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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서로 상대방을 보는 편협성과 허세
많은 사람들이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을 군사적 대립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이나, 내면적으로는 틀린말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상상도 | DALL·E 이미지 생성
주된 이유는 미중 간 군사력은 질적 양적 측면에서 정형적 비교와 정성적 비교를 동시에 하면 전혀 경쟁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점을 양국 지도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8개의 통합 전투사령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은 8개 중 하나인 인도-태평양 전구급 작전책임구역(AOR)을 담당하는 인도-태평양(이후 ‘인태’) 사령부 전력보다 1∼2 세대(generation) 뒤쳐진 전력을 운영하고 있어 양자 군사력 간 비교가 될 수 없다.
사실 이러한 미중 간 불균형적(disparity) 군사력 대비는 미국 내 보수 성향 안보 문제 연구소들의 중국군 평가 보고서가 균형 감각을 잃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으며, 실제 미국 주요 연구소 내 중국군 연구들은 중국이 군사력과 힘에 기반을 둔 ‘주변국 영향력(shpere of influece)’ 행보를 논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어진 상태로서 미군이 중국군과 비교시 월등한 우세를 보인다는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 내 미군 평가에 있어서도 비슷하다. 현재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약한 중국 주변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현실을 외면한 채, 단지 미국이 막강한 동아시아 전방에 배치하고, 동맹국과 군사협력을 통해 일방주의적 군사적 행보를 마다하지 않는 강대국의 헤케모니를 추구한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미국과 중국 양국은 상호 필요성에 의해 서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대상이라고 평가하면서 자국 군사력 증강의 주요 핑계로 활용하는 편협성(偏狹性)와 허세(虛勢)를 보였다.
우선, 미국 국가정보국(DNI)과 국방부(DoD)의 각종 연례 보고서들은 중국의 위상을 지역 국가에서 세계 유일한 군사 강대국인 미국 군사력을 ‘추적하는 도전(pacing challenge)’이자, 동아시아 미국의 동맹국을 위협하는 직접적 군사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지는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십국에게 그대로 탑습되어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군사협력에 매진하는 편협성(偏狹性)을 보였다.
반면, 중국은 현재가 지난 70여 년간 미국의 헤케모니가 세계를 주도한 Pax-Americana 시대를 마감하는 시점이라며, 중국군이 20235년에 노후 장비 교체의 군 현대화를 마무리하고 2049년에 글로벌 차원에서의 세계 일류급 군대를 만들어 중국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는 강군꿈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어느 국가도 자국 군사력 현대화 시기를 특정 년도로 설정하는 국가는 없으며 이는 일종의 허세(虛勢)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은 미군과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하에서 “중국 주변국을 위협하는 방법이외는 별로 할일이 없다”는 전제하에 미국과 동아시아에 대한 역할 분담을 제안하였다. 2013년 6월 중국은 이미 중국보다 월등히 앞서 있는 미국과 이제 과거 중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중국의 부상 간 조화를 이루어애 한다는 주장을 담은 『新型强國關係(New Type of Major Power Relationship)』를 제안하였으며, 이는 중국이 미국에게 현재 인태 사령부가 담당하고 있는 인태 전구에 대한 역할 분담을 제시한 허세(虛勢)였다.
당시 핵 없는 세계와 동아시아와 유럽에서의 2개 주요 전쟁 수행에 부담을 갖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았다가, 미국 내 보수 진영의 반발로 중국이 제시한 新型强國關係 개념을 거부하면서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진입하고 중국이 이에 대해 반발(refute)하면서 현재의 미중 간 전략경쟁 국면에 이르고 있다.
다음으로 최근 미국과 중국이 발표한 2가지 공식적 문건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방을 자국 이기주의에 따라 어떠한 편협성(偏狹性)을 보이는가를 증명하였다.
먼저, 3월 20일 미 의회 하원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된 미 국방부, 미 인태 사령부, 주한미군 사령관의 청문회 서면 보고서였다.
첫째,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엘리 래트너 부차관보는 중국을 인태 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군사적 위협으로 단정하였다. 우선, 2022년 미 국방전략서와 인도-태평양 전략서가 중국을 추적하는 도전이라며 중국의 도전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가장 높은 우선순의로 언급하였다. 또한, 중국을 유럽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은 동아시아에서 거친 수단을 대만해협, 동남중국해, 인도와의 국경에 대해 적용하여 현상유지 타파(revisionist)를 지향한다며 동아시아로부터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둘째, 5월 20일 퇴임을 앞둔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존 아퀘리노 해군대장의 지난 3년 간의 중국 군사위협론은 미국에 대한 도전을 위해 중국 주변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우선,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제질서를 뒤짚을 수 있는 의도, 능력을 합친 종합적 국력을 전략적 의도를 갖는 국가라고 평가하였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아닌, 중국 주변 지역에 대해 군사적 압박 수단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단정하였다.
존 아퀘리노 해군대장은 지난 3년 간 중국 군사력의 증강을 1) 국방비 16% 증강, 2) 약 400대 군용시 생산, 3) 약 20척의 전투함정 건조, 4) 인공위성 궤도 진입량이 50% 증가, 5) 핵탄두 보유량이 2030년에 약 100% 증가하는 약 1,000기에 이르고, 6) 제1도련을 넘어 제2도련 진출을 위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약 60%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상유지를 원하는 대만에 대해 현상 타파를 주장하는 중국 동부 전구 사령부가 민간 카페리 선박을 동원한 대규모 상륙작전 연습을 실시하였다면서 이제는 중국 동부 전구 사령부만이 아닌 중국군 공해군력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월선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진입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 대만을 포위(encirclement)하는 군사력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중국 해군(PLAN)은 미 해군과 동맹국 해군이 실시하는 적법한(lawful) 항행의 자유작전(FONOP)을 반대하면서 매우 위험한 대응을 보였으며, 중국 해양경찰(CCG)은 주변국 해양경찰보다 우세한 점을 이용하여 분쟁 수역에 24/7 동안 전개하면서 상대국 해양경찰 함정이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여 중국의 과도한 해양 영유권 주장을 ‘기정 사실화(fait accompli)’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셋째, 9월 경에 이임을 앞둔 주한미군 사령관 폴 라카메라 육군대장의 중국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우선, 한반도 전구에서 ‘제3자(The Third Party)’인 중국이 한반도와 중국 간 지리적 근접성에 의해 제1도련 내에 위치한 한반도에 대해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언급하였다.
다음으로 주한미군이 겸직하고 있는 6.25 전쟁 이후 지속되는 유엔군사령부 기능을 이례적으로 강조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의 역할이 북한만이 아닌, 중국의 위협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하였다.
특히, 한미 동맹의 ‘글로벌 전략 동맹’으로 변신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의 4개 작전 목표 중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미 본토 방어’를 위해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억제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일체형 확산억제력을 강화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메카니즘 이외에 중국의 제3자 개입을 억제하기 위해 2만 8명 주한미군이 유엔군 사령부와 일본과의 다층적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매우 이례적 평가였다.
또한, 중국이 미국 주도의 가치, 민주성, 시장경제, 법에 의한 국제질서 확립에 반대하면서 동북아에 대해 유리한 정보환경을 조성하려 한다면서 주한미군이 주도하는 동북아 C4ISRT 융합팀(Northeast Regional Fusion Cell)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주한미군에게 중국이 유포하는 가짜정보(disinformation), 오정보(misinformation), 허위정보(mal-information)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힌 것이었다. 따라서 그동안 북한의 위협이 핵미사일이라면, 향후 중국의 위협은 사이버 도메인을 통한 비대칭적 위협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미국의 중국 군사 위협론 제기에 대하여 중국도 편협성(偏狹性)과 허세(虛勢)를 보였다. 지난 3월 22일 중국 내 관영 南海戰略態勢感知計劃(SCSPI) 연구소는 해외 주둔 미군이 다음과 같이 중국 동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까지 접근하여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도 상응한 군사력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하였다.
우선, 해외 주둔 미국은 오직 중국에 대한 군사력을 시현하였다. SCSPI 연구 보고서는 2023년 한해 동안 해외 주군 미군이 중국 동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대해 약 1,000회 이상의 근접 정찰 및 감시 활동을 하였고, 미 해군 핵항모타격단(CSG) 중심의 군사작전 강도와 횟수를 증강하면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동아시아 해양 사용국인 미국이 2023년 한해 동안 6회의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FONOP)과 6회의 대만해협 통과통항(Transit passage)를 실시하였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중국 국내법을 무시한 불법 행위였다고 제기하였다. 또한, 2023년 한해 동안 미국은 남중국해 인접 해역에서 107회의 대규모 군사훈련, 98회의 다국적 군사연습을 실시하였으며, 미국은 해당지역 이외 국가 일본, 영국, 인도, 프랑스, 캐나다, 독일까지 참가시키며 힘에 의한 헤케모니를 지향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무리한 군사훈련과 연습으로 해외 주둔 미군 장병들의 피로도가 증가하여 다양한 각종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지 못하여 중국의 군사력을 오판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아울러, 미국은 이러한 군사적 위협에 만족하지 않고 일본과 필리핀을 불모(pawn)로 삼아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10일 미일 간 미래 글로벌 동맹(Global Partner for Future) 선언에 포함된 미일 지휘통제 체계 업그레이드와 일본 자위대의 상설 합동작전사령부(Joint Operation Command) 창설을 들었으며, 지난 4월 11일 미국-일본-필리핀 간 최초 3국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에서의 3국 해군과 해양경찰 간 공동 경비작전 실시에 합의한 사례를 들었다.
이와 같이 미국과 중국은 각기 상대방 군사력을 평가하는 시각에 있어 매우 편파적 시각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중국이 중국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간주하면서 중국의 군사 위협을 기정 사실화하였으며, 중국의 경우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응하여 중국이 제1도련을 넘어 제2도련으로 진출하는 것을 중국 동부 연안에 전진 배치한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 파트너십국과의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중국을 포위하고, 봉쇄하며, 압박하는 행위를 중국에 대한 직접적 군사 위협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의 분쟁 지역인 대만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 그리고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과연 누가 원인을 제공하였는가에 대해 각자의 편협성(偏狹性)만 주장하였다.
우선 미 국방부는 중국이 위협을 조장하였다면서 이러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1) 인태 지역내 동맹국과 파트너십국을 강하게 만들고, 2) 인태 지역에 전개된 미군의 군사대비태세가 완빈된 미군을 배치하며, 3) 인도-태평양 비전을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십국 간을 네트워크화시키고, 4) 인태 지역의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군 역량 강화에 투자를 하였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십국의 안보이익(securit interest)을 보호함으로써 중국의 위협에 직면한 인태 지역을 안정적이고 현상유지가 유지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미 국방부는 인태 사령부에게 억제 태평양 이니셔티브(DPI) 예산으로 99억 불을 투자하고, SM-6형 대함/대지 미사일,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 해군용 토마호크(MST), 정밀타격 미사일(PrSM), 합동 원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 개량형 지대지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배치하며, 호주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SSN) 건조를 지원하였고 버지니아급 SSN 건조를 위해 2029년까지 약 114억 불을 배정하였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위협이 군사적 측면만이 아닌, 국제질서와 경제적 측면에서도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군사적으로 억제시키야 한다고 평가하였다. 예를 들면, 중국이 위협적인 권위주의 거버런스, 보호주의 경제 정책, 불투명하고 비공개된 금융과 재정으로 시장논리에 역행하면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변화시키어 자국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며 이를 미국 군사력으로 억제시켜야 한다는 허세(虛勢)를 보였다.
반면, 중국은 지난 70년간 Pax-Americana가 쇠진하는 상황하에 미국이 동맹국들을 볼모(pawn)로 끌어 들이면서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이 자국 국가안보를 위해 중국을 위협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미국의 동맹국을 중국이 위협한다고 하여 중국군의 역량도 미흡하데 이를 핑계 삼아 블록(bloc)화된 안보 구도를 형성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인태 지역 긴장, 불안정, 위기 도래의 주된 원인이 미국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특히, 과거 미국이 안보 안정자로서 주축(pole)을 이루고 동맹국들이 미국의 주변에서 안보를 의존하는 Hub and Spoke 개념이 아닌, 미국은 방관자가 되고 미국의 동맹국간 상호협력을 하는 Lattice fence를 쌓고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국들이 자유롭게 자국 안전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허세(虛勢)를 부렸다.
심지어, 중국은 미국과 군사대결 또는 경쟁을 할 의향이 없다면서 미국은 동맹국 일본으로 하여금 전면에 나서서 중국과 군사적 경쟁을 하도록 만드는 lattice fence를 구축하여 미국의 군사 역량 강화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중국은 군사력으로 통해 대만을 예속시키지 않을 것이고, 남중국해에서 과도한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른 합법적 주장이며, 자유와 개방의 인태 지역 구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점차 인태 지역에서 정치, 외교, 경제, 문화적으로 필수불가결한 국가(indispensible state)가 되고 있다는 허세(虛勢)를 주장하였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달리 인태 지역에서 어느 국가와도 군사적 동맹국과 파트너십 관계를 만들지 않고 있으며, 예상되는 미국과의 물리적 충돌에 따른 위기 또는 우발사태를 관리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항상 지향하고 있다며 오히려 미국이 동맹을 증강시키고 동맹국 간 lattice fense를 만들어 중국을 포위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허세(虛勢)를 부렸다.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상대방의 군사력을 과대 평가하는 편협성(偏狹性)을 보였으며, 이는 미중 양국이 자국의 군사적 역량만이 정당한 수단이라는 허세(虛勢)로 나타났는 바, 결국 미중 간 왜곡된 군사적 평가에 낀 인태 지역 동맹국, 파트너십국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만이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형국으로 귀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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