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비가 내린다.
요 며칠 날씨가 좋더니 그것도 가뭄이 들어 마당에 있는 화초들이 목이 마르다. 이제는 듬뿍 해갈이 되었을테고 앞으로 기온이 내려 간다고 한다.
이 때 내리는 비는 별로 반가운 비가 아니다. 혹시 벼이삭이 똘똘하게 영글기 전에 너무 축축해서 수확기에 소출이 줄어들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드높은 가을 하늘에 따끈하게 내리쬐는 가을 햇살에 오곡만물이 풍년이 들어야 할텐데하고 마음 속으로 염원을 한다.
비가 오면 강아지 산보에도 마음이 쓰인다. 축축한 거리를 걷고 집으로 데려 오면 발도 닦아 줘야지, 털도 수건으로 닦아 줘야 한다.
마당에서 묶어 두고 개 사료나 부어 주면서 기르다가 언젠가 마음이 내켜 개 목걸이 끈을 풀어
주었더니 강아지가 느끼는 자유감에 내 마음도 홀가분해 졌던 기억이 있다. 말 못하는 짐승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가책을 숨길 수가 없다.
우리 큰애가 잘 돌보고 있어 그들은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올해 첫 설날 차례 지낼 때는 옆에서 강아지가 무릎꿇고 엎드리는 모양이 흡사 함께 절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겨울에는 추울까봐 옷을 입히고
여름에는얼음 목걸이를 목에 둘러 주고 비가 오면 비옷을 입혀
준다.
애견인구가 늘어나니 우리 집만 유난스레 개를 그렇게 돌보는 것이 아니다. 애견 상품이 다양하고 먹이도 다양하고 애견병원도 성업중이다.
초등돌봄 센터에서도 애견에 대한 기본 에티켓을 가르치는
프로가 있어 강아지를 센터에 데려와서 아이들과 함께 놀며
주의사항을 일러 준다.
내가 가방을 들고 외출 준비를 할 때 출근 할 때와 시골 갈 때를 알아 차려서 꼬리를 흔들며 따라 나선다.
지난 번엔 큰애가 외출한 사이에 우리 번개를 할 수 없이 센터에 데려 가니 아이들이 반가워 한다.
강아지를 묶고 다니는 목걸이와
끈도 다양하고 밤에 외출시에는
목에 반짝이는 등을 달아 주기도 한다. 하기야 지금은 중단했지만
번개(비글종)를 교육시킨다고 강아지 훈련소(캠퍼스)에 한동안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 교외에 캠퍼스가 있어 특별히 펫택시를
불러 타고 다니는 것을 뭐라고 잔소리를 할 수도 없었다.
숫강아지라서 본능에 시달리면 귀찮다고 중절 수술도 해 주고
털이 빠지면 피부과에 데려가고
사상충으로 고생하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약을 핥아 먹지 않도록 커다란 틀을 목에 감아 두기도 한다. 강아지가 잠을 잘 자도록 푹신한 쿠션과 베게도 사 주고 강아지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과 지능에 맞는 사료통을 주어서 사료통에서 먹이를 빼 먹는 훈련도 시킨다.
어제는 자그맣고 동그런 물건을 사서 전기코드를 꽂아 놓는다.
밖에서 강아지가 잘 노나 볼 수 있는 소형cctv란다. 집에 두고 외출 할 때 개가 짖으면 밖에서 원격으로 강아지를 달래 주는 기능을 한단다.
우리애는 열심히 돈을 벌어 아낌
없이 그의 애견에게 쓴다.
그야말로 아무리 비싸도 내가 좋아하는 꽃을 살 때 내가 하듯이
나의 딸은 그의 반려견에게 애정을 원없이 쏟는다.
워리워리~~ 도꾸도꾸가 아니다.
물론 내가 시집 오기 전에도
내가 키우던 강아지가 있어 횡단 보도를 건널 때 안고 건너던 내
'오요'가 있긴 했었지만 마당에서 키우던 녀석이지 이렇게 집안에서 키우고 차에 태울 땐 뒷좌석에 패드를 따로 깔고 함께 드라이브도 하고 하지는 않았었다.
한강공원에 드라이브 가자면
말귀를 알아듣고 너무도 좋아서
먼저 앞장을 선다. 딸아이와 함께 데리고 길을 걸을 때면 내가 따라 오는지 몇 번이고 뒤를 돌아 보고 확인을 하고 기다려 준다.
그렇게 짐승의 마음이 읽혀지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게 되면
강아지의 패션도 달라 진다.
오늘 비가 오니 비옷을 입혀 외출 했다가 들어 와서는 그 비옷을
잘 말려 두는 우리 큰아이는 마치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
그런 딸아이 마음을 알기에 강아지에게도 듣기 싫은 소리는 삼가하고 있는 것이다.
비닐 주머니를 찢어서 노변에 볼
일을 본 강아지 배설물도 더럽다소리 안하고 잘 담는 그 마음..우리 애만 그러는 게 아니고 애견을 데리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모두 그런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첫댓글 귀여운 강아지 패션이네요.
모든 주인들이 이렇게 강아지를 안전하게 데리고다니면 모든 사람들이 다 즐겁고 편하게 지낼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요새는 개를 아무렇게나 풀어 놓으면 상식없다고 지탄 받지요.
점분 후배님 이 동물 애호가 인줄 이제야 알았어요.
정성껏 잘해 주는 모습 존경스랍습니다.
강아지 모자가 너무 귀업네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박 선배님의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한결같이 사랑방을 지켜주신 선배님 덕분에 .반가운 분들을 이곳에서 뵙게되네요.
송경희 선배님, 이재민 선배님 모두 그립습니다.
구인회 후배도 오랜만이네요. 반가워요.
언젠가 만날 날이 오겠지요~
이정원, 신영희후배도 여전히 지내고 있지요?
예쁘게 농사 짓고, 산행 다니고....
그 이야기들도 들려주었으면 좋겠어요.
긴 시간 점분후배가 지키고 있던 보람이 나타나네요.
더 누구 없나요? 거기 누구 없소? 찾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