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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에 치이고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도 살짝 안 좋았어서 매년 올리던 드래프트 리뷰가 늦었네요. 너무 늦어서 올릴까 말까 고민도 했는데 오늘부터 시작되는 컵대회에서 출전하는 신인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주목해보고자 리뷰를 적어보았습니다.
프로무대라는 꿈의 무대에 새롭게 데뷔하는 선수들은 축하하고 앞으로 더 빛나는 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두서없이 적다보니 평어체로 글을 적은 점은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소에 올리던 드래프트 리뷰보다는 내용이 좀 부실하네요...)
1. 수원 KT 소닉붐
1라운드 1픽 : 문정현 (고려대 / 포워드 / 194cm)
2라운드 10픽 : 이두호 (단국대 / 포워드 / 190.5cm)
2년 연속 2픽에 이어서 1픽이라는 행운을 얻은 수원 KT 소닉붐. 드래프트 날까지 심사숙고하며 고민한 끝에 선택한 1픽은 고려대학교 문정현이었다. 사실 KT의 로스터 구성상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2번, 슈팅가드 포지션이었다. 그래서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연세대 유기상이 니즈 상에서는 잘 어울리는 픽이었을 수 있으나 결국 가장 안전한 선택인 문정현을 지명하였다.
문정현은 흔히 말하는 '농구를 알고 하는' 스타일의 선수이다. 공격시에는 컨트롤 타워에서 하프코트를 조율하며, 골밑에 자리잡은 선수에게 엔트리 패스나 반대쪽에서 커팅해오는 선수에게 찔러주는 패스 센스가 좋으며, 핸들링 능력이 준수하여 상대의 수비의 균열을 보고 돌파나 포스트업을 통한 득점 메이킹 능력에 능한 선수이다. 조금 둔하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퍼러미터 수비에서 사이드 스탭을 끈질기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마디로 육각형의 다재다능한 선수. 허훈이 벤치로만 가면 코트 위에서 공격 전개가 매우 빡빡했던 KT에게는 공격의 혈을 뚫는 시발점이 될 조각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혹은 문정현이 게임 리딩을 맡고 허훈에게 공격에만 몰두하게 하는 세팅도 가능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점이 바로 슈팅이다. 아무리 좋은 리딩과 시야, 패싱 능력을 지녔더라도 슈팅 능력이 부족하다면 프로에서 상대적으로 수비하기가 수월해 진다. 떨어져서 수비하면 그만이기 때문. 대학 4학년을 통틀어서 3점슛 성공률이 26.5% (26/98)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외곽슛의 메리트가 떨어지는 편이다. 다재다능한 포워드가 능력을 만개 하기 위해선 외곽슛은 물론이고 퍼러미터에서 점퍼 능력이 필수인 시대이다. KT가 과연 얼마나 슈팅을 교정 시켜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라운드의 지명된 이두호는 문정현의 아쉬운 점인 슈팅 능력을 갖춘 3&D 포워드 자원이다. 나성호와 함께 조재우가 졸업한 단국대의 골밑을 고군분투하며 지키면서 공격에서는 부지러한 움직임으로 돌파를 노리거나 아니면 상대 빅맨을 끌어내는 스트래치 형 빅맨의 역할을 맡았다. 스스로 공격 메이킹을 만드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로스터 조합에서 필요한 허슬과 박스아웃 그리고 쏠쏠한 외곽 능력을 갖췄다. 허훈의 돌파를 시작으로 파생되는 KT의 다체로운 공격 루트에서 외곽 한자리를 차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포워드 자원이다. 다만 여름 대회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실질적인 게임 투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부상만 없었다면 조금 더 일찍 지명될 가능성도 있던 선수이다.
전체적으로 순리적인 선택과 2라운드에서는 남아있던 선수 중에서 현재 KT에 취약점인 포워드진을 추가로 보충하는 좋은 선택을 하였다. 놀랍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나지도 않은 KT의 드래프트였다. 사실 문정현을 지명할 줄 알았다면 슈팅 능력이 좀 더 뛰어난 양홍석을 붙잡는게 좋을 수도 있었을텐데... 드래프트를 예상하고 FA시장을 뛰어들 수는 없으니...
2.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1라운드 2픽 : 박무빈 (고려대 / 가드 / 184.4cm)
2라운드 9픽 : 박상우 (건국대 / 포워드 / 191.8cm)
플레이오프 진출임에도 2픽이라는 행운을 얻는 현대모비스의 선택은 박무빈이었다. 아바리엔토스의 갑작스러운 이적과 김동준의 입대 그리고 서명진의 병역 이행이 얼마 남지 않았던 가운데서 가드 자원이 추가 보강을 필요한 사항이었다. 작년 김태완을 지명하긴 하였지만 직선적인 플레이와 맨투맨 수비에 강점이 있는 김태완 보다는 박무빈은 코트 전방위 적으로 공격 능력을 뽐낼 수 있는 폭발적인 듀얼가드이다. 좋은 핸들링과 준수한 스피드와 피지컬을 통한 돌파 이후 골밑 반경 이내에서 마무리나 미드레인지 점퍼 능력도 좋고 4학년에 올라와서는 외곽슛마저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공률을 15% 가까이 끌어올리며 외곽슛도 갖추었다. 상대입장에선 붙으면 돌파를 떨어지면 고효율의 외곽포를 던지니 수비하기에 골치가 아플 가드 자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급하게 공격이 몰리다보면 순간적으로 수비가 몰려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어려운 선택을 고집하거나 시야가 좁아지는 측면이있다. 동료를 조금 더 살리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2라운드에 지명하는 건국대 박상우는 전형적인 3&D 형 건실한 블루워커 포워드이다. 건국대의 대학리그 2022 시즌 플레이오프 돌풍에서 숨은 공헌을 한 선수이다.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리바운드참여가 눈에 띄는 선수인데, 지난 시즌에는 어느정도 영점이 잡히고 프레디가 공격이 몰렸을때 백지웅(현 소노)와 함께 외곽에서 힘을 보태주었던 선수인데 이번시즌에는 3점슛이 10%로 뚝 떨어졌다. 핸들링이 좋은 선수가 아니고 본인이 볼을 잡고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슛 성공률을 높일 필요가 매우 필요하다.
3. 창원 LG 세이커스
1라운드 3픽 : 유기상 (연세대 / 가드, 포워드 / 188cm)
2라운드 8픽 : 이강현 (중앙대 / 센터 / 198.1cm)
이번 드래프트의 단연 승자인 LG이다. 지난 시즌 성적과 함께 신인 드래프트 빅3 중 하나이자 팀 구성상 센터와 함께 가장 필요했던 슈팅가드 라인업을 보강하는데 성공하였다. 연세대 유기상은 어느 타이밍이든 몸의 밸런스를 잃지 않고 슛을 가져갈 수 있는 대학리그 최고의 슈터 중 하나이다. 스크린을 타고 나와 던지는 외곽슛이나 퍼러미터에서 공간을 만들어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 모두 우수하다. 신장은 애매하지만 긴 윙스펜을 이용하는 스틸과 맨투맨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아쉬운건 상대를 확실히 떨쳐낼만한 오프 더 볼 무브에서 그간 KBL 정상급 슈터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대신 자신에게 수비가 붙으면 역으로 돌파나 주변의 동료를 살려주는 역발상의 플레이를 펼치긴 하지만 슈터라는 점을 감안할 때는 조금 더 움직임에 분발이 필요하다. 슈터로만 온전히 활동했던 저학년때에 비해 3학년이나 졸업반 초기에는 가드진이 우르르 부상을 당하며 본인 농구 인생에 생각지도 못했던 메인 핸들러를 맡아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썩 훌륭하지 못했다. LG에서 연세대 단짝이었던 양준석과의 재회가 유기상에겐 반갑지 않을까 싶다.
2라운드에 지명한 이강현은 좀 기대치 보다 많이 미끄러진 선수이다. 필자도 너무 떨어진게 의아하여 주변 지인에게 알아보니 센터를 보기엔 애매한 사이즈 포워드로 가기엔 애매한 스피드와 슈팅 능력이 발목을 잡았다고 하는데, 주변의 평가보다는 슈팅 터치를 굉장히 부드러운 선수이다. 3점을 안던져서 그렇지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킥 아웃으로 받아먹는 미드레인지 점퍼는 굉장히 준수하다. 하지만 몸싸움은 열심히 하지만 골밑에서 확실한 보드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감점 요인이 아닐까 싶은데 피지컬을 더 강화하고 슈팅 레인지를 늘린다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닐까 싶다. 안 좋은 일로 프로에서 커리어를 마감했던 옛 KT 박철호가 생각나는 선수.
4. 서울 삼성 썬더스
1라운드 4픽 : 조준희 (일반인 참가 / 가드 / 187.2cm)
2라운드 7픽 : 김근현 (일반인 참가, 성균관대 졸업 / 포워드 / 187.9cm)
드래프트 개최 이후 최초로 일반인 참가자만 둘을 뽑은 삼성이다. (물론 김근현은 성균관대 얼리에 한 번 실패하고 다시 도전한 선수라 온전한 일반인 선수로 보긴 힘들다) 탑3 내의 박무빈이나 유기상 같은 앞선의 해결사 역할의 선수가 절실했던 삼성이지만 구슬은 그들에게 4픽을 선사했다. 그런 삼성에게 안정적인 신주영보다 조준희의 선택은 시도해볼 만한 선택이자 필연적인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삼성의 로스터 구성상 더 이상의 빅맨 자원은 너무나 중복 투자였다. 대학리그에서 앞으로 2~3년간 빅맨 자원이 애매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삼성의 장신 자원들은 너무 많다. 김시래와 이정현은 이제 더 노쇠화되었고, 지난 시즌 놀라운 스텝업을 보여준 이호현은 FA로 이적했으며 음주 운전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김진영은 옛날의 그 유망주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필자는 조준희란 선수를 영상으로 살펴보거나 주변의 평가를 들어본게 전부이다. 그래서 다른 대학리그 선수들과 달리 뭔가 필자만의 기준을 내리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영상이나 주변 의견이나 공통적으로 나오는 부분은 '부드러운 핸드링 리듬'과 '과감하게 올라가는 슈팅 능력' 이었다. 삼성의 선수들에게 가장 부족한 필요할 때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이다. 물론 익히 알려진 좋은 피지컬이나 운동 능력도 주목해야 될 부분이지만, 이정현을 제외하면 4쿼터에 믿을 만한 디시전 메이커가 없는 삼성에게 필요한 자원인 조준희이다. 다만 영상으로 봤을때도 수비 시에 자세가 높고 KBL 특유의 조직적인 지역방어나 트랩에 대해서 적응이 더 필요해 보인다.
2라운드에서 선택한 김근현은 지난 시즌 대학리그 최고의 슈터 중 한명이었다. 필자도 2라운드 쯤에 무난히 뽑히지 않을까 했는데 애매한 신장과 운동능력 때문인지 패스끝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슈팅을 가져갈때 밸런스가 잘 흐트러 지지 않으며, 스크린을 타고 돌아와서 찬스를 잡는 움직임이 좋다. 보조 핸들러로서는 기대를 크게 하기는 힘들고 사이즈에 오는 수비의 상대적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2-3번 로스터에서 믿을만한 슈터가 이정현, 신동혁 이외에 찾기 힘든 삼성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자 선수 본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5.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1라운드 5픽 : 신주영 (고려대 / 센터 / 199.4cm)
2라운드 6픽 : 김태호 (상명대 / 가드 / 187.3cm)
가장 많은 확률의 공을 가진 네 팀 중 하나였음에도 로터리에서 밀려난 한국가스공사. 원했던 빅3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5픽에서 필요한 부분을 잘 긁은 드래프트 였다. 강상재 트레이드, 정효근의 FA 이적으로 인해서 장신 선수 로스터 층이 얇아졌고 주전으로 낙점한 이대헌도 잔부상이 많은 타입이라, 급하게 KT에서 김동량을 트레이드로 수혈하기 까지한 한국가스공사였다. 그런 한국가스공사에게 이번 드래프트 장신 자원 중 최고의 운동능력을 발휘하는 신주영은 가뭄의 단비 같은 지명이었을 것이다. 높이, 탄력, 신장 대비 스피드 피지컬 적인 면에는 돋보이고 많이 던지지는 않았지만 슈팅에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센터 자원인 신주영. 고교 때 기대치에 비해서 고려대에 진학 후에는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많은 경기를 출장하지는 못하였다. 좋게 보면 가능성이 많은 원석이지만 나쁘게 보면 아직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달릴 줄도 알고 슈팅 가능성도 지녔지만 같은 팀 선배인 이대헌이나 김동량에 비해서는 가드와의 2대2 연계 플레이나 골밑에서 스킬셋 등 아직 키워야 될 부분들이 많다. 다만, 앞으로 2~3간 드래프트가 얼리 드래프트 자원이 속출하지 않는 이상 신주영만한 빅맨 자원이 드물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 입장에선 미래에 대한 투자로서 괜찮은 선택이었다.
2라운드에 뽑힌 상명대 김태호는 단국대에서 신인왕을 받고 얼리 드래프트를 도전했다가 실패한 후 상명대에서 재기를 노린 선수이다. 단국대에서 당시 장신 가드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치를 높였지만 확실한 슈팅 능력의 부제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상명대에서도 보조 핸들러이자 시야와 리딩을 갖춘 모습을 보이고 장신 자원이 부족한 상명대에서 고군분투하며 리바운드 가담이나 박스아웃에서도 힘을 보태었다. 슈팅 능력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동 포지션 대비 좋은 사이즈를 이용한 보조 핸들러로서의 가능성을 보였기에 사이즈 좋은 가드진이 부족한 한국가스공사의 선택을 받았다. 슈팅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공격 능력이 강한 듀얼가드인 김낙현이나 염유성 옆에서 왓슨 같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6. 부산 KCC 이지스
1라운드 6픽 : 이주영 (중앙대 / 가드 / 181.4cm)
2라운드 5픽 : 정배권 (성균관대 / 가드 / 183.9cm)
작년 송동훈에 이어서 2년 연속 단신이지만 핸들러이자 디지선 메이킹 능력에서의 가능성을 갖은 선수를 지명한 KCC이다. 작년 성균관대 송동훈이 빠른 스피드와 능숙한 핸들링을 통한 돌파와 상대의 타이밍을 뺃는 마무리 능력 그리고 같이 달리는 동료들을 살리는데 능했다면 이주영은 하프 코트 전방위 적으로 슈팅 능력을 통해서 메이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이다. 폭발력있고 기회만 있으면 과감하게 올라가는 외곽슛은 물론이고 드리볼 돌파 이후 미드레인지 점퍼나 상대를 달고 올라가는 레이업이나 플로터 마무리를 통해서 활로를 열기도 하였다. 중앙대 재학 시절 동안 준수한 빅맨 선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빅맨을 활용한 투맨 게임에 있어서도 경험이 꽤나 쌓였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아무래도 볼을 오래 잡아야 효율이 나는 선수인 만큼 볼 소유가 줄었을 때의 플레이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정통 포인트가드라 보다는 그간 대학무대에서 많이 쏟아졌던 단신 슈팅가드, 듀얼가드에 가까운 자원이다. 2번으로 기용을 한다면 더 어울리겠지만 수비에서 매치업에서 아쉬움이 있다. 여러모로 2012년 드래프트에 KCC에 로터리 마지막으로 깜짝 지명된 박경상이 꽤나 생각나는 선수이다.
2라운드에 지명된 정배권은 굳은 일에 능한 3&D 가드 자원이다. 성균관대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성균관대 특유의 압박 수비에 공헌하기는 했으나, 같은 대학에서 비슷한 롤로 활동한 지난 드래프트 안세영(한국가스공사)에 비해선 외곽 슛 능력이나 피지컬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KCC에 필요한 빅맨 자원이 지명이 가능했음에도 패스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된다.
7. 원주 DB 프로미
1라운드 7픽 : 박승재 (동국대 / 가드 / 178.3cm)
2라운드 4픽 : 최승빈 (건국대 / 포워드 / 191.5cm)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많은 확률을 지녔음에도 로터리 밖으로 쫓겨난 원주 DB. 빅 3 선수 중 어떤 선수가 와도 환영인 상황이었지만 아쉽게도 차선의 선택을 해야했다. 7픽이라는 다소 애매한 순위에서 지명한 선수는 동국대 박승재이다. 로스터 상에 가드진이 적지는 않은 DB이지만 막상 핸들러로서 확실한 기량을 발휘할 선수들이 적거나, 노쇠화된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납득이 가는 선택이었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드리볼 리듬이 좋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과 돌파 후 마무리 기술이 좋은 박승재이다. 순간적인 가속력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스크린을 활용한 돌파 후나 속공 전개 시에 주변 동료를 살려주는 패싱과 시야도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템포가 떨어지는 하프코트 시에서 경기를 리딩하는데 있어서는 조금 더 분발이 필요하다. 본인이 리듬과 템포를 올렸을때는 경기가 잘 풀리는 편이나 흐름을 잃었을때는 외곽슛에 영점에서 기복이 심하다는 점도 고쳐야될 점이다. 2대 2 플레이를 많이 시도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빅맨이 약한 동국대이다 보니 2대2의 완성도는 높지 않았다. 장단이 확실한 가드인만큼 평균 경기력을 높여야될 필요가 있다.
초록 유니폼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은 건국대 최승빈은 4번에 가까운 3.5번형 포워드 선수이다. 하이포스트에서 피딩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조환희를 대신해서 탑에서 볼을잡고 프레디와 하이로우 게임을 통해서 건국대의 공격을 풀어가기도 하였다. 신장은 애매하지만 좋은 윙스펜으로 리바운드에서 악착같은 모습을 보였고, 수비에서도 좋은 힘으로 버티는 수비에 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대학 무대에 같은 4번 포지션 보다는 3번의 위치에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조금은 투박한 슈팅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신장의 포워드 라인에 대비해서 스피드가 빠른 선수가 아니기에 수비에서 단점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점도 걸린다. 대학무대에서는 여러모로 최고의 스타였지만 원주의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포지션 컨버젼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8.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1라운드 8픽 : 박종하 (성균관대 / 가드 / 184.3cm)
2라운드 3픽 : 민기남 (성균관대 / 가드 / 172cm)
선수를 볼 때 확실한 강점 하나를 보고 지명을 하는 건가하고 생각이들었던 소노의 창단 첫 드래프트. 8순위라는 애매한 순위에서 김승기 감독의 첫 선택은 성균관대 슈터 박종하였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유기상을 제외하면 코트 전방위에서 슈팅을 가져갈 수 있는 슈터 자원인 박종하. 가드의 돌파 후 킥 아웃해주는 패스를 받는 캐치 앤 슛이나, 드리볼 돌파 후 미드레인지 점퍼 등 슈팅으로 가져 갈 수 있는 공격 옵션을 확실히 갖춘 선수이다. 때론 과감히 슈팅을 가져가야할 때 놓치거나 돌파를 통한 메이드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보이지만, 슈팅 능력을 보았을 때는 소노의 색깔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선수이다. 압박 수비가 강점인 성균관대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활동량을 보이긴 했으나 신장 대비 스피드가 썩 좋은 선수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맨투맨 수비에서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팀 선배인 김강선을 롤모델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한 생각이 들기도하는 선수.
박종하가 슈팅에 초점을 맞추고 지명을 했다면 2라운드에 지명한 민기남은 스피드에 초점을 맞추고 지명한 선수이다. 가드가 그렇게 급하지 않았던 소노가 굳이 지명을 해야 됐을까 싶었지만 (그리고 이 생각을 하고 난 며칠 후 소노는 전성환을 트레이드하면서 가드진 재편성에 들어갔다) 포워드 진의 김진유 같이 악착같이 상대를 물 수 있는 앞선 자원의 필요성을 생각하면 대학무대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민기남의 지명이 이해가 되었다. 민기남은 상대를 찰가머리 처럼 쫓아다니는 활동량과 밀착, 압박 수비에 능하고 속공에서 메이드 능력이 뛰어난 선수이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한데 좋은 스피드에 비해서 핸들링이 아주 탁월하지 않고 리딩이나 패싱에 있어서도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다. 스피드를 활용한 상대 에이스 가드 스토퍼라는 조커 카드 이상의 역할을 하고 싶다면 활동량 이외에도 강점이 하나 정도 이상은 더 필요하다. 신명호도 끝내 슈팅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때론 3번까지 수비가 가능한 기본적인 피지컬을 갖춘 선수였다.
9. 서울 SK 나이츠
1라운드 9픽 : 이경도 (단국대 / 가드 / 185.1cm)
2라운드 2픽 : 김건우 (연세대 / 센터 / 199.1cm)
하위 픽에서 알짜 같은 선수들을 알맞게 지명한 SK이다. 최준용과 최성원이 이적하고 양우섭이 노쇠화하며 핸들러 백업의 자리가 지난 시즌에 비해서 얇아진 가운데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정통 포인트가드에 가까운 이경도의 지명은 좋은 선택이었다. (드래프트 후에 SK는 소노와의 트레이드를 통해서 전성환을 영입하며 핸들러 진을 더 강화하였다) 하프 코트에서 전체적으로 경기를 조율하고 리딩하는데 능하고 드리볼 돌파 후 위크 사이드 동료를 봐주는 패스나 자유투 라인 부근에 접근해서 던지는 플로터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선수이다. 1번 포지션 대비 좋은 사이즈를 활용한 압박이나 스틸 능력도 준수한 선수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단점이 3점 외곽 능력인데, 이 분야에서 거의 낙제 판정을 받았던 퓨어 가드 KT 박지원보다는 슈팅을 올라가는데 주저함은 없다. 슈팅을 가져가는데 조금 굼뜨고 포물선이 낮다는 점이 있긴한데 여러 선수의 슈팅을 잘 교정해준 SK라면 잘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외곽 성공률을 30% 초반까지만 끌어올린다면 SK의 듀얼 가드진이나 포워드 진과 잘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틸픽이다.
2라운드에 지명한 김건우는 졸업반 시절에야 조금 빛을 본 선수이다. 연세대 입학 이후 저학년때부터 부상으로 출장보다 결장이 더 잦았던 선수다. 준수한 신장과 좋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한 보드 장악력과 박스아웃, 리바운드 능력이 좋고 골밑 범위 안에서 슈팅 컨테스트 능력도 갖추었다. 그러나 현대 빅맨이라면 필수의 덕목인 슈팅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크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보니 투맨 게임에서의 활약이 제한적이다. 오세근, 최부경을 제외한 SK의 백업 빅맨진들이 상대적으로 덜 터프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투지 있는 빅맨 김건우의 지명도 납득이 되는 선택이었다.
10.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즈
1라운드 10픽 : 나성호 (단국대 / 포워드 / 188.7cm)
2라운드 1픽 : 표승빈 (한양대 / 포워드 / 189.2cm)
FA 이적과 군 입대등으로 로스터의 빈자리가 꽤나 크고, 맨 마지막 선택지를 가진 정관장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였던 드래프트였다. 정관장이 선택한 두 포워드는 각자 뚜렷한 특성을 가진 포워드 자원이다. 단국대학교 나성호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동량을 지닌 3&D 자원이다. 다수 포진된 앞선의 가드진의 빠른 움직임을 가져가는 단국대에서 가드진의 돌파를 통해 파생된 패스를 외곽에서 받아먹는 준수한 슈팅 능력을 가졌으면서 수비에서는 퍼러미터에서 골밑까지 두루 굳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능력을 갖추었다. 리바운드 가담 움직임도 인상적인 선수이다. 다만 보조 핸들러로서 가능성을 기대하기가 힘들고 수비를 확실하게 떨칠만한 오프 더 볼 무브는 아쉬운 편이다. 박지훈, 최성원이라는 빠르고 패싱 능력을 갖춘 정관장에서 3&D 조각으로서 잘 맞는 조각이 될 수도 있다.
바로 뒷순에 뽑힌 한양대학교 표승빈은 3&D 쪽에 확실히 특화된 나성호와 달리 다재다능함이 돋보이는 육각형 타입의 선수이다. 볼을 다루는 능력을 갖추었으며 좋은 시야를 갖춰서 탑에서 리딩을 봐주거나 돌파 후에 파생되는 공격 루트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골밑 가까이에 다가가서 마무리 능력은 준수하나 외곽이나 드리볼 이후 점퍼 능력에 있어서는 보완이 많이 필요하다. 스피드가 느린 선수가 아니고 수비 능력도 무난하기 때문에 외곽을 보완할 수 있다면 2번 자리에서 보조 핸들러로서 가치를 발휘 할수 있는 선수이다.
첫댓글 이랗게 시즌이 또 시작되는걸 실감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이 글처럼 각 팀의 니즈가 훌륭하게 채워지는 드랩이기를 바랍니다.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신인들 기대가 참 많이 됩니다. 빅 3가 아닌 다른 선수들 또한 기량 향상으로
농구 인으로서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드래프트 후기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원석 양준석 선수 등이 얼리로 먼저 나오며 뎁스가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전반적이었는데 그래도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자원들은 나올 것 같네요
삼성의 과감한 선택이 재밌는 드래프트를 만든것 같습니다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 뽑힌 선수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거 같습니다
믿고보는 리뷰 잘읽었습니다. 드래프트 1,2라운드 일반인 참가자로 채운 것도 첫케이스고 1,2라운드 모두 혼혈로 채운 드랩도 이번이 첨이라 여러모로 재밌는 드랩이었어요. 다만 소노는... 박종하가 1라운드에 뽑을만한 선수긴하고 민기남의 픽을 예상을 했습니다만 두장다 그렇게 해서는 안됬었다는 생각이 계속 맴도네요.
기왕 뽑은거 잘했으면 하지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