으키는 비점오염원(non point source pollution)으로 구분된다. 비점오염원은 농경지에서 강우에 따른 유출수와 더불어 배출되는 토사와 질소(N), 인(P)과 같은 영양염류 등으로 인한 수계오염을 들 수 있다. 도시지역에서 표면에 쌓인 각종 분진, 오물들이 강우시 지표수와 더불어 씻기어 하천 등으로 유입된다. 따라서 비점오염원은 수문현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4대강 오염부하 22∼37%
비점오염원은 도시지역, 산림, 농업, 광산, 건축, 습지 등 다양하다. 강우, 강설 또는 관개가 지표면을 흐를 때 오염물질은 강, 호수는 해안에 축적시키기도 하고 지하로 스며들기도 한다. 최근 강, 호소 등의 수질악화에 있어서 농업이 60%를 차지하며, 가장 흔한 비점오염물질은 침전물과 영양물질이다. 또 다른 비점오염물질로는 살충제, 병원균, 염, 기름, 독성화학물질 및 중금속 등이다.
이러한 비점오염원으로 인해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9월 9일 본지 주최로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4 물종합 기술연찬회’에서 국무총리실 환경심의관실(구 수질개선기획단) 양형재 전문위원이 발표한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한 정책방향’에 따르면 4대강에서 하루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의 오염부하(BOD)는 282.2톤으로 전체 오염부하의 2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계별로 보면 낙동강이 98.0톤/일(25.4%)로 가장 많았으며, 한강(잠실 수중보 상류) 71.5톤/일(30.7%), 영산·섬진강 57.1톤/일(37.4%), 금강·만경강 55.8톤/일(21.7%) 순이었다.
토지이용별 비점오염원 배출량은 도시(대지) 52%(146.7톤/일)로 가장 많았으며, 농경지 11.4%(32.3톤/일), 산림 17.2%(48.5톤/일), 기타 19.4%(54.9톤/일) 순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 윤서성)이 지난 2002년 11월에 발표한 ‘비점오염원 저감을 위한 우수유출수 저감방안’ 연구자료에서도 4대강에 비점오염원 물질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른 4대강의 오염부하는 22∼37%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팔당 상수원의 경우 오염부하의 절반 가량인 44.5%가 비점오염원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강우시 하천 등으로 흘러드는 유출수에 포함된 중금속인 카드뮴(Cd)과 납(Pb)은 수질환경기준을 각각 14배, 4배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4대강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비점오염원으로는 유사(流砂), 영양물질, 중금속 및 유기화학물질류를 들 수 있다. 유사는 하천수질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부유사(washload)와 저서생물의 서식공간을 부적합하게 만드는 소류사(bedload)로 구분된다. 이러한 유사는 하천, 호소에 유입되어 광투과성을 감소시켜 수중에 서식하는 조류 등에 의한 1차 생산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탁도를 증가시켜 하천, 호소 수자원의 이용가치를 떨어뜨려 박테리아나 각종 미생물을 이동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또한 바닥에 침전되면 바닥에 서식하는 조개 등 패류를 오염시키고, 각종 오염물질의 이송매개체로서 영양물질이나 독성물질을 운송시킨다. 퇴적된 유사는 유량이 증가하면 다시 침식되어 부유상태가 되어 영양염류나 독성물질이 재용출 되기도 한다. 부유사는 강우강도와 지속시간, 유역 토양조건, 지형, 식생, 유역 관리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오염물질 배출경로 광범위
일반적으로 하천에서 조사되는 낮은 농도의 영양물질은 독성이 없다. 그러나 그들은 호소나 저수지에서 부영양화를 일으키며 아주 작은 농도에서도 하천과 강 하구에서 조류의 개화(algal blooms)를 촉진시킨다. 주거지와 도시지역으로부터 인(P)은 홍수기에 현저히 증가한다. 그러나 전원과 주택지역에서는 인(P)과 NO3는 비료로 사용된다. 비료에서의 인 성분은 식물성장을 위해 토양 속에 있으나 부유침전물과 함께 흐른다. 반면 용존성 인은 유기성 폐수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토양 속의 NO3는 훨씬 더 용존성이다. 적당량의 비료가 사용되면 NO3는 토양 속의 습기와 함께 느리게 이동한다. 주로 식물이 성장하는 계절에는 식물 성장에 사용된다.
지표수의 용존산소는 어류나 수중생물이 사는데 적합한가를 평가하는 수질지표가 된다. 이러한 용존산소의 공급원은 대기로부터의 재포기와 수중 광합성 작용이다. 용존산소의 소모과정은 호기성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의 산화, 저서생물의 호흡, 질산화, 그리고 기타 수중생물의 호흡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수중 용존산소는 물 속에 유기물이 유입되면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될 때 다량의 용존산소가 소모되기 때문에 고갈된다.
유기물의 배출원은 축산분뇨를 살포한 농경지나 방목지, 강우초기 도시지역에서 다량의 유기물질의 배출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유기물은 식물, 조류의 생장에 있어서 영양물질로 사용된다. 식물의 생장은 각종 영양성분과 적절한 생육조건이 필요한데 제한요소로는 질소와 인이다.
영양물질은 하천보다는 유속이 극히 적은 호소에 있어서 중요하다. 따라서 호소는 질산염이나 인산염 등의 유입으로 조류와 같은 수중식물이 과다 번식하여 호소수질이 악화되는 일련의 과정을 부영양화라 한다. 이러한 영양물질의 배출원은 주로 작물이 필요로 하는 질소와 인을 공급하기 위하여 농경지에 하는 시비(施肥)와 가축이 분뇨를 배설하는 축산시설 및 방목지를 들 수 있다. 또한 도시지역의 지표유출수에서도 다량의 영양염류가 배출된다.
중금속의 성분은 생물체가 생장하는데 미량이 필요하지만 과다하면 수중생물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중금속은 생물체 내에 축적되고, 일정농도를 초과하면 급성 또는 만성 독성을 일으킨다. 중금속 성분의 공급원으로는 광산지역과 도시지역 유출수와 도시지역의 도로를 들 수 있다. 도시지역의 도로에서는 구리(Cu), 크롬(Cr), 납(Pb), 니켈(Ni) 등이 배출된다. 납, 아연(Zn), 구리 등의 중금속 농도는 첫 폭우가 유입될 때 가장 높다. 그리고 관찰되는 중금속의 농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
특히 농업지역에서는 살충제, 비료, 다른 농화학물질 등으로 발생되며, 토양형태, 기후, 토지이용 형태, 농작물, 지형도, 관리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도시 유출수의 경우 많은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비둘기와 같은 새에서부터 자동차의 타이어, 건축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도시는 상업지역, 주거지역, 공업지역 등으로 토지가 이용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은 고형폐기물, 쓰레기, 화학물질, 대기 축적물질, 차량오염물질 등 다양하다. 특히 거리유출수에는 중금속, 영양물질, 살충제, 박테리아, 진흙 등이 있다.
비점오염원 원인규명 활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최근까지 점오염원의 처리에 주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토지이용의 고도화에 따른 비점오염원의 증가로 인하여 점오염원의 처리만으로는 수질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비점오염원에 대해 최초로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리대책을 수립한 나라는 미국으로 1972년에 비점오염원의 원인을 규명하도록 공식적으로 지시한 바 있으며(Water Pollution Control Act Amendments), 위스콘신주에서는 비점오염원에 대한 부과금을 1992년도부터 부과하고 있다. 또한 텍사스의 오스틴시에서는 토지이용시 비점오염원 처리시설인 침투지대 및 침전연못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1970년대 초반부터 비점오염원 유출량의 계량화를 위한 각종 모델 개발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해 토지이용별 최적 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집행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비점오염원에 관한 연구는 1980년에 일부 시작되었으며, 이명우씨가 1989년 토지이용을 고려한 소유역의 종합적 수질예측모형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모형은 격자형 입력방식을 취한 분산형 모형으로서, 지표면 유출 발생에 대하여는 Chezy-Manning 공식을, 하도추적에는 Clark의 추적법을, 그리고 침식에 대하여는 USLE를 사용하였다.
또 1994년에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최지용 연구위원이 중·소수계에서 간단한 기상자료와 유역특성자료를 이용해 일별 비점오염원 유출과 이들이 수질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비점오염(KONDI: KOrea Nonpoint Discharge and Impact) 모델의 개발을 시도하였다.
1998년 최지용 연구위원 등은 ‘농업지역 비점오염원 관리방안 연구’에서 5개 항목의 수질인자에 대하여 유출량과 함께 조사하여 유역의 비점오염원의 특성을 규명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유역의 토지이용 형태에 따른 원단위를 조사하고 유역으로부터 유출되는 양상을 회귀모형을 구성하여 비점오염부하량을 산정하고, 비점오염원의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원격탐사·GIS 응용 보편화
유역의 비점오염원 분석을 위한 모델링은 해당 유역의 특성 즉, 입력자료를 이용하여 일종의 시스템에 해당하는 유역에 적용하여 유역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모의함으로서 입력자료간 혹은 입력자료와 출력값과의 결과를 모의하는 방법이다. 최근의 유역모형의 개발은 컴퓨터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진행되고 있다.
비점오염모형은 하천으로 비점오염물질을 운반하거나, 혹은 하천에 일단 축적되었을 때 비점오염원의 물리적, 화학적 그리고 생물학적 변화과정을 모의하는 데 사용되어진다. 모형을 적용하는 주된 장점은 하천이나 혹은 호소로부터 오염물질을 생성하고 작용하는 모든 현상을 고려하도록 모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나 토지이용 혹은 유역관리상태와 같은 모형의 변수나 계수를 변화시킴에 따라 앞으로 발생될 수 있는 결과를 모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형은 여러 다른 가상의 유역관리 활동에 따른 결과를 모의함으로서 모의된 결과가 수질에 궁극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산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비점오염원 모형의 적용결과를 이용하여 적절한 수질오염방지 대책을 선정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점오염원 모형은 수문순환은 물론 토립자의 침식과 이동, 오염원의 유동 등 여러 과정을 포함하며 물의 흐름에 따라 오염물질의 지역적 이동을 나타내고 있어, 이를 위한 모형의 입력자료로서 각 지점 요소별 지형, 토양, 토지이용상태, 포장경계, 하천, 비료 및 농약의 살포정도, 기타 비점원 오염 부하량 등의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는 지형자료, 토지 이용자료, 토양도 시비량과 농약 사용상태 등의 농업조사자료로부터 구하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공간적 특성의 효율적인 수집, 관리, 분석의 방법으로 원격탐사 및 GIS의 응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강우유출수 체계적 관리 강화
정부에서도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수질개선기획단(현 환경심의관실)은 지난 3월 환경부, 건설교통부, 농림부, 산림청, 산업자원부,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합동으로 ‘4대강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한 데 이어 7월에는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제도개선 분야에서는 수질환경보전법을 정비하여 그간 관리근거가 없었던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책무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하고 비점오염 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명시할 예정이며, 또한 환경영향평가, 도시기본계획, 농업사업시행지침, 산림법령 등 관련법규 및 지침에 비점오염원 관리규정을 2005년까지 반영하도록 했다.
또 2011년까지는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ㆍ초기우수 오염저감사업 등 30개 사업에 총 5천423억원을 투자하여 비점오염물질 발생량이 큰 오염원별로 저감사업을 실시하여 부문별 특성에 맞는 최적관리기법을 마련ㆍ보급하게 된다. 도시지역의 주된 비점오염원인 합류식 하수관거 월류수(CSOs)를 저감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2005∼2008년 실시하고, 도시기반시설인 유수지ㆍ저류지 등을 비점오염 저감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며, 농업 비점오염원의 하나인 고랭지밭 토양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시범사업 및 각종 연구사업을 실시하고, 축산분야의 비점오염 저감을 위해 정화처리 중심에서 재활용 우선 정책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산림 내 토양유실 방지를 위해 2006년부터 임도신설 및 구조개량 사업의 중ㆍ장기 투자계획을 수립ㆍ추진하며 산불피해지 내 조림사업비를 우선배정하고, 도로ㆍ교량의 중금속이 포함된 초기우수가 하천으로 직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5∼2006년 연구조사를 통해 비점오염관리를 위한 도로 정비점검지침을 마련하며 2010년까지 관련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특히 수질오염 부하량(BOD)의 22∼37%를 차지하는 강우유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수질오염경보제를 도입하기 위해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마련 지난 9월 20일 입법예고 했다. 강우유출수란 산림, 농경지, 도로 등의 불특정지역에 산재되어 있던 수질오염물질이 강우시 빗물 또는 눈 녹은 물 등에 혼입되어 유출되는 것으로, 환경부는 강우유출수의 관리를 위해 시ㆍ도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사장ㆍ공장 등 강우유출수의 발생량이 많은 사업장은 저감시설을 설치토록 하며, 강우유출수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지역을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산을 깎는 공사를 하거나 공장 토지가 화학물질로 오염돼 비가 올 때 오염된 물을 하수관 밖으로 흘려보내는 사업장은 저류지 등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환경부는 또 팔당·대청·충주·주암·운문·용담·영천·동복호 등 상수원에서 법적 근거 없이 시범실시되던 조류(藻類)예보제가 법제화됨에 따라 환경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수질오염 경보를 발령할 수 있게 됐다. 내년에는 남강·안계호로 조류예보제를 확대하고 2006년부터는 지자체가 수질오염 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올해부터 팔당호 유역을 대상으로 빗물에 섞여 하천으로 유입되는 비점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비점오염원 관리시설설치 시범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007년까지 총 121억원이 투입되는 이 시범사업은 8개 종류의 27개 비점오염물질저감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환경부 수질정책과 변주대 과장은 “이번 시범사업이 현재 정부합동으로 수립되고 있는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과 함께 우리나라의 수질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비점오염물질의 수계유입 저감을 통해 팔당호 수질을 개선하고, 하천에서 발생하는 물고기 폐사와 같은 환경사고도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수질보전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