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동반 최고 성적' 수원FC 새 역사 쓴 최순호 단장 11210213 스포츠조선

[HyunKy]

"남자 팀 상위 스플릿 진출? 김은중 감독이니까 해 낸것

'가난한 아빠'의 차마 말 못한 우승 꿈 여자 팀이 이뤄줘"

'누군가가 긴 안목으로 준비한 일의 열매를 내가 딴 것이다.'

수원FC 최순호 단장이 지난 16일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성대하게 펼쳐진 수원FC위민의 우승 팬 페스타 현장에서

겸손하게 말했다.

올 시즌 수월FC는 일찌감치 '윗물행'을 확정지었고, 수원FC위민은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리그 우승팀 '화천KSPO를 꺾고

14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남녀 동반 최고 성적, 지난해 1월 수원FC 현장 수장에 취임한 최 단장은 하루아침의 성과가 아님을 강조했다.

'앞선 누군가가 노력한 덕에 내게 복이 온 것이다.

행정은 긴 호흡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오늘 당장 내가 열매를 못 따더라도 흣날 누군가 따면 된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성과의 75%는 먼저 걸어간 분들이 준비한 것, 25%는 운이 작용한 것이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앞으로 올 이들을 위한 75%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FC의 윗물 '김은중이나까 해낸 일'

최 단장은 '상위 스플릿은 김은중 감독의 능력, 김은중이니까 해낸 것'이라고 했다.

프로 무대는 처음인 김 감독을 믿고 쓴 최 단장은 '내가 생각한 그대로'라고 평했다.

'김 감독은 묵묵하고 반듯하다.

가는 길이 반듯하기 때문에 축구도 반듯할 것으로 봤다.

군더더기가 없고 단단하다.

그 인상 그대로의 축구를 했다'고 돌아봤다.

'사실 내 계획은 강등 걱정 없는 7~9위였다.

김 김독이 그 이상을 해줬다.

이젠 내가 김 감독의 계획에 맞춰야 한다'며 웃었다.

'김운중호'에게 '상위 스플릿'은 디폴트 값(자동설정 값)이 됐다.

최 단장을 '상위 스플릿에 꾸준히 드는 팀이 돼야한다'면서 '난 모든 걸 장기적으로 본다.

단계적인 계획을 갖고 꾸준히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순준호를 영입한 후 계약해지한 일은 K리그 최대 이슈였다.

6월 영입 때만 해도 '중국서 고초를 겪고 왔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무죄 추정의 원칙, 애제자에 대한 믿음으로 영입을 결정했고,

계약서에 입단 전의 일로 선수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경우 계약 해지를 협의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9월 문제 발생 후 계약을 해지했다.

손준호에게 들어간 돈은 총 2억4000만원, 손준호가 뛴 12경기에서 승점 21점을 얻었다.

최 단장은 '행정하면서 잘된 부분, 놓친 부분, 안 된 부분을 늘 메모하고 되돌아본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으로 많은 이들의 윤리, 도덕, 인식이 다 다를 수 있다는 점,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대중과 펜들을 상대하는 프로구단으로서 신중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수원FC 위민의 우승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가난한 아빠 마음'

최 단장은 수원FC위민 우승에 대해 '상상도 못했다.

내가 있을 때 14년 만의 우승이라니 정망 운이 좋다'며 웃었다.

'박길영 감독은 여자선수 관리법을 안다.

소통을 잘하는 감독이고,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감독'이라고 평했다.

'화천은 파워풀하고, 우리는 아기자기하다.

올 시즌 화천을 상대로 내내 밀렸다가 결정적일 때 승리했다.

플레이 오프, 챔프전, 일주일에 3경기를 하는 가운데 컨디션 조절을 잘 했다.

기세를 탔다'며 우승 요인을 분석했다.

최 단장은 수원시와 함께 우승상금 7000만원을 전달했고, 첫 동계 해외전훈도 약속했다.

최 단장은 여자축구를 향한 '가난한 아빠의 마음'을 고백했다.

'자식이 공부를 잘해서 서울로 유학을 보냈고, 외국 유학까지 간다는데...더 잘 두시바라지 못해주는 아빠의 마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가난한 아빠도 굼은 있었다'는 말을 선수들이 이뤄졌다'고 했다.

운 좋은 한 해였다.

앞으로도 수원의 미래를 위해 할 일을 하겠다.

그 안에서 잘 소통하는 것이 내일'이라고 했다.

레전드 축구이지만 최 단장은 감독의 일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라커룸과는 철저히 거리를 둔다.

최 단장은 '작년 강등 위기 때 선수들에게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가 담긴 편지를 라커룸에 보낸 적이 있다'고 했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수원FC위민 챔피언 모자를 쓴 최 단장은 '축구는 담쟁이와 똑같다.

함께 올라가야 한다.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영지 글로벌축구콘텐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