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 바르는 날 / 빗새
이제는 걸어갈 길 보다
걸어온 길을 자꾸만 뒤돌아 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가끔씩 아이들 손잡고 지나가는
젊은 아버지들을 보면서
나도 어린 시절엔
아버지가 최고 믿음이었지, 생각하다가
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믿음이었을까, 생각해보곤
하늘만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어 봅니다
만만하게 생각하면서 살아온 시절이었는데
열심히만 움직이면 이루어질 세상이라 여겼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쉬운 게 하나도 없는 세상이었지요
오늘이 입동(立冬)입디다
이맘때쯤 아버지는 우리들 춥지않게 하려고
문풍지를 바르셨지요
창문도 꼭꼭 닫으시고
나는 오늘 우리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의 바람막이가 되어줄 문풍지를 바르는 날
내가 걸어온 길을 다시금 되돌아 보는 날입니다
첫댓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해줄 수 있을까.. 주기만 해야 편해지는 마음은,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프고 아쉽습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그렇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NAA6k07Yqg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