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예고편을 보고서야 알게 된 사극입니다. 어느 예고편이나 그 회의 가장 인상깊은 장면만을 추려 만들어 괜찮게 보이긴 합니다만 예사롭지 않은 대사, 화면구성에 뻑가서 홈피를 찾아 기획의도와 그리 흔치 않은(?) '온라인 시사회' 동영상을 봤지요.
보고 난 감상은,, '야,, 이거 뜨겠구나~!'
언뜻 보기에는 군관이 나오고 살인사건을 파해치는 장면이 나와 '다모'와 '별순검'의 아류겠거니 했었습니다. 그러나 기획의도와 실제 시사회 상의 내용을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시대적 배경은 개혁군주 정조 시대, 그의 개혁 앞에 격렬히 대항하는 벽파와 정조를 따르는 남인, 그리고 이 두 대립구도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여러 인간 군상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여기서 별개로 움직이는 인간군상은 3사람의 주인공을 뜻합니다.
한명은 얼자 출신의 현실에 무기력한 하급무관 박상규,
또 하나는 돈의 힘으로 썩어빠진 양반(심지어 정조의 개혁정책도 냉소적으로 일관하는)을 몰락시키고 새 세상을 꿈꾸는 시전행수 양만오,
마지막으로 원래는 양반가 규수였으나 역모죄로 몰려 몰락한 후 복수에 스스로의 이상을 꺽은 관비
이나영( ㅡ,.ㅡ?;;;)
이야기는 정조와 벽파간의 갈등을 비추면서도 이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주인공 3명의 주변을 비춥니다. 물론 이들의 삶은 전혀 평범하진 않습니다만 정국상의 갈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진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상관없이 보이는 이들과 그 주변이 하나의 접점으로 달려가게 하고 그 때문에 시나리오 작가가 누군지 알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그 접점은 바로 개명군주 정조의 암살!
조선 후기, 소민을 위한 경장을 추진하여 천도를 강행하는 임금과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벽파와의 갈등과 정치 모략으로 인한 혼돈, 그 안에 얽힌 인간 군상들간의 갈등을 교묘히 엮어내는 시나리오 구성은 간만에 제대로 된 사극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쨌건 시대의 혼란을 벗어나기 위해 3명의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다른 선택을 한 나머지 2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 과연 그것은 바르게(?) 산 것인가 드라마의 기획의도라고 합니다.
총 편수는 8편으로 사전 제작되었습니다. 분량이 여느 사극보다는 턱도 없이 짧아서 쬐끔 실망했지만 늘어지는 시나리오 구성을 피하기 위해 긴박감을 주기 위해서라는 작가의 의도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습니다.
뭐,, 시리즈 영화보는 기분을 보면 되겠지요. 마침 OCN에서 영국왕 헨리 8세의 종교개혁(?)을 인물 갈등으로 풀어낸 '튜더스'와 비교해 보는 것도 보는 나름의 재미가 아닐 듯 싶습니다. '튜더스'도 10부작인가 그렇다니 참 묘하긴 합니다. (그러고 보면 사전제작에 긴박한 구성이라는 점에서 24부작 태왕사신기는 어떨지....잘 되야 할텐데,,)
ps: 개명군주 정조의 개혁 정치와 수원 천도를 현 정권의 개혁 정치와 행정수도 이전에 비교하면서 이를 옹호하려는 수작이다라는 말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데 오히려 그런 딴지가 드라마에 대한 색안경이 되고 모 당에 대한 정치적 옹호가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아마도 드라마 중반까지 가면 모 당에서 어용(?) 드라마, 용비어천가 어쩌고 하면서 현 정권을 비판하려는 수단으로 쓸지도 모릅니다. 제발 유치하게 그러진 않길 바랍니다. 뭐,,국회의원이 드라마 하나 신경써가며 정쟁에 활용한다면 드라마 볼 시간은 있으면서 정책 연구는 안한다는 반증이니까 욕을 먹어도 싸지만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이 쓰고 싶은 색안경일 뿐이죠. 정조시대와 현 정권은 유사한 것 같으면서 시대적 상황이 차이를 보이니까요. 그거야 말로 정치색이겠죠. 드라마는 드라마 자체로 즐기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물론 저는 노무현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드라마가 쓸데없는 정치색에 휘말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드라마는 정조시대의 상을 3명의 주인공이 벌이는 갈등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테니까요. 드라마를 통한 일종의 다큐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잊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 생각보다 고증에 충실하려고 한 흔적이 보입니다. 조선 후기에 시력 좋지 않은 사람들이 수정제 안경을 쓰곤 했는데 그게 화면에 나왔었고,,그거 말고도 몇몇 고증에 충실한 듯한 장면 몇개가 있었는데 얼핏봐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좌우간 고증이 잘되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거 같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고증은 신경안써도 되지 않느냐는 헛소리를 늘어놓는 모 드라마 관계자의 말도 안되는 사극관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증이 잘된 편인 듯 싶습니다.(윽,,이런 말을 늘어놓고 실제로 고증 개판이면 어쩌나,,?) 시대 상황이나 세부적 고증이 잘된거 같아 감수한 전공자가 누굴까 궁금했는데 감수자는 따로 언급이 안되어 있더군요. 설마 제작진이 스스로 공부해서 그랬다고 하기에는 좀,,이상할 정도로 고증이 잘된 것 같았습니다.
한단인님 교생실습은 잘다녀오셨는지요? ^^ 저도 어제 예고편을 봤습니다만 상당히 끌리더군요. 대조영 이후로 TV드라마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만(쩐의 전쟁도 본적이 없다는;;) 왠지 땡기는 느낌이 들더군요. '황진이' 이후로 KBS2의 사극 방향이 현대적이랄까 생활사 측면의 고증도 적절하고 언어사용에서도 어색한 '시대적'언어에 국한되지 않는 듯하여(개인적으로 "사옵니다.","통촉하여~"등등의 과연 당시 사용됬을지도 의문인 말투는 별로라서..) 타방송사의 판타지적 PD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기를 바랍니다. 좋은 드라마이길 기대합니다.
첫댓글 이번년도 하반기는 정조대왕이 대세인가 봅니다 케이블채널인 cgv에서도 정조대왕을 암살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수구파와 그걸막으려는 정약용의 두뇌싸움을 그린 8일간이란 드라마를 제작중이라는군요 mbc에서는 정조대왕의 비운의 세자시절에 초점을 맞춘 이서진주연의 이산정조를 방영할 계획이구요
호오! 한국에도 드디어 저런 드라마가!!
한단인님 교생실습은 잘다녀오셨는지요? ^^ 저도 어제 예고편을 봤습니다만 상당히 끌리더군요. 대조영 이후로 TV드라마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만(쩐의 전쟁도 본적이 없다는;;) 왠지 땡기는 느낌이 들더군요. '황진이' 이후로 KBS2의 사극 방향이 현대적이랄까 생활사 측면의 고증도 적절하고 언어사용에서도 어색한 '시대적'언어에 국한되지 않는 듯하여(개인적으로 "사옵니다.","통촉하여~"등등의 과연 당시 사용됬을지도 의문인 말투는 별로라서..) 타방송사의 판타지적 PD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기를 바랍니다. 좋은 드라마이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