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동네
서산에 볼일 있어
길을 나섰다.
계속된 장마..폭우.. 후텁지근함이
잠시 소강상태라 모처럼 하늘이 개이고
도로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발길 한결 가볍다.
그럭저럭 처리해야할 일 잘 끝나고
해서 오늘도 그쪽 동네 갈때 가끔 찾는
서산 어패류 시장에 들린다.
예나 지금이나
어시장은 나의 관심 구역...
시장에서 어패류 구경도 하고
상인이나 방문객들과 부담없이 대화하다보면
마음은 어느새 부지불식간 정돈이 되고 정화가 된다 .
그나저나 오늘은 어떤 어패류들이 나를 반길까...
천천히 둘러보며 발길을 옮기는데 진열대 구석에 꼴뚜기가 눈에 확~들어온다.
올해 처음 만나는 꼴뚜기..그래..오늘은 꼴뚜기 좀 사가지고 가자.
초장에 꼴뚜기 먹는 그맛 ..소시적부터 길드려진 그맛..
그 깔끔한 맛을 나는 잘 알기에...
이곳 충청 서북부 지역에서는
어족자원 풍부함에도 전부터 회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았다.
어패류를 어획하게되면
주로 말려서 구워 먹거나 아니면 탕으로 먹거나
젓갈을 담궈 먹었는데..
다만 꼴뚜기나 숭어..병어는 예외로
이지역에서도 이들 어종은 회로 먹었고..
생선회 좋아하지 않는 나도 꼴뚜기회만큼은 즐겨 먹었으니
지금도 꼴뚜기를 보면 그 깔끔한 식감을 기억하여 눈길이 가나보다?
아니다...
식도락으로부터 이제 멀리에 있는 나..
그보다는 어린시절 함께 햇던 음식들이
지난시절 다정다감했던 일들을 추억하게 해 주기에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일들이
아련히 생각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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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뚜기.. ( 2017. 9. 12 )
소시적에 꼴뚜기라는 별명의 친구가 있었다.
우리보다 나이도 많고 남다른 투지도 있고 공부도 잘했지만
특별히 덩치 작다보니 그런 별명도 생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친구
일찌기 고향 떠나 산전수전 고생하며 요식업으로 기업(起業)..
지금은 꽤 돈도 모으고..큰차도 타고..탄탄하다는 소문이었는데..
그 소문 사실 아니었는지.. 천고마비 계절에 작은 차 타고 고향을 방문했다.
그래 그시절..가난했던 그시절..
시골동네 코흘리개 악동 부랄친구들 몇이
작은차 타고 온 친구 환영하는.. 작은(?) 자리를 마련했다.
50년만이던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그런데 누가 그를 꼴뚜기라 불렀던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했는데..
그 말은 못난 사람이 주변 동료들 망신시킨다는 말인데..
과연 이자리에 나타난 꼴뚜기 별명의 그 친구..그런 친구였던가?
아니다!
장시간 이야기 나누면서
그친구 비록 바닥을 박박 기어온 사람이지만..
격랑의 세월 심한 부침에 처절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답지않게 말도 온정으로 겸손하며 품위 있게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때로는 날카로우면서도 중심이 있어보이는 모습에서..
나는 갑자기 이친구가 진정 큰 바위 얼굴 같다는 생각을 하게됐고..
유치했던 시절이지만..
그래도 그친구를 꼴뚜기라 놀리며
장난치던 시절이 아쉬운 마음으로 다가오기에
오늘은 꼴뚜기 예찬하는 글 몇줄 남기면서 그 아쉬움 달래고자 한다.
꼴뚜기는 오징어,한치,갑오징어처럼 오징어류 연체동물이다.
몸체는 부드럽고 둥근형의 마름모꼴로 오징어류 가운데 소형에 속하지만
연안에 서식, 이동하지 않아 근육이 덜 발달했기에 오징어보다 육질이 연하고 부드럽다.
단백질 많고 타우린의 보고이기도 한 꼴뚜기..
충청 서북부권 연해에서 자란 나는 어린시절 꼴뚜기를 초고추장에 찍어 회로도 많이 먹었고..
젓갈로도 많이 먹었는데..다른 젓갈에 비해 거부감 덜하고..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좋은 음식이었던 걸로 추억한다.
첫댓글
세월이 흘러 어디로 갈까요.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간다지만,
우리의 인생도 흐르고
흐르면 어디서 만나지면 좋을까요.
성장하면서 헤어지고
헤어지면 고향 마을이 생각나고.
고향 떠난 친구들이
한결같이 금의환향 하여
고향에서 만나지면, 오죽 좋을까요.
꼴뚜기 회, 막걸리 곁들여 한 상 차리는
소박한 꿈을 꾸어 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지인들과의 만남은 아무래도 어렵겠고
마음 속으로나 회상하며 상상 속 만남을 이어가겠지요.
세월이 갈수록
고향과 부모님,친구들이 많이 생각나나 봅니다.
콩꽃님..편안한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어제 읽고 댓글은 오늘 답니다.
밤에 폰으로 읽었습니다.
꼴뚜기가 머리 조그만 것이지요?
볶아 먹으면 맛이 있습니다.
꼴뚜기..
오징어 축소판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시골 어시장 아니면 도심에서는 보기 힘들겠죠.
모쪼록 편안한 저녁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젖갈로 담은 꼴뚜기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도 한인마트 가면 꼭 꼴뚜기나 낙지 젖갈을 사오곤 하지요.
한인마트에
각종 한국식품들이 있고
실시간 세계가 연결되고
참으로 편리한 지구촌 시대입니다.
여름철 입맛 없을때
젓갈처럼 와 닿는 것도 별로 없지요...
관심구역이 같네요.
어시장 ㅋ
꼴두기회는 못 먹어봤는데
그 맛이 궁금해집니다.
저도 며칠전 포항 죽도시장에 들러서
문어,반건조가자미등등
많이 사와서 나눠 먹었습니다.
가을님 좋은하루 되세요^^
제라님도
어시장 즐겨 찾습니까?..ㅎ
남원에서는 주로 어디로 가시나요?
여수나 삼천포..아니면 부안,영광 쪽이겠는데..
아무래도 거리가 만만치 않겟네요.
그런데 포항 죽도시장까지 탐방했다니..
진정한 어시장 매니어 인정합니다..ㅎㅎㅎ
모쪼록 편안한 저녁시간 되소서...!
꼴뚜기는 회라기 보단 그냥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고 젓갈도 좋더군요.
꼴뚜기 닮은, 실제로는 닮지 않은 그 친구
자수성가 성공했다니 다행입니다.
무더위 건강 유의 하세요.
말씀 듣고보니
회라 하기엔 조금 그렇군요..ㅎ
싱싱한 꼴뚜기를
그냥 통째로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니...
아무튼 회 안 좋아하는 사람도
꼴뚜기는 별 부담없이 날로 먹을 수 있는거 같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꼴뚜기로 회도 있나봐요.
저는 처음 들었어요.
어렷을때 꼴뚜기젖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맛 있게 먹었다는 기억 때문에 꼴뚜기하면
꼴뚜기젖만 생각나는데요.
자수성가한 꼴뚜기친구 자수성가한 사람들은요.
남다르게 마인드가 확실한데요.
가을님 친구분은 인성을 놓치지않아서 더욱
빛나는 것같아요.
아..예
바다가 가까운 이곳에서는
꼴뚜기를 회처럼 생으로 자주 먹었고..
그걸 이곳 사람들은 꼴뚜기회라 불러왔습니다만..
나무랑님 말씀 듣고보니
회라 하기엔 조금 무리 있나요?..ㅎㅎ
아무튼 맛 디게 좋습니다.
인성이야 평소 봉사활동에
자연도 사랑 많이 하시는 나무랑님이
자타공인 훌륭한 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도 즐거운 하루되소서...!
한 세상을 살아오며
진정한 큰 바위 얼굴같은 분을
만나기 힘든데,
바로 앞에 있었군요.
가을님께도
영광이고,
친구가 큰 바위 얼굴 같다는 생각을 하게됐다는
글을 호돈의 큰 바위얼굴을 교과서 읽은 수십년 이후 처음이라 저 또한 행복합니다.
큰 바위 얼굴은
위대함의 상징이
아니라 겸손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시적 꼴뚜기라는
별명을 가졌던 친구는
분명 큰 바위 얼굴이실 겁니다.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겸손의 미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언젠가 정주영회장이
소련갔다 오면서 비행기 트랩 내리는데..
입고 있는 바바리코트가 아주 남루해 보이는데..
그걸 그분이 입었다하니 달리 보이고.. 멋있어 보이고 ..그렇더군요
마찬가지로 겸손도 힘있는자..많이 배운자가 "겸손"을 장착하고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거 같습니다.
다른 이야깁니다만
아인슈타인이 말한거처럼
지식도 현학적이지 않고 쉽게 설명할 수 있을때
더욱 가치 있어 보이고요...
오늘도 혜전2님의 성의 있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