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서랍속의 동화>>를 보고 - 교실을 행복하게 하는 건 사랑이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들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시간 남짓한 시간이었는데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기업 운영 방침, 비정규직 문제, 사교육 문제, 부동산 문제, 대학 등록금 문제, 실업문제 등등. 그 문제에 대한 접근은 돈으로의 해결이었다.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쨌거나 돈에 연연하고 돈에 의지해야 한다. 그래서 경제 부흥을 외친다. 하지만 돈이 모든 해결의 열쇠인가. 왜 대국민 담화는 국민의 행복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못했나. 장이모우 감독의 <<책상 서랍속의 동화>>는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선생님인 웨이 민치의 성장을 다룬 영화이다. 웨이 민치는 50원의 돈을 벌기 위해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촌구석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어머니 간병을 위해 학교를 비우는 가오 선생님을 대신해 한 달간 임의로 선생님이 된다. 가오 선생님은 두 가지를 당부하고 떠난다. 하나는 돈이 없어 학교 운영이 힘드니 분필을 아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더 이상 도시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오 선생님은 자신이 다시 돌아왔을 때 28명의 학생이 그대로 있으면 10원을 더 주겠다고 약속한다. 웨이 민치는 50원의 돈을 벌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리고 가오 선생님으로부터 10원을 더 받기 위해 학생이 도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 한다. 그래서 웨이 민치는 칠판에 필기할 것을 쓴 후 교실 문 밖에서 학생이 나가지 못하도록 지킨다. 교실 안에서 어떤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관심 밖이다. 그렇기에 말썽꾸러기 장휘거가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 때도 내버려 둔다. 하지만 장휘거가 교실 밖으로 나갈 때는 다르다. 끝까지 쫓아간다. 단지 소변을 누려고 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어느 날 장휘거가 소란을 피워 가오 선생님이 그렇게나 당부하던 분필이 다 부서져 버린다. 그렇지만 웨이 민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말썽을 부리는 장휘거에 짜증이 날 뿐이다. 그러다 반의 반장이 이 일화에 대해 쓴 일기를 장휘거가 공개적으로 읽게 된다. 바로 그 때 웨이 민치는 가오 선생님의 학생에 대한 가르침과 서로간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장휘거는 이후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나게 되고 웨이 민치는 그런 장휘거를 찾으러 도시로 떠난다. 웨이 민치는 장휘거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것은 돈 10원을 위해서가 아니다. 또한 장휘거를 찾기 위해 힘겹게 벽돌을 날라 함께 돈을 벌었던 반의 친구들은 선생님의 강요 때문에 그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말썽꾸러기 장휘거를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 안의 연대였고 사랑이었다. 웨이 민치가 장휘거를 되찾기 위해 펼치는 그 노고는 그 사랑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은 한 명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절대 줄어들어선 안 돼!’ 라고 하신 가오 선생님의 마음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됐을 때 웨이 민치는 돈을 벌기 위해 온 임시 선생님이 아닌 진짜 선생님이 되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무엇을 생각하며 국가를 다스려야 할까. 그것은 돈일까. 그렇다. 돈이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생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분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글을 가르칠 수 있는 분필은 부서지고 말았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사랑이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사랑으로 학생을 품을 때 진짜 선생님이 되었고 행복한 교실이 될 수 있었다. 한 국가의 대통령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민의 행복을 입 밖에 내면 정치인들은 비웃는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대통령인 링컨은 항상 국민의 행복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의 두 가지 기도는 신 앞에 부끄럽지 않는 것과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추천강도 ★★★★ 08.09.18 두괴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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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두뇌를 괴롭히는 즐거움 원문보기 글쓴이: 두괴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