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선 글 / 이영미·정인석 그림 / 김재성 과학정보 감수
2013년 11월 20일 발행 / 12,000원 / 172×214 / 184쪽 / 올컬러 / 무선
ISBN 978-89-6319-094-5 73500
978-89-6319-093-8 (세트)
전기가 필요 없는 냉장고
빨아들이기만 해도 물이 깨끗해지는 빨대…….
혹시 누군가가 마법을 부린 건 아닐까?

사람과 자연이 만든 따뜻한 과학,
적정기술로 떠나는 세계 여행
『세계를 바꾸는 착한 기술 이야기』는 착한 기술이라 불리는 ‘적정기술’에 관한 책입니다. 2013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 책은 전 세계의 다양한 나라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는 여덟 가지 적정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동화의 배경이 된 나라를 세계지도를 통해 먼저 볼 수 있도록 한 다음, 동화를 통해 적정기술이 쓰이게 되는 배경이나 상황을 만나도록 구성하여 어린이 독자들은 마치 적정기술을 찾아 세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총 여덟 편의 동화는 적정기술을 발명한 사람, 그 기술로 고민을 해결하고 웃음을 되찾은 사람 들의 이야기입니다. ‘적정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이제껏 모르고 지내 온 세계,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접해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한 편의 동화가 끝나면 이어서 해당 적정기술에 관련한 여러 가지 지식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요’는 적정기술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상세한 그림설명을 곁들여 보여 주고 ‘과학이 숨어 있어요’에서는 적정기술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와 지식을 초등 교과 과정과 연결하여 쉽게 풀어 놓았습니다. 이 밖에 ‘좀 더 알아볼까요’와 ‘Tip’에서는 적정기술의 역사와 조건, 적정기술을 발명한 사람들 등 덧붙여 알아둘 만한 적정기술과 관련된 정보를 담아 두었습니다.
머리글이라 할 수 있는 「착한 기술, 적정기술」은 전문가와 아이의 문답 형식으로 쓰여졌는데 적정기술의 탄생 배경과 의미,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글입니다. 오랫동안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관련된 책도 여러 권 펴내신 사단법인 나눔과기술의 공동대표 김찬중 박사님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춰 ‘적정기술에 대한 모든 것’을 재미있게 풀어주었습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나눔과 배려의 정신, 적정기술 이야기
여러 가지 이유로 과학기술의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나눔과 배려의 기술이기도 한 적정기술. 하지만 모든 적정기술 제품이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프리카에 보급되었던 어떤 펌프는 사용자들로부터 “우리가 언제 이런 것을 달라고 했냐”라는 타박 속에 외면받아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펌프를 사용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지역 고유의 문화와 삶의 형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제품을 만든 탓이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기술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을 살피고 생활 속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한 사례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어린이 독자들은 과학 응용 제품을 넘어서 ‘친구가 된’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이 사는 세계를 보게 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따뜻한 동화 속, 또래들과 우정을 나누게 될 거예요. 오염된 물 때문에 친구를 잃은 아프리카의 나나와 아베나도 위로하고 페트병 전구로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게 된 카스트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적정기술의 세계는 사람과 자연의 힘만으로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사는 한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어린이들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고 피부색은 다르지만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덜 됐다고 해서 ‘수준이 낮다’거나 ‘후진국이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고 모든 세계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것 말입니다.
■ 저자 소개
글 유영선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대학에서는 사회복지와 철학을 공부했어요.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작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무엇이든지 손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친구들과 함께 빵을 굽고, 화장품을 만들고, 바느질을 하지요. 텃밭 농사도 짓고요. 무언가를 함께 만들면서 수다 떠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그림 이영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1990년 서울미술제와 기아산업예술제, 2003년 단원미술대전에서 각각 입상했습니다. 선화실이란 작은 화실에서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는 동안 어린이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림과 글을 통해 더 많은 아이와 친구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림 정인석
직장을 다니다가 배낭여행을 한 후, 미대에 들어가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우연히 숀텐의 작품을 보고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겨레 그림책학교를 마치고 지금은 그림을 그리며 아이와 어른의 미술 교육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창작 그림책 『점프 점프』 를 곧 펴낼 예정입니다.
과학정보 감수 김재성
과학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육대학교에 다녔고 대학원에서도 물리와 지구과학을 공부했습니다. 2004년부터 과학영재교육원, 과학전시관, 교육연수원에 출강하며 배우는 즐거움과 나누는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1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서울특별시동작교육지원청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속닥속닥 인체 이야기 거꾸로 77』 , 『가르쳐주세요! 파동에 대해서』 , 『101가지 초등과학 질문사전』 등을 펴냈습니다.
■ 차례
둘이서 손잡고 - 항아리 두 개로 만드는 냉장고 •항아리 냉장고를 만든 ‘모하메드 바 아바’는 누구일까요? •항아리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증발’ •간디의 물레 | 태양의 요리사 - 태양열 오븐 •빠르고 효율적인 태양열 조리기 •오븐을 데워 주는 검은색의 과학 •적정기술의 아버지, 경제학자 슈마허 | 태평양을 건너온 빛 - 55와트의 빛을 내는 페트병 전구 •착한 기술로 빛을 선물한 ‘현대의 에디슨’들 •페트병 전구의 일등 공신, 표백제! •적정기술의 조건들 | 마법이 아니야 - 정수기 빨대 •정수기 빨대를 섬유 회사에서 만들었다고요? •정수기 빨대가 물을 거르는 원리 •수동식 물 공급 펌프-머니메이커 | 햇빛은 누구에게나 공짜 - 햇빛 온풍기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쓰는 착한 기술, ‘햇빛 온풍기’ •햇빛 온풍기 속에서 열이 돌고 돈대요! •어떻게 도와야 할까? | 함께하면 더 따뜻해 - 열저장 장치| •한국이 처음으로 만들어 낸 자랑스러운 적정기술 •지세이버를 움직이는 열의 전달 방식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 나무를 살리는 숯 - 사탕수수 숯 •사탕수수 숯은 누가 만들었을까? •인간의 귀중한 연료, 숯 •피라미드의 맨 아래층 | 물통을 굴리면 마음이 흐르지 - 구르는 물통 •삶을 바꾼 아름다운 물통, 큐드럼 이야기 •움직임을 멈추는 힘, 마찰력 •후지무라 야스유키의 전기 없는 삶
■ 추천의 글
세계 곳곳에는 ‘착한 사람들’이라고 칭찬받는 사람들이 있어요. 전 세계의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기술을 전달해 주고 어떤 때는 직접 물건을 만들어 주는 일까지도 한답니다. 이 책은 착한 사람들이 만든 기술, 그래서 ‘착한 기술’이라고도 불리는 ‘적정기술’ 이야기예요. 간이 정수기를 만드는 방법과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멋진 항아리 냉장고도 소개하고 있지요. 선생님은 페트병 전구를 소개한 이야기를 보면서 대낮에도 컴컴한 집에 살고 있는 전 세계의 많은 친구들이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을 마음껏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저절로 행복해졌어요. 책을 읽고 나서 착한 기술, 적정기술을 개발한 사람들의 생각에 감탄했다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바꿔 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환경을 살리고 많은 사람들의 생활과 마음까지 착하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어때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 샘솟나요? 자, 그럼 다 같이 착한 기술, ‘적정기술’의 세계로 출발! ▪ 김재성(서울동작교육청 장학사·과학영재교육원 강사)
■ 글쓴이의 말
책 한 권을 내는 데는 만물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쓰고, 밤새 책을 읽으면서 전기를 많이 썼지요. 제가 쓴 글을 읽고 도움의 말을 해 준 사람들의 수고로움도 있었고요. 게다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도 많이 베어야 하지요. 사실 글을 쓰는 동안 저는 고민이 많았답니다. 과연 나무를 베고 만들 만큼 이 책이 가치 있는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중략) 저는 이 책에 나오는 멋진 사람들의 생각과 따뜻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어요. 이 모든 과정이 ‘모두에게 행복한 삶’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 책 속으로
인류가 지구의 환경을 보존하려면 지금과 같은 첨단 기술과 아주 옛날에 사용했던 원시적인 기술의 중간 수준 정도 되는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략) 원료로는 자연에서 나오는 것들을 사용합니다. 그것들은 사용 후에 썩거나 분해되어서 자연으로 돌아가요. 그러면 나쁜 쓰레기나 환경 파괴도 없겠지요. 마을 공장에서 함께 일해서 얻는 것들을 다 같이 나누니까 못사는 사람, 잘사는 사람의 격차가 적지요. 이런 말이 있어요. ‘더불어 사는 세상’. 이 뜻에 적합한 기술이 적정기술입니다. _「착한 기술, 적정기술」 중에서
“햇볕을 받으면 돌아가는 냉장고가 있었으면 좋겠다.”
니아메는 고개를 들어 해를 보며 말했습니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우리 마을에 햇볕은 엄청 많으니까.”
“그 냉장고는 아주 컸으면 좋겠어. 마을 사람들이 다 들어갈 수 있게 말이야.”
“우물도 냉장고 속에 넣어 두면 좋겠다.”
“조보 주스도!”
니아메와 마야는 상상만으로도 신이 났답니다. _22~23쪽
더운 여름날 세수를 하면 시원하지요? 개는 더우면 혀를 내밀면서 헉헉거려요. 이 두 현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물이나 땀이 증발되며 주변의 열을 함께 빼앗아 가 시원해진다는 거예요. 항아리 냉장고도 같은 원리입니다. 두 항아리 틈에 있는 젖은 모래가 마르면서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갑니다. 덕분에 작은 항아리 속에 있는 과일이나 채소는 시원하게 유지되지요. _33쪽 ‘과학이 숨어 있어요’
저는 아저씨가 페트병 전구를 만들게 된 이유를 읽고 깜짝 놀랐어요. 아저씨가 사는 동네는 툭하면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전구를 발명하게 되었다고 나와 있어서요. 우리 동네도 전기가 자주 끊기거든요! 호세랑 저는 아저씨가 사는 동네도 우리랑 비슷한 곳인가 보다, 하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쩜 태평양 건너편에도 우리 동네 같은 곳이 있네, 싶었다니까요. _61~62쪽
뒷산이 온통 초록으로 물들고, 마당에 온갖 꽃이 피자 나래네 집에 이모가 왔습니다.
“도시에서 편하게 살다가 시골로 오니 불편하지?”
이모는 여전히 걱정을 했지요.
“불편하긴. 자연에 기대어 사는 거지.” _111~112쪽
자동차를 고치고 헨드릭스도 무사히 집에 왔습니다. 헨드릭스는 아티카가 한 말이 계속 생각났어요.
‘만물은 서로 돕는대요. 아저씨도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되지요’라는 말이요. 헨드릭스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나는 그동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했나……. 돈이 되고, 보기에 예쁜 디자인만 했군.’ _167~1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