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오면 한 사발의 차 밤이 오면 한바탕 잠 푸른 산 흰 구름이 일을 만들지 말라 설하네
원문原文 주래일완다晝來一椀茶 야래일장수夜來一場睡 청산여백운靑山與白雲 공설무생사共說無生事 -----♡----- ※ 일설에는 '무생사無生事'를 놓고 '무생사無生死'로써 표기한다 푸른 산과 더불어 흰구름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지 '삶과 죽음이란 없다'며 과연 삶과 죽음이 없을까 서산대사 경지에서 본다면 애써 일事을 만들生지 말라며 무생사無生事를 이야기했을 듯
삶과 죽음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생生이 있기에 죽음死이 있고 시작이 있기에 끝이 있다 낮이 오면 낮과 하나가 되고 밤이 오면 밤과 어울릴 뿐이다 일을 만들기에 일이 생기고 일이 생기면 복잡해진다 그러므로 애초에 일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면 생사生死를 두려워할 일이 없다
여기에서 일에 관해 생각해 보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 좋을까 하여 일하지 말라 한 것일까 하나 분명히 얘기하지만 전혀 그런 게 아니라 번뇌를 일으킬 일 따위다 할 일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부질없는 일을 벌이지 않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