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도에서 오후 4시 배를 타고 노화도로 건너왔다.
노화도는 작은 목포라고 할 정도로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주변 섬의 중심지로서 한때는 2만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해상도시였다.
2008년 노화도와 보길도가 440m 길이의 연도교로 연결되었다.
노화도는 넙도, 노록도, 구도 등 4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갯벌에 갈대꽃이 피면 장관을 이루어 갈대 '노(蘆)' 자를 써서 '노화도'라 하였다.
노화동천항
동천항은 노화의 동쪽에 위치하며 새로운 관문이다
예전에는 보잘것없는 변두리 마을이었다.
완도의 화흥포항이 개발되면서 이제는 북적거리는 항구가 되었다
구도(鳩島)
왼쪽으로는 다리로 연결된 아담한 섬, 구도가 보인다.
비둘기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적한 섬을 돌아보는데 30분 정도면 족하다.
구도에는 노인정과 교회. 폐교되었지만 학교까지 있었다.
선착장에서는 어민들이 어구를 손질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천항 옆으로 작은할미섬과 큰할미섬이 있다.
노화공소
언덕머리에 작은 천주교 공소가 있었다.
신부님이 한 달에 두번 오시는데 18명이 미사 참례한다고 한다.
으리으리한 교회 옆에 자리잡은 초라한 공소가 안타까웠다.
노록도
당산리 앞에 있는 노록도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다.
노록도는 노화도 대표적 파래 양식장이다.
해안에 울창한 방풍림이 우거졌고 매년 정초 이곳에서 당제를 모신다.
이목항(1)
예전에는 이목항이 노화도의 관문이었다.
지금은 산양진과 동천항으로 그 중심이 옮겨갔다.
이목항은 그 풍요가 풀어놓는 흥겨움에 '작은 목포'라 불린다.
이목항(2)
이목항은 전형적인 어촌형 소규모 도시다.
대부분이 식당과 횟집들이 많지만, 특히 항구답게 모텔이 많다.
이목항은 바다를 앞에 두고 건물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 모양새다.
이목항(3)
바닷가에 노화전통시장이 있다.
육지의 시장같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박창근 상사 추모 기념탑
도로변의 공원 한쪽에는 '박창근 상사 추모 기념탑'이 있다.
박창근 상사는 1949년 5월 개성 송악산 292고지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다.
미라리(1)
이목항의 정반대 쪽에 위치한 미라리는 전복 원조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에 두 개의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완도를 전복 양식으로 기사회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미라리(2)
가까이 가자 으리으리한 집들로 다문 입이 쩍 벌어진다.
그리고 새롭게 지어지는 집들도 규모가 크기는 마찬가지다.
어엿한 부자 마을인 것이다.
최근 126가구 중 84가구가 지난해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북고리
노화도의 북쪽에 저리잡은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지금은 '전복오감체험학교'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산양진항
산양진항은 노화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횡간도, 흑일도, 땅끝마을 갈두항으로 페리가 운항되고 있다.
충도(忠島)의 평야
충도리는 갯벌을 막아 노화도에서 농경지가 제일 많은 곳이다.
마을 산형이 벌레 모양 같다 하여 ‘충도(蟲島)’라 하였다.
그 후 벌레 형국은 불길한 것이라 하여 ‘충도(忠島)리’라 고쳤다고 한다.
개앞산에 오르기 위해 노화장례문화센터 앞에 주차하였다.
산행 들머리 앞에는 멋진 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다.
남도의 섬에서만 볼수 있는 콩짜개덩굴이 보였다.
산자고 꽃도 고결한 흰빛을 막 토해내고 있었다.
산은 낮았지만 제법 가파른 구간도 있었다.
멧돼지가 파헤친 구덩이들이 보여서 긴장하였다.
포전마을
포전리에 노화중 · 고등학교가 있으며 학교 아래에 노화염전이 있다.
이곳은 매립된 곳으로 돗섬까지 매립하여 염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두 곳에서만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진분홍빛 진달래 꽃에 시선을 빼앗겼다.
어느 정신 나간 놈이 지랄발광을 해도 봄은 기어이 오고야 만다.
개앞산
개앞산 정상에 앉아 씨원한 캔맥주를 마셨다.
남도 말로 '개'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을 의미한다.
개 앞에 있는 산이라 해서 '개앞산'이라 하지 않았을까?
이 다리를 건너면 이치산인데...배가 고파서 포기하였다.
만물식당
노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에서 장어쩟국을 먹었다.
말린 장어를 한 번 구워서 쌀뜨물에 굴, 대파, 마늘 등과 함께 끓여 낸다.
장어가 들어간 ‘장어쩟국’은 음식이 아니라 보양식이다.
여기에 굴이 들어가 텁텁하지 않은 개운한 맛을 함께 내어준다.
1인분은 팔지 않고, 2인분(37,000원)부터 시작한다.
보길대교
보길도에 가려면 보길대교를 건너가야 한다.
보길대교가 들어섬에 따라 시간과 뱃삯이 크게 줄었다.
두 섬 역시 유·무형의 천문학적 이익을 거두고 있다.
보금자리펜션
청별항 근처에 있는 보급자리펜션에 묵었다.
90세 넘은 노모가 관리하는데 답답할 때가 많았다.
25세에 혼자 되어서 억척스럽게 돈을 벌었다고 한다.
자녀 셋을 키워내며 집을 여러 채 마련했다고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