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동쪽으로 50리 달려 나오면 동해바다가 반겨 준다. 이곳에서 해안선을 따라 오르면 절경들이 펼쳐진다. 다정한 모습의 작은 포구들, 탁 트인 바닷가, 바다낚시에 여념이 없는 태공들의 모습 등 어느 것 하나
정겹지 않은 것이 없다. 겨울이 깊어가는 겨울바닷가에서 해안선을 따라 등대가 있는 풍경, 온천, 산사, 아름다운 계곡 등을 찾아보자. 휴양지에서의 하루를
특별하게 지내보자.
코스는 경주 출발을 가정했을 때 토함산 아래를 지나는 4번
국도를 따라 감포로 먼저 나간다. 감포에서 남쪽으로 10분
거리에 대왕암이 있다. 다시 감포로 되돌아 나온 후 구룡포까지의 해안길을 달리면서 차창으로 펼쳐지는 바다의 낭만을 한껏 즐겨 본다.
등대 박물관으로 유명한 장기곶을 일주하는 바닷길을 따라가는 해안길 드라이브를 즐긴 후 조용한 산사 오어사를 찾는다. 그리고는 해가 저물 무렵 포항으로 나와 젊음의 거리 북부 해수욕장에서 즐거운 저녁 한때를 보낸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완벽한
여행 코스이다.
경주에서 동해바다로 나오는 길목에 있는 감은사지는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지만 절 배치에 군더더기 하나 없어 정연한 느낌이다. 여기에 아직 남아 있는
한 쌍의 3층 석탑은 기품 있고 웅장하다. 감은사터에서 동해쪽을 보면 동해구(東海口)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해구는 신라의 으뜸 성역이었던 곳으로 문무왕 수중릉과 감은사, 이견대 등을 이어주고 있다.
동해구 바로 곁에는 신문왕이 문무왕의 위업을 기리며 수중릉이 내려다보이는 해안 언덕 위에 세운 이견대가 있다. 이견대 위에는 제법 규모가 큰 정자인
이견정이 자리잡고 있다. 1978년에 제모습으로 복원된 이견정에 오르면 탁 트인 동해바다와 대왕암에서 부서지는 푸른 파도, 긴 백사장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대왕암은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문무왕을 모신 수중릉이다. 둘레가 2백m 쯤
되는 암초의 가운데를 파서 문무왕의 화장한 뼈를 묻고 그 위에 거대한 암석을 하나 올려놓은 다음 동서남북으로 물길을 터 놓아 언제나 맑은 물이 들고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 포항시 구룡포를 향하는 31번 국도는 해변길과 절벽길이 섞여 있어 다양한 눈높이로 동해바다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구룡포로 향하는 길에는 조그만 포구들이 여럿 있어 한가로운 어촌 풍경과 함께
방파제 낚시도 즐길 수 있다.
31번 국도가 호미곶과 만나는 입구에는 구룡포항이 있다. 구룡포항의 유명한
먹거리는 겨울철에 먹는 과메기이다. 겨울철 북서풍을 맞고 얼었다 녹았다 하기를 거듭해 만들어진 과메기를 미역줄기에 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여행지는 영일만 나들이의 하이라이트 호미곶.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등대이며 동양에서도 두 번째 크기인 장기곶 등대가 있다. 호랑이 꼬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호미등(虎尾燈)이라고도
불리는 장기곶 등대는 높이가 26.4m로 조선 광무 7년인 1903년에 세워졌다.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밑둘레 24m, 윗둘레 17m를 벽돌로만 쌓았고 내부는 6층 규모이다. 등대 부근에는 등대의 역사를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등대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등대박물관에는 등대 관련 기기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호미곶에는 해맞이 공원이 있어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해맞이 공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잡은 ‘상생의 손’은 공원의 중앙과 공원이 마주 보이는 바닷가에 청동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공원 내에는 '상생의 손'과 일맥상통하는 연오랑, 세오녀의
설화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마련되어 있다.
구룡포 일대에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활어회와 포항식 물회가 일품이다. 가볼만한 맛집은 박물관횟집(포항시 남구, 물회, 054-284-8865) 삼미식당(포항시 남구, 복어탕, 054-276-2578) 한나회식당(포항시 남구,
물회, 054-284-9802) 등이다.
경주에서 보문단지를 지나 감포로 나가는 4번 국도를 달리다 어일리에서 14번 국도로 갈아타면 감은사지와 대왕암을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포항으로 올라가는 31번 국도로 해안선 드라이브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구룡포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서 925번 지방도를 13km 정도 달리면 호미곶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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