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이름 모를 들꽃으로
莊子(장자)가 대붕과 뱁새 이야기를 한다.
“붕새가 남쪽 바다로 날아갈 때는 파도를 일으키기를 3천리, 회오리 바람을 타고 오르기를 9만 리, 그런 뒤에야 6월의 대풍을 타고 남쪽으로 날아간다.... 그러니 이 조그만 날짐승들이 어떻게 대붕의 비상을 알랴,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수명은 긴 수명에 미치지 못한다.”
- <장자> 소요유 중에서 -
이 부분만 보면 대붕과 같은 장자의 큰 뜻을 뱁새 같은 세상의 소인배들은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다.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는다 해도 불과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데 불과하오. 자, 그대는 돌아가 쉬시오. 내게는 천하란 아무 소용도 없소.”
- <장자> 소요유 중에서 -
장자는 대붕으로 살지 않고 뱁새나 두더지로 살겠다는 것이다.
대붕은 그 뜻은 원대하지만 매우 불편한 삶이다.
한번 비상하기 위해서는 회오리바람을 일으켜야 하고 6월의 대풍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뱁새는 이 가지 저 가지를 맘껏 오가는 자유로운 삶이다.
그래서 장자는 뱁새로 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뜻도 뱁새는 아니다.
뜻은 붕새의 뜻을 품고 삶은 자유로운 뱁새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 장자다.
오히려 붕새의 뜻을 품은 사람은 뱁새의 삶을 살아야 한다.
까마득히 높은 하늘을 날며 세상을 보는 붕새에게 부와 권력을 탐하는 것은
올빼미가 썩은 쥐 움켜잡고 빼앗길까 염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장자가 추구하는 삶이 어려운 삶일까?
붕새로 살겠다고 할 때 어려운 것이지 뱁새로 살겠다는데 무엇이 어렵겠는가?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뱁새로 살아간다.
그러나 몸은 비록 뱁새로 살지만 뜻도 뱁새로 살라는 법은 없다.
뜻은 온 우주를 품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로 살라고 하신다.
석가는 해탈 성불하라고 하신다.
공자는 군자가 되라고 하신다.
그게 대붕으로 사는 거다.
하늘은 주인이 없다.
저 넓은 바다도 주인이 없다.
우주 가득히 박혀있는 저 별들도 주인이 없다.
그러니 누구든지 저 하늘을 자신의 정원 삼고 하늘 가득 별들과 휘영청 보름달을 장신구 삼아 살아 갈 수 있다.
세상의 민초들이여, 우리가 비록 뱁새로 산다 하더라도 붕새의 이상을 가지고 살자.
하나님의 자녀로 살자.
생각도 뱁새일 때 짓밟히는 것이지 커다란 이상을 품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 그 누구에게도 짓밟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