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그 우수가 바로 오늘이네요.
절기상으로는 2번째로 입춘과 경칩 사이에 들며, 입춘 입기일(入氣日) 15일 후인 양력 2월 19일 또는 20일,
음력으로는 정월 중기이다. 태양의 황경이 330°의 위치에 올 때라고 하네요.
우수 절기의 특징을 옛 중국인들은 3후로 나누어 구분하면서, 그중에서 초후(初侯)인 첫 5일간은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중후(中侯)인 중간 5일 동안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인 말후(末侯)에는 나뭇가지에 싹이 돋고 풀이 자라기 시작한다고 기록하기도 하였니다.
그런데 왜 우수 절기에 수달은 물고기를 잡아놓는다고 했을까요? 절기가 중국에서 비릇된 것이고
중국도 땅이 하두 넓어서 절기가 맞지 않는 곳도 있지만 중국 장안은 위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얼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우내 얼었던 강물이 풀리므로 이때를 놓칠세라 물 위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아서 먹이를
마련한다는 뜻이지요.
또 기러기는 왜 북쪽으로 날아간다고 했을까요? 원래 추운 지방의 새인 기러기는 따뜻해지는 봄기운을 피해서
다시 추운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은 추위를 피해 강남으로 날아가는 제비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우수가 되면 농부들은 논둑과 밭두렁을 태워 풀숲에서 겨울을 지낸 해충을 없애곤 했습니다.
겨울 동안에도 죽지 않은 각종 병충해와 쥐를 박멸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새싹을 왕성하게 자랄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지요.
또한 아이들은 줄을 매단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깡통에 불씨를 넣고 손으로 힘차게 돌리다가 하늘 높이 던지는 '쥐불놀이'
풍습도 있었지요.이번 주말이 정월 대보름인데 어릴 땐 달집 불태우고 쥐불놀이로 논두렁 불 태우던 생각이 나네요.
특히 우수는 장 담그는 날로도 유명합니다. 우수에 장을 담그면 약 40일 후인 청명과 곡우 사이(대략 4월)에
장물과 된장을 가를 수가 있어 된장을 발효하기 최적의 날이 됩니다. 예로부터 우수에 담근 장을 가장 으뜸으로 쳐준다고
하였답니다. 예전엔 집집마다 장고방이 있었고 반질반질한 장독 속에는 간장 된장 장아치들과 김치독들이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 있었는데 지금은 정월이라고 손없는 날 말날에 장담그는 집도 많지 않고 그냥 마트에 내려가 사다 먹는 집이 대부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