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 이천은 남한강을 따라 생긴 고을이라 강변을 따라
경치도 아름답거니와 기름진 땅에서 곡식이며 과일이며 거두어 들이는 풍요로운 고장입니다. 흙이 좋아 이 고장에서 빚어 내는 백자항아리의 살빛이 고운 것은 이미 이름을 얻었죠.
경기도 고운 동네 麗州에 자리잡은 如白書院 , 이름에서 부터 끌리는 그곳으로 처서도 지난 맑고 청량한 날 아침일찍 오전 9시에 양재역에 모여서 차를 타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서원으로 들어 가는 길 입구까지 마중나온 백발의 여교수님..서울대 명예교수님 독문과 전영애 교수의 여주 거처입니다.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 합니다.
서원 첫 입구에 작은 연못과 함께 자리잡은 友亭, 우리네 식으로 손님방입니다.
방 한칸 마루 한칸의 건물, 마루 한 쪽에 놓인 작은 고가구와 여교수는 어쩐지 잘 어울려 보이네요.
여기를 둘러 보고 본채 여백 서원으로 올라 가 봅니다.
초입에 차 두대 들어 가던 주차장을 개조해서 어린이를 위한 글방으로 2층으로 아담하게 꾸며 두고 항시라도 개방하여 어린것들이 자유롭게 다녀가도록 배려하여 두었답니다.
건물마다 밖이 잘 보이고 푸른 녹색의 기운이 스미도록 아름다운 한옥 창문들이 달려 있답니다.
본채로 올라가면 서원 안채.
여기는 전교수의 주공간으로 부모님의 추억이 서려 있고 어떻게 양친부모로 부터 학문의 유산을 물려 받았는지 어머니의 친필로 쓰여진 한글 두루마리 가르침은 혼수선물이었다는데 기다란 나무 액자에 담겨 중앙거실 긴 탁자 위 천정에 매달려 있습니다. 어머니의 친필, 아버님의 증조부 문집( 魯齋文集)을 국한문으로 바꿔 정서하느라 달아버린 붓들이며 아버지께서 한지에 정리해 놓으신 자료들을 보여 주는 전영애교수의 머리 속에는 어린 나이에 서울로 유학 보내 경기여중에 첫발을 내딛고 끝내는 학문의 길에서 독자적인 학업성취를 이루도록 이끌어 주신 慧眼의 선친에 대한 사모의 정이 가득합니다.
如白이 선친 전우순선생의 雅號라고 합니다
또한 그 시절 신학문과는 거리가
멀어도 종부로서 의무를 다하며 틈틈이 자식의 양육에 힘쓰시던 자상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우리 모두 공감하는 소식입니다.
하루 해가 다 가도 전교수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합니다. 詩亭이라는 두칸의 정자와 서울대 하수구에서 겨우 자라던 어린 느티나무를 가져다 거목으로 키운 이야기, 거대한 산목련 두 그루, 매일경제에 올린 이 두칸 정자 이야기며 이제 막 시작하는 예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첫 소개 장소로 활용되는
藝亭( 요새말로 작은 갤러리)에 전시된 코발트 블루의 도자기 작품들.. 이 모두 넘치는 사랑이 아니면 이루어 질 수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두칸의 詩亭 마루에 오르면 서원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 동네 전체가 모두 한 눈에 들어 온답니다 .
이 모든 곳을 두루 둘러 보고 전교수의 인간냄새에 흠뻑 젖어서 우리는서원을 나서기가 아쉬워 서원 내에 자기 나무를 하나씩 정하고 단풍드는 가을, 봄꽃 피는 계절에 또 다시 찾아 보리라 약속을 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향하여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 놓았습니다.
괴테의 詩語 중에서 우리는 이 한 귀절을 가슴에 새겨 둡니다.
<所望이란 우리 안에 있는 능력의 豫感이다.> -시와 진실-
여백서원 건너편 언덕에 지금 짓고 있는 괴테 하우스를 멀리서 바라 보며 그 소망들이 우리 눈 앞에 현실로 다가 서는 날을 고대하며 우리는 서울로 향하였습니다. 올라 오는 도중 선배님의 따스한 인정으로 시원한 망고, 팥 빙수를 나누어 먹으며 오늘의 들뜬 기분을 가라 앉히고 오후의 나른함을 달래며
또 하루 행복감에 젖어 봅니다.
보석 같은 76회 이동인 후배가 운전하는 9인승 카니발을 타고
후배는 직장인인데 하루 시간을 내고 엄마와 동갑이라는 43회 고선배를 위시하여 항상 나긋나긋 졸졸 물 흐르듯 조곤조곤 말씀을 하시는 43회 박선희 선배님, 여기에 늘 개성있는 멋쟁이 47회송경희 선배님, 새벽같이 일어나 가평 북면에서 경춘선 상봉역, 7호선 논현역, 신분당선 양재역 이렇게 갈아타면서 우리와의 모임을 위해 달려 오신 50회 최연수 선배언니, 세곡동 살아요 임연옥 54회 선배, 서울 시민된 박점분(55회). 동인이만 빼면 젤로 젊답니다.
우리 모두 57회 전영애 동문의
여주 숙소를 기꺼이 찾아 본 하루 였습니다.
첫댓글 와~~ 그렇잖아도 사진과 일정소개라도 해야하나 까페에서 물멍하며 걱정했는데 점분선배님 글솜씨에 기가 죽고 감동입니다. ㅎㅎ 어제 모두 기쁘고 행복하셨다면 제 역할 제대로 한 겁니다~~
소풍記를 자세히 잘 써 줘서 마치 함께 간듯한 느낌이로세.
76회 젊은 후배가 회원으로 들어오니 과연 좋구나.
소풍 계획에서 마무리 까지 아주 잘 짜여진 일정이었네.
모두들 행복하고 보람있는 하루였다니 축하 합니다.
네. 유선진 선배님!
안녕하세요?
이동인 총무 후배님
덕분입니다.
우리 정동사랑방은
너무 행복합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