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와 '에서'의 구분은 아주 힘듭니다. 현대국어 문법에서도 뭐라고 딱히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일단 다음 예문을 보시죠.
1.
ㄱ. 이 나물은 지리산에 ㅇ
ㄴ. 이 나물은 지리산에서 ㅇ
2.
ㄱ. 학생들이 모두 교실에 ㅇ
ㄴ. 학생들이 모두 교실에서 ㅇ
위의 예문을 보면 분명히 각각의 ㄱ, ㄴ의 서술어 자리에는 서로 다른 말이 와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1ㄱ은 '많다, 있다' 정도, 1ㄴ은 '자란다, 난다' 정도가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2ㄱ은 '있다, 남았다, 들어갔다', 2ㄴ은 '공부한다, 나왔다' 등등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차이를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외국인들에게는 특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일단은 서술어에 의해 '에'와 '에서'가 결정되는 듯합니다.
3.
ㄱ. 아이들이 마당ㅇ 논다.
ㄴ. 아이들이 마당ㅇ 모인다.
3ㄱ에는 '에서'가, 3ㄴ에는 '에'가 올 것이 명백합니다. 그러므로 쉽게 보면 '에'와 '에서'는 뒤에오는 서술어에 따라 그 분포가 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에'와 '에서'는 의미는 같지만 서술어에 따라 상보적 분포를 보이는 한 형태소의 이형태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음 예문을 보면 이런 설명이 통하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
4.
ㄱ. 나영이가 부산에 왔다.
ㄴ. 나영이가 부산에서 왔다.
위의 설명으로는 4의 예문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ㄱ과 ㄴ의 의미차이는 명백한데 그것은 '에'와 '에서'의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히려 1~3의 '에/에서'와 정반대의 의미를 보입니다. 4ㄱ의 '에'는 도달점을, 4ㄴ의 '에서'는 출발점을 나타냅니다. 또한 모두 '오다'와 어울리기 때문에 서술어에 따른 상보적 분포를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1~3의 '에서'를 재격조사, 4의 '에서'를 탈격조사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에서'가 출발점을 나타내는 것은 후속되는 동사가 '오다'나 '오다'와의 복합동사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ㄱ. 중국에서 한자가 들어왔다.
ㄴ. 남쪽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온다.
'에서'의 이러한 의미는 '에게서, 한테서'에서도 발견됩니다.
6.
ㄱ. 친구한테서 편지가 왔다.
ㄴ. 그 책은 누구한테서 빌려왔니?
종합하면, '에서, 에게서, 한테서'의 '서'는 '에, 에게, 한테'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에'와 '에서'를 한 형태소의 이형태로 보기는 힘듭니다. 1~3에서는 그 쓰임이 아주 비슷해 보이지만 결국 '에'와 '에서'는 구별되어야 할 조사입니다. 둘 다 처격조사이긴 하지만 그 구별은 의미적으로도, 문법적으로도 쉽지 않습니다.
(참고 : 이익섭, 임홍빈 공저(1984), <<국어문법론>>, 학연사)
이런 문제는 국어문법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위의 책을 비롯하여
국어문법론(이익섭, 채완), 학교문법론(이관규), 국어문법(서정수) 등등 아주 많습니다.
--------------------- [원본 메세지] ---------------------
살다의 경우 -에 살다, -에서 살다 양쪽 모두 쓸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양쪽 다 쓸 수 있는이유, 그리고 의미 내용 면에서 구별이 있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