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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류장화(路柳墻花)
길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이란 뜻으로, 길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뜻에서 기생을 말한다.
路 : 길 노(足/6)
柳 : 버들 류(木/5)
墻 : 담 장(土/13)
花 : 꽃 화(艹/4)
길거리의 버들이나 담 밑에 핀 꽃처럼 뭇 남정네 손에 꺾이기 쉬운 연약한 꽃이고 시들면 버려지는 서글픈 꽃이 기녀였다. 해어화(解語花)란 말을 알아 듣는 꽃이란 뜻이다.
당(唐)나라 현종(玄宗)이 양귀비(楊貴妃)를 데리고 연꽃을 구경하다 양귀비를 가리키며 주위에 있는 신하들에게 “연꽃이 어찌 나의 해어화(解語花)만 하겠느냐”고 해서 생긴 말이다. 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나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에도 해어화란 기생이 등장한다.
조선시대(朝鮮時代) 기녀(妓女)의 이름으로 가장 많이 쓰는것은 추운 겨울에도 홀로 참고 견디어 눈밭에 향기을 날리는 매화(梅花) 내한매(耐寒梅), 또 달나라 선녀(仙女) 계궁선(桂宮仙), 양귀비 뺨치게 예쁘다는 승양비(勝楊妃)등이다.
이들 기생의 주된 임무는 노래와 춤으로 잔치의 흥을 돋우는 것이나 때로는 성(性)을 제공하는 것도 책무였다. 특히 지방 관기(官妓)들은 밤이 되면 사신이나 고관의 잠자리 시중을 드는 방기(房妓)노릇을 하였으나 이들을 일명 수청기생(守廳妓生)이라 했다.
이들 기생들은 주로 고관들의 잔치에 불려가 전두(纏頭)나 연폐(宴幣)라고 하는 팀을 받아 생활했고 옷 벗기는 값이라는 뜻의 해웃값(解衣債)을 받아 살아갔다. 조선시대에도 팀 문화가 있었고 관기들의 사는 형편이 매우 어려웠던 것이다.
용재총화(慵齋叢話)에 ‘세상 풍속이 예전같지 않게 야박해져서 치사한 양반들이 창기(娼妓)를 불러들여 밤새워 놀고 연패를 주지 않아 해진 옷을 입고 다니는 창기들이 많았다’고 적고 있다.
기녀(妓女)들은 양반들의 첩이 되어 일시적으로 호사를 누렸지만 남자의 애정이 시들해지면 이 양반 저 양반 품을 떠돌아 살았다. 그 예로 숙종(肅宗)때 천연두 치료로 명성을 날린 유상의 어머니도 본래 평양의 관기였다.
그 여인에게 유상을 포함해서 세명의 아들이 있지만 성(姓)이 모두 달랐다. 그래서 숙종이 놀리느라 “너희 형제는 어째서 성이 모두 다르냐?”고 물었더니 “신의 어머니가 어려서 재주가 많아 그렇습니다.”라고 답해 숙종이 웃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관기들은 또 착한 남편을 만났어도 남편이 죽고 나면 집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결국 남의 남자를 찾아 떠도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특히 젊어 양귀비 같은 몸매도 나이가 들면 몸매가 망가지고 미색이 바래고 나면 물 긷는 수급비(水汲婢)로 하락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기생에게 나이가 들면 재산과 미색과 명성은 사라지고 달콤한 말 재간 만 남는다 했다.
기생이라는 직종은 신라(新羅) 24대 진흥왕(眞興王) 때 여자 무당이 유녀(遊女)가 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정약용(丁若鏞)과 이익(李瀷)은 고려시대(高麗時代)에 생겼다고 본다.
백제(百濟) 유기장(柳器匠)의 후예인 양수척(楊水尺)이 수초(水草)를 따라 유랑하매, 고려의 이의민(李義旼)이 남자는 노(奴)를 삼고,여자는 기적(妓籍)을 만들어 기(妓)를 만드니, 이것이 기생의 시초라는 것이다.
기생의 배출지로 이름난 곳은 서울, 평양, 성천, 해주, 강계, 함흥, 진주, 전주, 경주 등이다.
조선시대에 문학 작품을 남긴 기생으로는 황진이, 이매창, 문향, 매화, 홍랑, 홍장, 계섬, 소백주, 구지, 명옥, 다복, 소춘풍, 송대춘, 계단, 한우, 송이, 강강월, 천금 등이 꼽히며, 이들의 시조 작품 20여수가 전해 내려온다.
사실 기(妓)는 형성문자로 뜻 부분인 계집 녀(女)와 음 부분인 가를 지(支)로 되어 있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기생을 이르는 말은 다 다르다.
중국에는 기생이라는 표현이 없으며 대신에 기(妓)또는 기녀(妓女), 창기(娼妓)를 널리 사용했다.
일본에도 기생이라는 어휘는 없으며 유녀(遊女)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기(藝妓)도 일본에서 기생을 일컫는 말로 많이 쓰였다. 즉 예자(藝者)로 통용된다.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어휘인 기생은 잔치나 술자리에 나가 노래나 춤 등으로 흥을 돋우는 일을 직업으로 삼던 여자로 규정할 수 있으며 예기(藝妓)란 말도 함께 쓰였다. 특히 기생의 한자어는 조선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등장한다.
기생의 생(生)은 접사로 서생(書生), 선생(先生), 학생(學生)과 같은 경우이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기생의 기(妓)를 妓(기생 기) 외에 伎(재주 기)로도 표기했다. 妓(기생 기)의 경우는 창기, 간기, 기첩 등 부정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반면에 伎(재주 기)의 경우는 기악(伎樂) 등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고려시대에는 사대부들이 관기를 기첩(妓妾)으로 맞아 들여 집마다 두었다는 기록이 있어 공물(公物)이면서 사물(私物)로서도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관기 제도를 한층 정비했으나, 표면상으로만 관원은 기녀를 간(奸)할 수 없다는 경국대전(經國大典)의 명문이 있었을 뿐이다. 실제로 관기는 공물이라는 관념이 불문율로 되어 있어 지방의 수령이나 관료는 수청을 들게 했다.
관비(官婢)와 관기(官妓)는 구별됐는데, 세종 때는 관기가 모자라 관비로 충당하기도 했다. 관기 제도는 조선 말기까지 존속했으며 관기의 딸은 수모법(隨母法)에 따라 관기가 돼야 했다.
조선시대의 기생청(妓生廳)은 기생을 관장하고 교육을 맡아보던 기관으로 가무(歌舞) 등 기생이 갖춰야 할 기본 기예(技藝)는 물론 행의(行儀), 시(詩), 서화(書畵) 등을 가르쳐 상류 고관이나 유생들의 접대에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권번(券番)이 기생청의 기능을 대신했다고 볼 수 있다. 권번은 일제 강점기에 기생들이 기적(妓籍)을 뒀던 조합이다.
권번은 동기(童妓)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쳐 기생을 양성하는 한편, 기생들의 활동 무대인 요리집을 지휘하고 그들의 화대를 받아주는 기능도 담당했다.
당시 기생들은 허가제로 되어 있어 권번에 적을 두고 세금을 내야 했으며, 권번 기생은 다른 기녀들과 엄격히 구분돼 있었다.
기생 죽은 넋이라는 말이 있다. 기생의 우아하고 당당한 자태를 나타낸 말로, 기생은 죽어도 볼품이 있다는 뜻이다.
반면 ‘기생의 자릿저고리’라는 말도 있다. 자릿저고리란 잠옷을 뜻하는데, 기생의 잠옷은 머릿기름과 화장분으로 지저분하기 마련이다. 외모가 단정치 못하고 말씨가 간사한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이처럼 기생은 화려하게 혹은 초라하게 세상을 누비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떻게 남들이 이들의 희노애락을 ‘기생 죽은 넋’이니 ‘기생의 자릿저고리’니 딱 잘라 극단적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기생의 삶을 가장 잘 증언할 수 있는 자는 역시 기생 자신일 것이니.
기생들 사연을 들어 보면,그들이 돈을 밝히는건 당연해 보인다. 함경도 기생 군산월은 서울에서 유배 온 선비 김진형에게 살뜰한 순정을 바쳤건만, 사내는 유배에서 풀려나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이별주를 권하며 군산월을 내친다.
“눈물이 흘러 내려 반잔 술이 한잔 되고 한잔 술이 넘쳤구나”란 군산월의 시 한 구절은 배신 당한 기생의 아픔을 잘 보여준다. 운좋게 양반의 첩이 된다 해도 앞날은 순탄치 않다.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된 소원성취문중 별실자탄가에는 기생첩의 고통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음전하고 진중하면 대가 세다 논란이요/ 조용 않고 떠들면은 거만하다 수군수군/ 똑똑하고 어여쁘면 여우라 별명이요/ 맵시 있고 간드러지면 방정맞다 쓴 말이요/ 잘한다는 말이 없고 칭찬 들을 일이 없네.
그러나 늙은 기생은 첩보다 더 비참한 처지다. 한 늙은 기생이 한탄했다.
늘 봄날로 알았더니 이십 삼십 잠깐이라/ 날짐승 길 버러지도 다 쌍쌍 있건마는/ 이런 팔자 어이하여 만사 막혀 버렸는고/
뭇 사내를 치마폭에 감쌌던 명기라해도 노류장화 처지는 벗어날 수 없었다. 화사한 겉모습보다 가슴앓이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 路(길 로/노, 울짱 락/낙)는 ❶회의문자로 저마다 각각(各) 발로(足) 걸어 다니는 곳이라는 데서 길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路자는 ‘길’이나 ‘도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路자는 足(발 족)자와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各자는 발이 입구에 도달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各자의 본래 의미는 ‘오다’나 ‘도착하다’였다. 반면 足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글자를 결합하면 ‘오고 가다’라는 뜻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路자는 통행이 빈번한 길이나 도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路(로)는 성(性)의 하나로 ①길, 통행(通行), 도로(道路) ②도리(道理), 도의(道義) ③방도(方道), 방법 ④사물의 조리(條理) ⑤중요한 자리 ⑥지위(地位), 요처(要處) ⑦길손, 나그넷길 ⑧거쳐 가는 길 ⑨수레 ⑩모(물건의 거죽으로 쑥 나온 귀퉁이) ⑪행정구획의 이름 ⑫크다 ⑬드러나다 ⑭고달프다, 피로하다 ⑮쇠망하다 ⑯모지다(모양이 둥글지 않고 모가 나 있다) ⑰길을 가다 ⑱바르다 그리고 ⓐ울짱, 울타리(락) ⓑ즐기다(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이다. 용례로는 버스나 기차가 정해 놓고 다니도록 되어 있는 길을 노선(路線), 거쳐 가는 길이나 과정을 노정(路程), 길바닥 또는 길 가는 도중을 노상(路上), 여관을 노실(路室), 길바닥 또는 길의 바닥 표면을 노면(路面), 여행의 비용을 노용(路用), 먼길에 지치고 시달리어 생긴 피로나 병을 노독(路毒), 길 옆이나 길의 옆을 노방(路傍), 먼 길을 가고 오고 하는데 드는 돈을 노자(路資), 내왕하는 길의 과정을 노중(路中), 길의 경로를 노차(路次), 도로나 철로의 바탕이 되는 땅바닥을 노반(路盤), 길의 양쪽 가장자리를 노변(路邊), 길의 너비를 노폭(路幅), 길이 갈리는 곳 또는 갈림길을 노기(路岐),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는 나아갈 길을 진로(進路), 통행하는 길을 통로(通路),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여러 갈래로 갈린 길로 갈림길을 기로(岐路), 돌아오거나 돌아가는 길을 귀로(歸路), 여행하며 다니는 길을 여로(旅路), 도덕적으로 그릇되고 옳지 못한 길을 사로(邪路), 살아 나갈 길이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길을 활로(活路), 갈피를 잡을수 없는 길을 미로(迷路), 배가 다니는 길 또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하늘의 길을 항로(航路), 기차나 전차의 바퀴가 굴러가는 레일 길을 선로(線路),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지나가는 길이나 밟아 온 순서를 경로(經路), 좁고 험한 길 또는 일의 진행을 방해하는 장애를 애로(隘路), 길가에서 사람을 협박하여 재물 따위를 빼앗는 짓을 노상강도(路上强盜), 백성이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는다는 노불습유(路不拾遺), 길 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노류장화(路柳墻花), 경쾌한 수레를 타고 익숙한 길을 간다는 뜻으로 일에 숙달되어 조금도 막힘이 없는 모양을 경거숙로(輕車熟路), 한 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감을 일로매진(一路邁進), 높낮이가 없이 평탄하고 넓은 길이라는 뜻으로 앞이 환히 트여 순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탄탄대로(坦坦大路),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등에 쓰인다.
▶️ 柳(버들 류/유)는 형성문자로 栁(류), 桞(류)는 통자(通字), 桺(류)는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흐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卯(묘, 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가지나 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 곧 버드나무를 말한다. 그래서 柳(류/유)는 ①버들, 버드나무 ②상여(喪輿)의 장식(裝飾), 관(棺)의 장식(裝飾) ③수레의 이름 ④별의 이름 ⑤오음(五音)의 하나 ⑥혹(=瘤) ⑦모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들 양(楊)이다. 용례로는 버들가지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미인의 허리를 유요(柳腰), 버드나무의 잎을 유엽(柳葉), 버드나무 가지를 유지(柳枝), 버드나무의 꽃을 유화(柳花), 미인의 눈썹을 유미(柳眉), 버드나무의 그늘을 유음(柳陰), 버드나무 가지와 같은 고운 맵시를 유태(柳態), 가지가 가는 버드나무를 세류(細柳), 꽃과 버들을 화류(花柳), 강 언덕에 서 있는 버드나무를 안류(岸柳), 여자의 글재주를 기리는 말을 유서지재(柳絮之才), 푸른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으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의 손을 더 하지 않는 것을 유록화홍(柳綠花紅), 버들은 무성하여 그윽이 어둡고 꽃은 활짝 피어 밝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강촌의 봄 경치를 이르는 말을 유암화명(柳暗花明), 버들 같은 눈썹에 개미 같은 허리를 유미봉요(柳尾蜂腰), 갯버들 같은 모습이라는 뜻으로 허약한 몸을 이르는 말을 포류지자(蒲柳之姿), 갯버들 같은 체질이라는 뜻으로 나이보다 빨리 늙어 버리는 체질이나 몸이 약하여 병에 잘 걸리는 체질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포류지질(蒲柳之質), 길 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뜻으로 기생을 의미함을 노류장화(路柳墻花), 마른 버드나무와 시든 꽃이라는 뜻으로 용모와 안색이 쇠한 미인의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패류잔화(敗柳殘花), 바람 앞에 나부끼는 세버들의 뜻으로 부드럽고 영리한 사람이 성격을 평한 말을 풍전세류(風前細柳) 등에 쓰인다.
▶️ 墻(담장 장)은 ❶형성문자로 墙(장)은 통자(通字), 墙(장)은 간자(簡字), 廧(장), 牆(장)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嗇(색, 장)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墻자는 '담장'이나 '경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墻자는 土(흙 토)자와 嗇(아낄 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嗇자는 논과 벼를 함께 그린 것으로 '수확한 곡식'이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소전에서는 爿(나뭇조각 장)자가 들어간 牆(담장 장)자가 쓰였었다. 牆자는 수확한 곡식을 안전하게 '보관하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누가 훔쳐가지 못하도록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후에 牆자가 주변과의 '경계'를 나누는 '담장'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해서에서는 담장의 재질을 표현한 墻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墻(장)은 ①담, 담장 ②경계(境界) ③관을 덮는 옷 ④관의 옆널 ⑤궁녀(宮女) ⑥담을 치다, 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담 원(垣), 담 도(堵), 담 용(埇)이다. 용례로는 담과 벽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장벽(障壁), 담 밑 담 가까이를 장하(墻下), 담을 뚫음을 천장(穿墻), 난간처럼 둘러 막은 담장을 난장(欄墻), 집의 정면에 쌓은 담을 조장(照墻), 담이 이웃하여 서로 맞닿음을 연장(連墻), 담을 쌓아 막음을 방장(防墻), 낮은 담 또는 나지막한 담을 단장(短墻), 담을 쌓음을 축장(築墻), 항상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견요어장(見堯於墻), 형제가 담장 안에서 싸운다는 뜻으로 동족상쟁을 일컫는 말을 형제혁장(兄弟鬩墻), 길 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뜻으로 기생을 의미하는 말을 노류장화(路柳墻花), 담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여자에게 탐심을 가지고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유장천혈(窬墻穿穴), 담을 사이에 한 가까운 이웃을 일컫는 말을 격장지린(隔墻之隣) 등에 쓰인다.
▶️ 花(꽃 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초두머리(艹)部는 식물, 花(화)는 후세에 생긴 글자로 본래는 華(화)로 쓰였다. 음(音)이 같은 化(화)를 써서 쉬운 자형(字形)으로 한 것이다. ❷형성문자로 花자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花자는 艹(풀 초)자와 化(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化자는 ‘변하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본래 소전에서는 땅속에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운 모습을 그린 芲(꽃 화)자가 ‘꽃’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花자가 모든 ‘꽃’을 통칭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花(화)는 성(姓)의 하나로 ①꽃 ②꽃 모양의 물건 ③꽃이 피는 초목 ④아름다운 것의 비유 ⑤기생(妓生) ⑥비녀(여자의 쪽 찐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신구) ⑦비용(費用) ⑧얽은 자국 ⑨꽃이 피다 ⑩꽃답다, 아름답다 ⑪흐려지다, 어두워지다 ⑫소비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꽃구경을 하는 사람을 화객(花客), 꽃을 꽂는 그릇을 화기(花器), 뜰 한쪽에 조금 높게 하여 꽃을 심기 위해 꾸며 놓은 터 꽃밭을 화단(花壇), 꽃 이름을 화명(花名), 꽃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화용(花容), 환갑날에 베푸는 잔치를 화연(花宴), 화초를 심은 동산을 화원(花園), 꽃과 열매를 화과(花果), 꽃을 파는 곳을 화방(花房), 꽃병 또는 꽃을 꽂는 병을 화병(花甁), 꽃놀이 또는 꽃을 구경하며 즐기는 놀이를 화유(花遊), 비가 오듯이 흩어져 날리는 꽃잎을 화우(花雨), 온갖 꽃을 백화(百花), 많은 꽃들을 군화(群花), 꽃이 핌으로 사람의 지혜가 열리고 사상이나 풍속이 발달함을 개화(開花), 떨어진 꽃이나 꽃이 떨어짐을 낙화(落花), 한 나라의 상징으로 삼는 가장 사랑하고 가장 중하게 여기는 꽃을 국화(國花), 암술만이 있는 꽃을 자화(雌花), 소나무의 꽃 또는 그 꽃가루를 송화(松花), 시들어 말라 가는 꽃을 고화(枯花), 살아 있는 나무나 풀에서 꺾은 꽃을 생화(生花), 종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꽃을 조화(造花),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무늬가 같지 않음 또는 문장이 남과 같지 않음을 화양부동(花樣不同),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자태를 이르는 말을 화용월태(花容月態), 꽃이 핀 아침과 달 밝은 저녁이란 뜻으로 경치가 가장 좋은 때를 이르는 말을 화조월석(花朝月夕),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금상첨화(錦上添花), 말을 아는 꽃이라는 뜻으로 미녀를 일컫는 말 또는 기생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해어화(解語花),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마른 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뜻으로 곤궁한 처지의 사람이 행운을 만나 신기하게도 잘 됨을 말함을 고목생화(枯木生花), 달이 숨고 꽃이 부끄러워 한다는 뜻으로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폐월수화(閉月羞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