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이사올 때 텃밭에서 캐서 고무통에 심어온 홋잎나무(화살나무)랑
함께 고무통에 담겨져 온 나팔꽃의 씨앗이 뒤늦게 싹을 틔워
주인의 눈에 띄었습니다. 새로 만든 화단에 심어 주었고,
타고 올라갈 수 있게 줄도 만들어 주었지요.

이른 아침 피어나는 나팔꽃.
이사오기 전에는 일부러 그 꽃피는 모습을 본 적 없습니다.
저는 딱 한 번 독일에서 공부하는 스님이 어린 시절
저 나팔꽃 피는 모습을 쪼그려 앉아 지켜보다 지켜보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보지 못했다고 해서 청도에서 실시간으로
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도반스님의 어리시절 호기심을
풀어 주었었지요.

대문옆 마당에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내내 아침공양을 정자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꽃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신비로움이지요. 이사오기 전에는 나팔꽃이 도량에 여기 저기
많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귀한 대접 받지 못했습니다.
지지대를 박고 줄을 엮어주어 감고 또 감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마음대로 하게 해 주었습니다.

꽃의 가운데에 불을 밝힌 듯 그렇게 환합니다.


닥풀꽃
이 꽃씨는 챙겨오지 않았는데, 원래 도량에 있었나 봅니다.
씨가 떨어지면 다음해에 저절로 나거든요.
꽃에 비해 꽃이름은 예쁘지 않지만 한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피기 전의 모습입니다.

한복의 치맛자락 펼쳐지듯 그렇게 꽃잎이 한 겹 한 겹 펼쳐집니다.

부산에 사시는 어떤 분은 이 꽃을 어린시절부터 보고
자랐는데, 꽃이름을 몰라 '왕비꽃'이라고 불렀다고 하더군요.
이 꽃으로 인연이 되어 만남을 갖게 되었었지요.

꽃의 얼굴이 엄청 큽니다.
그리고 우아합니다. 왕비처럼 말이죠.




한지와 관련이 있다고 했죠.
이 닥풀의 뿌리를 캐어 찧어서 한지 뜰 때 그곳에 섞는다고
합니다. 접착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많이 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강원도 원주에 대량으로 심는 곳이 있다고
하였었습니다.



첫댓글 자태가 왕비마마의 품위를 보는듯 하네요, 이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