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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고양이는세계의주인이다
아주 예전에 썼던 XX컴퍼니라는 나폴리탄 시리즈의 프리퀄이야!!
2019년에 썼는데 아직까지 댓글 달아주는 여시들이 있어서.. 조금 써뒀던 것을 갖고 왔는데
링크를 달아둘테니 혹시 관심이 있는 여시는 읽어주시면 더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당
(안 읽어도 이해하는데는 상관 없어!!)
신입 사원 여러분께 XX컴퍼니에서 생활 지침을 안내 드립니다. (1)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1931
[보고] XX컴퍼니 10층 경영기획팀 사건 관련 (2)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1940
도와주세요, 회사에 갇혔습니다. 회사명은 XX컴퍼니입니다. (3)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1964
XX컴퍼니의 승진 대상자에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4)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005
XX컴퍼니에서의 어떤 하루 (5)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019
XX컴퍼니를 제보합니다. (6)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059
XX컴퍼니의 승진 대상자 축하 파티 연설 (7)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124
XX컴퍼니의 우수사원 (8)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189
XX컴퍼니 내의 불온한 움직임 (9)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233
XX컴퍼니에 찾아온 행복 (10)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281
XX컴퍼니 (설정집 & 외전) (11)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8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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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는 냉장고 속에서 기어 나왔다.
우리는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웃음이 흘러 나오고 따뜻하고 아늑한 곳은 우리에게 늘 징그러웠다.
냉장고 속은 차갑고, 그리고 방심하는 사람들이 곧잘 접근하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를 좋아했다.
같이 공간을 나누어 쓴다고 해도 고작 인간들이 먹는 웃긴 음식 따위다.
음식은 말을 할 수 없고, 조용하다. 그래서 우리는 괜찮았다.
우리의 음식들은 말을 한다는 것이 조금 성가셨을 뿐이다.
“엄마, 우리 학교에 좀 이상한 친구가 있어.”
“응 그래? 어떻게 이상한데?”
“말을 잘 못 하는 거 같아. 그리고 표정도 좀 어둡고 웃는 것도 못 봤고. 옷도 좀 허름하게 입고 그래.”
여자는 따뜻하게 웃으면서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쪼그려 앉았다.
필시 학원에 조금 모자란, 가정 환경이 불우한 아이가 다니고 있는 것이리라.
자못 자기 자신이 TV 동화에 나오는 따뜻한 엄마가 된 듯한 생각에 잠기며 그녀는 말했다.
“그래, 친구가 좀 안 좋은 일이 있나보다. 우리 애기가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주면 어떨까?”
“나는 걔가 싫은데도?”
“다들 그 애를 싫어하니?”
“응, 걔가 좀 이상해. 학교에 잘 다니는지도 모르겠고 친구들끼리 노는데 꼭 고개 숙이고 낀다니까.
아무 말도 안 해. 근데 말을 가끔은 한다? 그러면 애들이 했던 말을 따라해. 기분 나빠서 몇 대 누가 때린 적도 있어.
근데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안 해. 진짜 세게 맞았는데. 근데 걔, 이상하게 좀 기분이 나빠. 계속 왜 따라다닐까?”
“저런... 얼마나 같이 놀고 싶으면 그러겠어. 안 되겠다, 그 친구 집에 한 번 초대할래?”
순간 아이는 고개를 번쩍 들며 외쳤다.
“싫어!!!!!!”
이상하게 강경한 반응에 여자는 다소 놀랐으나, 아이의 호불호려니 여기고 불쾌해졌다.
불쌍한 친구랑 같이 놀아주면 뭐가 어떻다고 저렇게 나온단 말인가. 요새 애들이란 참.
“얘, 뭐가 그렇게 싫어. 그냥 데리고 와봐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게.
너 친구 골라 사귀는 거 아니야, 걔는 얼마나 외롭겠니? 우리 애기 그렇게 맘이 나쁜 앤지 몰랐는데.”
“나는 걔가 싫단 말이야. 무섭다구!”
“뭐가 무서워, 친군데? 무서울 것도 많다.”
여자는 금세 기분이 안 좋아져서 무릎을 펴고 일어났다.
안 그래도 남편이 직장 동료 아들이 학교에서 착한 아이 상을 받았네 뭐네, 동료가 자랑하더라며
우리 애도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은근히 말하는 통에 신경 쓰여 오던 차였는데, 좋은 기횐데 말이다.
“아무튼 데리고 와 알겠지? 꼭이다!”
여자가 몸을 일으켜 복도 끝으로 걸어가자, 아이는 조용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손을 달달 떨기 시작하며, 손톱을 짓씹었다. 끝내 손 끝에 피가 배일 때까지.
괜히, 괜히, 괜히.. 내가 괜히. 괜히 말했어, 괜히.. 괜히.
3일 뒤.
비가 내리는 어느 오후, 인터폰이 울리자 여자는 반갑게 문을 열었다.
모든 게 잘 준비된 하루다. 떡볶이도, 볶음밥도,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간식까지.
집 청소도 잘 했고, 학교 친구 엄마들도 몇 명 초대했다. 그래야 우리 아이가 이렇게 착한 걸 알고 소문내지.
아이 뒤에 그 애가 있었다. 역시 말대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허름한 옷을 입고 빈 손이었다.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여자는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말을 걸었다.
“어머 어서와, 말은 많이 들었단다. 네 이름이..?”
“....”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구나? 괜찮아, 이름이 뭐야?”
여자는 아들에게 눈짓했다. 얘는 또 왜 이리 표정이 안 좋담. 반겨서 같이 놀아야지.
뒤에 엄마들이 식탁에 앉아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을 게 분명하단 말이다.
“..제 이름은 XX예요.”
“야! 그건 내 이름이잖아!”
그 애가 고개를 숙인 채로 낮게 이야기한 이름은 아들의 이름과 같았다.
아들은 바로 날카로운 목소리로 몸을 돌리며 그 애에게 소리를 질렀다.
“이름이 똑 같구나 우리 XX랑! 더 친하게 지내면 되겠다. 꼭 형제같다 그치?”
여자는 애써 활짝 웃었다.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애가 왜 이럴까.
아이와 그 애 둘 다 신발을 벗고 손을 씻은 뒤 아이 방에 차려둔 작은 식탁으로 안내했다.
“그럼, 둘이 잘 놀아.”
여자는 방문을 닫으며 활짝 웃어주었다.
아이를 힐끗 바라보았을 때, 여자는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그 때 아이의 표정을 여자는 평생 잊지 못 했다.
어린 아이에게 닥친 최고의 공포를 맞닥뜨린, 하지만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를 모르는 그 표정.
그때는 그냥 낯설어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애써 그렇게 생각했다. 맘 한 구석이 선뜻해져 왔는데도....
학교 엄마들이 모여 앉은 식탁으로 우아하게 걸어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아니-글쎄, 학교에 좀 소외되는 애가 있나봐.말수도 없고. 굳이 데려와서 같이 놀겠다네. 애가 착해,
라는 말을 하며 차를 한 잔 들이키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근데 XX엄마, 애들 진짜 조용하게 논다. 뭐 말썽 피운 거 아냐?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어?”
“그러게, 남자애 둘이 뭐 책이라도 읽나. 조용하게 노네.”
“그런가? 한 번 감시하러 가야겠다 요 녀석들.”
“아들 둘 키우면 조용하면 의심간다니까, 또 무슨 말썽 피우나 하고.”
맞장구 치며 웃는 엄마들을 뒤로 하고 여자는 아이 방까지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이제 소곤소곤 떠드는 소리라도 들려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약간 서늘한 기분이 드는 것을 느끼며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빠른 손놀림으로 방문을 열었다.
“너네 뭐하고 놀고 있..”
“이야기해 보세요. 이야기를 하셔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겨내고 싶지 않아요.”
선반에는 유명한 정신과 학회의 상패들이 놓여 있었다.
편안한 소파와 두꺼운 책들이 꽂힌 고급스러운 책장, 최대한 부드러운 색감의 오브제들로 장식된 상담실.
의사는 여자 가까이로 조금 더 의자를 당겨 앉았다. 여자는 소파 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렇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 건 좋지 않아요.”
“그 무엇도 좋을 필요 없어요.”
여자는 까다로운 환자였다. 상담을 거부하고, 집에 틀어박혀 아무데도 가려고 하지 않았다.
남편과 가족의 설득, 협박에 못 이겨 이 자리까지는 오지만 와도 아무 이야기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의 아이는 사라졌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거의 불가사의한 사건이다.
증인들은 전부 2명의 아이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2명 모두 사라졌다. 정확히는, 1명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이 아이가, 자기와 같은 크기의 아이를 없앨 수 있었을까?
그럼 그 없어진 아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 어른 공범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경찰은 일단 수사 중이다.
그리하여 아이를 잃고 절망에 잠긴 이 여자의 입을 열기 위해 많은 수단이 동원되었다.
그 방문을 열었을 때 무엇을 봤습니까? 여자는 이상한 말을 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탓이겠지.
자신의 아들이 먹혔다는 말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수많은 의사들이 이 여자를 거쳐갔다.
심리적 외상 탓에 그러는 것이라고는 했지만, 글쎄, 나는 다르다.
“어머니. 저는 어머니가 진술하신 것을 믿습니다.”
소파에 앉은 여자가 천천히 의사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평평했다.
다음 말 한 마디에 저 눈이 영원히 닫힐 수도 있다는 걸 오랜 경험으로 의사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 입이 찢어지는 사람을 보신거죠?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믿어요.”
순간 여자가 소파에서 튕겨지듯이 일어나, 의사의 발치까지 기어와 무릎을 꿇었다.
여자는 덜덜덜 떨면서 의사의 무릎에 얼굴을 거의 파묻다시피 하며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 선생님 아시는군요. 아시는군요! 아시죠, 어떤 새끼인지 아시죠.
그 새끼가 우리 애를 먹었어요. 우리 애가 이상한 애라고 했는데 제가 데려오라고 했어요,
우리 애 살아 있을 수도 있을까요? 어떡해요? 하지만 그 새끼가 우리 애를 먹었어요. 제가 봤어요.
우리 애가 손가락을 잘근잘근 잘 씹어요. 근데 그 손가락이요, 그 손가락이요.......”
“어머니 잠시만요. 이렇게 흥분하시면은 안 돼요. 잠깐 소파에 다시 앉아 보실까요?
네, 네네 저 소파예요. 저희 이야기 할 시간 많아요. 괜찮아요. 잠깐만 앉아 보세요.”
여자는 벌벌 떨며 소파에 구겨지듯 앉았다. 간절한 눈으로 의사의 입만 바라봤다.
의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어른을 봤습니다. 예전에 누군가를 치료한 적이 있거든요.
회사에서 사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더라구요. 자기가 미쳐가는 것 같다고 해요.
누군가가 자꾸 책상 밑을 기어다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웃는 걸 봤대요.
입을 진짜 크게 벌리고 웃더라고 하는데,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네, 네 맞아요 그거 사람 아닌 거 같아요. 맞아요 선생님, 맞아요!
그 새끼 너무 무서워요. 우리 애기 미안해서 어떡하나, 내가.. 내가 데려오라고 했어요.
내가.. 근데 아무도 내 말 안 믿어요. 그냥 안쓰럽대 나보고. 내가 범인을 보고 스트레스로 착각하는거래.
아니예요. 입이.. 입이 귀 밑까지 바로 찢어졌어요. 근데 입이 너무 큰거야.. 우리 애기를 막..”
갑자기 여자는 이상하게 차분해졌다.
그러더니 의사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선생님, 그 환자분은 어떻게 되었어요?”
의사는 여자의 눈을 마주보았다.
여자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정말 영영 돌아오지 못 할 것이라는 것,
그녀가 정말 미치지 않고 현실을 보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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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헉이시리즈 진짜 재밌게읽었었는데!!!! 그 존재들이 세상밖으로 나왔구만
정주행하고옴 와 진짜 재밌다
의사선생이 입을크게 벌린건가,,!
아 ㅁㅊ 너무너무너무 좋아!!!!!! 이 시리즈 진짜 좋아서 생각날 때마다 정주행하는데 진짜 짱
으아악 너무 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하는말만 똑같이 따라한거구나ㄷㄷ
최고ㅠㅠㅠㅠㅠㅠ
우아 시리즈 다보러가야지!!!
와 어린 '그' 인가본데 어떻게 태어나는?생성되는? 걸까 그는..
와 이 시리즈 진짜 오랜이다!!! 또 정주행 하러 가야겠다 ㅎㅎㅎ 잘 읽었어!
그 다른 상담자도 돌아오지 못했다는걸 눈빛만보고 깨달은건가..? 흠
Xx컴퍼니 완전 재밌게 봤는데 또 올려줘서 고마웡 여시
시리즈 정독하러 가야쥐
하악 이걸로 오전 월루 했어 존잼이다,,, 홍콩방 러버인데 이걸 안봤엇다니..예전에 나중에 읽어야지~하고 안봤었나봐 ㅋㅋㅋ 내가 긴 글 잘 못읽는데 진짜 개잼이야 ㅠㅠ
다 읽고나서 다시보니 새롭네 컴퍼니 직원이 저 의사랑 상담했어서 알아본거구나 ㅠㅠ
전편 정주행하고 왔습니다… 몰입력 개쩔어 진짜 재밋게봣서요… 진짜 책으로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구 여시 작가해야하는거 아니냐구… 한 편 한 편 댓 못달아서 미안할정도로 증말 다 쟈밌게 잘봤서…
와 미쳤다 나 이거 너무 좋아했는데 여샤 천재만재다ㅜㅜ
진짜 재밌가.... 충격 그잡채
진짜 재밌다 완전 몰입해서 봤어 '그'는 생각보다 여기저기에 많구나 고마워 잘 읽었어
넘 잘 봤다 전에 읽었는데도 또 새로웠어 고마워!!!! 여시 진짜 글 잘 쓴다
이거진짜 갓띵작....여시글 홍콩방 공지로 띄워야돼 이거 안읽은 홍시없어야한다고ㅠㅠㅠ진쩌 존잼이고 졸ㄹㄹㄹㄹㄹㄹ라무서움
의사도 그것인거지.....? 맞지.. 와 이거 진짜 좋아했는데 다시봐도 역대급이다
존..잼...대유잼..
와 진짜미챴다 홀린듯이읽엇어
세상에 프리퀄이있었다니ㅠㅠㅠㅠㅠ하 애기 불쌍해서 어떡해.. 여전히 존잼이다 ㅠㅠㅠ
헐 ㅠ 엄마도 의사한테 잡아먹힌거 맞지???
뭐야 ㅜㅜㅜㅜ 의사도 그인건가????
프리퀄 있다길래 헐레벌떡 달려왔다... 무사와요 무사와요....
너무 재밌어ㅠㅠㅠㅠ
너무 잘 썼다… 진짜 잼써ㅠㅠ
이놈이 언제부터 이렇게 사회를 잠식하고 있던 거야 ㅠㅠㅠ
의사가 그인가보네
와 너무 재밌어 기다렸어 여샤!!!!
하 너무 재밌다..
애가싫다는데 지가왜고집을피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