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6월 3일) 다미네 동네 황조롱이를 촬영하려 했으나 거리가 멀어 힘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황조롱이가 번식을 하는 까치집이 아카시아 나무 위인데 나뭇잎이 무성하여 도저히 가까이서 찍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필드스코프로 보는 황조롱이 새끼 모습은 이소할 날이 불과 며칠 후라고 생각되었고 장초점 렌즈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대응되는 렌즈가 강원도 천문인마을의 제 관측소에 보관중인 초점거리 1200mm 굴절 천체망원경이 떠 올랐습니다. 금요일 밤에 강원도로 천체망원경을 가지러 갔습니다. 클램프부를 포함하면 무게는 대략 20kg 정도이고 길이는 소형 승용차 차체 폭 정도입니다.
자정 경에 도착하여 천문인마을 식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잠깐 눈 좀 붙이고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산골마을에 안개가 자욱하더군요. 망원경을 가대에서 분리하여 차에 싣고 아랫 마을 할아버지 집으로 갔습니다. 작년에 곤줄박이(그기에서는 무당새라고 함)가 부화를 하였는데 올해는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려는 것입니다. 할아버지 말씀인 즉선 이미 한배는 이소하여 날아갔고 또 한배가 포란 중인데 장소가 컨테이너 용접 부 속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진 찍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바로 집으로 날아왔습니다.
오전 9시가 되어 안양 공구점가에 가서 접합부 볼트 작업을 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1200mm 천체망원경을 카메라용 삼각대에 올려서 찍는다는 것은 버거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차칫 잘못하여 지면에 떨어뜨리면 고가의 천체망원경은 기능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오후에 다시 다미네 동네로 향했습니다. 교하동네 황조롱이야~ 네가 아무리 나뭇잎에 숨어있어도 나는 찍는다!
윗 그림은 지난 금요일 니콘 800mm 망원렌즈로 연습삼아 찍은 것이고 아랫 그림은 1200mm 천체망원경으로 같은 장소(거리)에서 찍은 것입니다. 촬영 위치는 다미네 집 현관 문 앞이었고 이 위치가 겨우 둥지가 보인 위치였습니다. 천체망원경 쪽이 확대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 있으니 바같으로 사진 찍으러 갔던 다미양과 다미 어머니께서 둥지와 가까운 거리에서 찍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 위치에 가보니 둥지 근처의 나뭇가지가 바람에 휘날릴 경우에만 둥지가 보이기도 하여 새끼 황조롱이 모습이 겨우 보이는 위치였습니다. 또 거리도 상세부를 촬영하기에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허나 이 자리에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아랫 그림은 윗 그림의 새끼를 크롭하여 100%로 확대한 것입니다. 천체망원경은 별이라는 무한원의 점광원을 투영시키는 렌즈이므로 수차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합니다. 100% 확대시도 상이 깨지지 않음을 알 수 있고 수차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주 귀여운 새끼 모습입니다.
드디어 새끼가 둥지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뭇가지가 흔들려 둥지가 보일 때 찍은 것입니다. 나뭇가지가 흔들려야 촬영이 가능한데, 나무 그늘 속이라 어두워서 노출시간은 1/60초가 상한치였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흔들리는 사진으로 나왔습니다. 허나 이 정도 거리에서 천체망원경으로 찍어 확대한 사진의 선명함에 제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렌즈가 플로라이트(형석) 재질로 만들어진 6인치 굴절 천체망원경의 위력입니다.
새끼가 날개짓을 하고 있습니다. 날개짓을 하면 이소할 때가 다 되었다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아래에 번역한 글에도 그 내용이 나와있군요. 며칠만 지났더라면 빈 둥지를 쳐다보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뻔했더군요.
저 멀리 고목 나뭇가지에는 어미새가 지는 해를 맞으면서 앉아있습니다. 역광 상태입니다.
초점거리 1200mm, 구경 152mm, F8 천체망원경을 카메라 삼각대에 거치한 모습
카메라 렌즈이던 천체망원경이던 초점맞추기는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특히 초점면 위치는 온도에 따라 변합니다. 이 원리는 과거에 적었던 ‘해상도’에 관련되게 되는데 이야기를 하자면 말이 길어지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별은 점광원(별은 무한원의 거리에 있으므로 빛은 있으나 면적은 없음) 천체 사진 촬영시는 초점 맞추기에 대단히 신경을 씁니다. 초점 맞추기에 한시간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허다합니다. 윗 그림은 망원경 드로튜브(draw tobe)에 미리 기준 초점 위치를 연필로 그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매번 초점 위치는 미묘하게 변하므로 이 기준선을 중심으로 아주 미동으로 움직여 보면서 초점을 맞추어나갑니다. 황조롱이 촬영시는 기준 초점 표시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므로 그냥 대충 파인더에서 선명한 위치를 잡아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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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
황조롱이가 교각 등의 교외의 인공건조물에 둥지꾸리기를 하는 것은 벌써부터 확인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가지의 빌딩 등에도 둥지꾸리기를 하는 것에 주목되고 있다.
황조롱이는 본래 자연의 절벽 바위 틈새에 둥지꾸리기를 했으나 무엇인가의 이유로 이것을 사용할 수 없게되었으므로 인공건조물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예를들면 취약한 지질 때문에 풍화가 진행되어 바위 틈새가 없어지기도 하고 초원이나 밭 등이 주위가 펼쳐진 절벽에서는 아래를 통하는 간선도로에서의 낙석방지를 위해서 네트가 쳐져있기도하고 콘크리트로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기에서 주변의 철교나 빌딩으로 둥지꾸리기 장소를 옮겼다고 생각된다. 황조롱이는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거리까지 가까우면 경계하고 ‘키키키’라고 하는 울음소리를 내고, 상공을 선회하기도 하지만 둥지 구멍 아래를 지나가는 승용차나 열차 등에는 놀랄 정도로 무경계하고 도시 환경의 적응력이 있는 새라고 할 수 있다.
눈이 오지 않는 지방에서는 절벽 부근에 보금자리를 틀고 1년 내내 볼 수 있는 것이 가능하지만 눈이 쌓여있는 지방의 황조롱이는 새끼를 키우고 난 뒤는 대부분 둥지 주변에서는 눈에 안보이게 된다.
봄 빠르면 1월 하순~2월에 둥지꾸리기 장소인 절벽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수컷이 오고 몇 쌍이 둥지꾸리기를 하는 장소에서는 둥지가 결정될 때까지 둥지 구멍을 둘러싼 싸움이 3월 하순까지 계속된다.
암컷은 수컷보다 약간 늦게 절벽으로 온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은 잡아온 먹이를 암컷에게 내미는 구애 먹이주기 행동을 한다. 쌍이 만들어지면 몇 번의 교미가 보인다.
4월 경 3~6개의 알을 낳고 포란은 암수 교대로 한다. 한 달 정도에서 부화한 새끼는 최초는 회색의 가는 털(産毛)로 덮여있다. 새끼가 스스로 먹이를 처리하는 것이 될 수 없는 기간은 새끼와 같이 둥지 구멍 속에 있던 암컷이 수컷으로부터 먹이를 받아서 잘게 잘라서 (새끼) 입에 넣어준다. 새끼가 스스로 먹이를 처리하게 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사냥을 나가게 된다.
황조롱이의 먹이가 되는 작은 동물은 쥐류, 작은 새 종류가 주된 먹이이고 6월 경에 곤충이 많을 경우는 이것도 포함된다. 정공비상(停空飛翔)(오바링)하여 먹이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 둥지 구멍 아래에는 불소화물을 토해낸 펠릿이 떨어져 있는 것도 있다. 새끼 키우기 시기는 공중에서 왕성하게 정공비상을 하여 먹이를 취하는 모습이라던지 꽤 멀리까지 먹이를 구하러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띤다.
어미새는 먹이를 취했을 때 절벽의 둥지 구멍 가까운 움푹한 곳이나 앉을 수 있는 선반 비슷한 곳에 숨겨 두는 것 등 저식(貯食)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둥지구멍 주위의 일정 범위는 그 장소에서 번식하고 있는 황조롱이의 영역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모래덮기를 하기도 하고 망을 보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먹이를 숨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둥지 구멍 가까이 접근해 오는 다른 황조롱이에 대해서는 ‘키 키 키’라고 하는 격렬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쫓아버린다. 자기 둥지 앞에서 공중을 선회하는 등의 행동은 자주 보인다.
부화부터 더 일개월 정도 지난 6월 상순~중순 경 몸집은 성조보다 약간 작게 보이는 느낌이나 깃 색상은 암컷과 쏙 빼닮았다. 둥지서기 바로 직전 새끼는 왕성하게 날개 짓을 반복한다. 또한 어미도 그렇지만 새끼도 둥지 구멍 바같에 엉덩이를 향하고 똥을 싸기 때문에 둥지 구멍 입구는 똥으로 하얗게 있는 것이 많고 그 흔적은 몇 년동안이나 남는다.
둥지를 선 유조는 한참은 근처의 나무나 절벽에 멈추어 있고 약 한달정도 어미로부터 먹이를 받아먹지만 그 후는 어미, 유조 모두 영소지(營巢地)에서 사라진다. 봄, 영소지에 모습을 보이는 약조(若鳥, 역자주:젊은 새)가 적은 것은 많은 둥지서기를 한 유조 중에서 겨울을 못 넘긴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키타자와 요시마사 北沢善政, 일본야조회 회원)
첫댓글 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짝 의지의 한국인 박선생님 수고많으셨습니다 붉은머리 오목눈이 부화했습니다 찰영하러 오실런지요?
굿~
세상에 세상에 감탄만 나올뿐입니다. 황조롱이 새끼 너무 귀엽습니다. 호호
새끼들은 모두 다 귀엽습니다. 생생한 그림 잘봤습니다 .韓日간의 用語 차이도 재밌고요--- 停空飛翔 VS 停止飛行(Hovering)---수고하셨습니다.
모두 감솨합니다. 아주 흔한 황조롱이를 찍을려고 천체망원경을 가져 온대니까 어떤 분은 고생스럽게 그렇게 하지 말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찍고 싶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멋진 황조롱이를 찍어 보렵니다.
300mm카세그레인으로 찍으시면 더 크고 멋있게(?) 나올텐데~~~~ ^^ 초점길이도 3000mm이상이니~~~디테일이 베리 굳일텐데요~~~
황조롱이를 생각하며 다녀오는 강원도 길은 설레임 그 자체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마음에 같이 묻어 즐겁게 구경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