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섭 / 단풍나무
[능숙함보다 한가로움이 좋다]
矜名 不羞逃名趣
(긍명 불수도명취)
練事 何如省事閑
(연사 하여생사한)
명예를 자랑함은
명예에서 달아나는 것보다도 못하고
일에 능숙한 것은
일을 줄여 한가로움보다도 못하다.
<채근담(菜根譚)>
[단풍나무]
글: 정관호
단풍나무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단풍나무를 알고보는 사람도 없다
가을에 붉게 물드는 것을 바라보며
곱다고 찬탄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 나무 저 나무를 두루 살피며
그 생김새를 챙기는 사람은 드물다
꼭 그래야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무 줄기를 만져보아도 다르고
이파리 생김새도 서로 다르고
열매도 조금씩은 각기 다른 것을
그것들을 시시콜콜 따지는 일이야
식물학자나 연구가들이 하는 바지만
최소한 조금씩 다르다는 것만은
알고 넘어가야 되는 일 아닐까
그것은 그 나무에 바치는 애정이고
그럼으로써 더 소중히 다루게 되고
역광에 반투명으로 비치는 아름다움을
자랑삼는 자부심의 발로일 터이다
우리들 저마다 고운 단풍을 기다리며
그 아름다움에 감사해 마지않을진대.
당단풍나무(Manshurian Fullmoon Maple)
학 명 : Acer pseudo-sieboldianum
꽃 말 : 상냥
원산지 : 한국
[꽃이야기]
단풍나무과의 낙엽활엽 교목
경남, 경북, 전남, 및 강원도 이북 지역의
산지에서 자라며, 흔히 북향의 산록과
계곡에서 자생합니다.
당(唐)단풍나무의 당(唐)은, 당나라라는
의미지만 그 외에도 뜻이 많습니다.
둑이나 제방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당단풍나무는 산속에도 많지만 대부분 개울가나
계곡부의 둑에 많습니다.
당단풍나무는 습기가 있는 곳을 좋아해서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하층이나 항상 습기를 머금고
있는 계곡부에 분포합니다. 그래서 둑이나 제방을
의미하는 당이 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풍나무과의 나무들은 공통점은
가을이면 붉은 색으로 단풍이 곱게 물들고,
꽃은 양성화로 암수 한 그루입니다.
차이점은 잎으로 구분합니다.
보통 5~7갈래로 갈라져 있고 잎 가장자리가
겹톱니 모양이면 단풍나무.
비슷한 모양이지만 9~11갈래로 갈라져 있다면
당단풍나무.
단풍나뭇잎보다 동그스름하고 11~14개로 갈라져
있으면 울릉도 특산인 섬단풍나무.
잎이 5갈래로 갈라져 있고 잎 가장자리가
매끈하면 고로쇠나무.
3갈래로 갈라지면 중국단풍, 신나무, 시닥나무
입니다.
당단풍나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을에
선홍색으로 물드는 단풍의 아름다움입니다.
당단풍과 모양이 거의 같으나 시과의 날개
끝이 좁은 것을 좁은단풍이라 하는데 이 두
단풍나무가 우리나라의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최근에 와서는 공원이나 가로수로 각광을
받고 있고,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휘거나 갈라지지 않아 악기나
조각용 재료로 쓰이고 잎에 포함되어
있는 색소와 타닌성분을 활용하여 황색과
흑색을 내는 염료로도 사용합니다.
고로쇠나무처럼 2~4월에 수액을 채취해서
마사고, 수액을 끓여서 시럽을 만들어
먹습니다.
크기는 지름이 30cm, 높이가 8m이며,
나무 껍질은 회색이고 가지는 적갈색을
띱니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7∼10cm의 손바닥
모양이며 9∼11개로 깊게 갈라집니다.
잎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겹톱니가
있으며, 앞면에는 털이
있거나 없으며 뒷면에는 맥을 따라 연한
털이 있습니다.
꽃은 5월에 피고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10∼20개가 가지 끝에 달리는데,
그 중 양성화는 2∼3개이다. 꽃잎은 4개이고,
수꽃에는 암술의 흔적과 4∼8개의 수술이
있으며, 꽃받침은 5∼6개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시과이고 9∼10월에 익으며 털이 없고,
열매의 날개는 긴 타원 모양이고 두 날개가
70°로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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