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아이들 불러 놓고 매일 생활훈련이랍시고 하면서
정작 제 아들 라면 끓이는 법 하나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네요.
준희녀석!
차려진 것 말고는 스스로 챙겨 먹으려는 의지 없어
종종 라면 끓이기를 시켜보지만
생라면을 그냥 먹는 한이 있어도 절대 직접 요리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십여년 동안 거르지 않고 매 주일 아침에 라면을 먹는 패턴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터라
몇 주전부터 고안해낸 방법입니다.
소풍이라도 온 양 가스버너를 꺼내 상에 올려 놓고
당연하다는 듯이 즐기고 있습니다.
이론에만 박식한 준희는
혼자 있을때
라면을 끓이기 위해 가스불을 켠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있을 때 익숙해지면
그 이론은 자연스럽게 행동속에 묻히게 될것입니다.
우리는
준희의 상식을 억지로 탈피시키기 위해 충돌할 필요가 없음을 잘 압니다.
그렇다고 그냥 물러서 있을수는 없기에
무엇이든 익숙해지고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을때까지
지속적으로 기회를 제공해 주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합니다.
첫댓글 준희의 숯검댕이눈썹~다음에 놀러가면 준희표 라면을 먹을수있겠군~
라면 끓일때 손이 데일까봐 걱정이 되서 항상 끓여서 바치다가 생각해낸게 불켜기전에 냄비에 물올리고 분말스프와 건더기스프를 먼저 넣고 불을 켭니다...물이 끓으면 면을 넣어야 하는데 뜨거워서 주저주저하죠? 그래서 집게로 면을 집어 넣게해요. 계란은 끓는 라면에 넣으려면 또 뜨거우니까 다른그릇에 계란을 깨서 냄비에 얼른 부어요..이런 방법으로 끓여먹게 합니다...나름 편하더라구여...참 라면 먹기 힘들죠?
사소한 일 하나라도 아이에 맞춰 실핼하도록 머리를 쥐어짜며 연구하게 됩니다. 울애들이 효자 아닙니까? 일찍부터 엄마아빠 치매 걸리지 말라고 머리 쓰도록 배려(?)해 주니 말입니다.
울 아들도 라면 끓이기 시도해봐야겠네요
당장 오늘 간식때부터!...미루시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