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8월 3일 토요일,병환 중이신 엄마를 중심으로 가족들이 여행을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병이 위중하실 때에는 '과연 여행이 가능할까?'로 포기와, 그 반대일 때는 희망으로,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동생으로부터 가실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경북 문경시 호계면 성보촌 유스호스텔 114호,115호로 예약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고 오후 3시까지 도착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평상시면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여름 휴가철의 피크라 아무래도 고속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거란 생각은 염두에 두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일박이일 여행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우리 삼자매와 그 가족들입니다.
각자 배우자와 자녀들,결혼한 자녀들의 배우자와 그 자녀들... 어린이까지 모두 20명입니다.
아버지는 아직 여행이 가능하지 않으셔서 집에 계시고,엄마를 중심으로한 가족만 모인 것입니다.
오후 1시쯤 큰 아들 가족 한 차,우리 가족 한 차,두 대가 동시에 출발했습니다.
일기예보에는 오후 늦은 시각부터 비가 온다고 했고 돌아오는 일요일엔 전국적인 비예보가 있어 걱정이 되었습니다.일기가 좋지 않으면 운전 하기가 더 힘들고 위험합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느긋하게 바깥 경치를 감상한다든지,여유롭게 여행의 낭만에 젖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1985년 처음 자가용 승용차를 마련해서 가족들을 태우고 시승하는 날 사고가 있었습니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첫 번 응시에 바로 운전면허를 딴 남편이지만,남편은 기계치입니다.
운전석옆에는 내가 타고,뒷좌석엔 8세와 5세인 두 아들을 태우고 제기동 고모님댁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부근,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시내버스가 우리 차를 앞질러 정류장에 섰는데,남편은 재빨리 세우질 못하고 그냥 질주,아니면 반대로 엑셀레터를 밟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차는 버스 뒤 아랫쪽으로 들어가 멈췄습니다.
버스 기사가 내려서 쳐다 보더니 그냥 차에 올라 가버렸고 주위 구경꾼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고있었습니다.우리 차는 헤드라이트가 깨지고 본네트는 사정없이 긁히고 쭈그러졌습니다.
이 날의 충격이 오늘날까지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28년전 트라우마로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이 긴장하고 있는데,날씨까지 변화무쌍하여 긴장의 끈은 점점더 바짝 조여들고 있습니다.갑자기 시커먼 먹구름이 비가 되어 억수같이 퍼붓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비치기도 하고,가랑비가 오기도 하고,큰 아들 차를 뒤따라 가는 형편이라 더 많은 신경이 쓰여집니다.
기상이변과 휴게소에서 보낸 시간,어디엔가 사고가 나서 엠블런스 두 대가 요란하게 달려가고...
이렇게 예상보다 한 시간이상 늦은 시각에 도착했습니다.
운전하는 남편보다 신경이 더 곤두서는 나는 도착지에 닿자 피로가 몰려옵니다.
만나니 반갑습니다.
엄마는 다행히도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차도가 있으셔서 얼굴도 전보다 좋아보입니다.
성보촌 유스호스텔은 말이 호스텔이지,폐교를 약간 수리하여 숙박시설로 만든 곳입니다.
운동장이던 넓은 곳은 잔디를 심었고,교실을 나누어서 화장실과 싱크대를 들여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성수기라 방 하나 일박에 26만원이랍니다.물론 식사비는 포함이 안된 가격입니다.
모든 비용은 주최측인 여동생과 제부가 부담했습니다.
그 날 저녁 식사비를 우리가 냈습니다.
방 하나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차지하고, 다른 방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늦게까지 이야기 삼매에 들었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따고 군의관으로 근무중인 조카에게 손목상태를 상담했습니다.
꽉 조인 손목보호대가 혈액순환을 방해해서 좋지 않다고 해서 풀었습니다.
해부학적인 해설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듣고,결론은 사용을 하지 않아야 낫는다는 원칙을 또 들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빨리 가는 법이라 금방 이튿날입니다.
새벽 동이 트고나서 디카를 들고 주위 산책에 나섰습니다.
객실전경
수영장
노인정
노인정 옆 정자
아침식사로 황태구이 정식
할아버지와 손자의 축구
부속건물로 전통문화체험관
일박이일의 여행을 마치고 각자 집을 향해 헤어졌습니다.
주최한 여동생의 제안은 일 년에 한 번씩은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래야 서로간의 情이 더 돈독해진다고 합니다.
공감하면서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의미가 큰 여행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성보 예술촌이 참 아름답군요 소설속에 등장하는 조용한 마을 같군요. 사진을 보니 주위 경치도 좋고
운치있게 나란히 정리된 항아리가 눈이 갑니다. 옥덕아 귀하고 잊을수없는 추억 여행 무사히 다녀 왔다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데 내년에 어머니 모시고 또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될수도 있으니 기도 많이 해....
학교기물이 아직 그대로 방치된 것도 있고,손 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더군요.
제부가 내년에는 좀 더 좋은 곳에서 모이자고 하더군요.
여러분의 기도덕분이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언니 고맙습니다.
날씨도 맑고 어머님 기력도 좋아지신 좋은날 정겨운 동행들과 1박2일은 감질납니다.
이제 아버님 쾌차하시면 모두함께 2박3일을 계획해 보세요.꼭 될거예요.
세짤내외분과 손자들의 기도가 응답된듯합니다.저도 그동안 기도했지만
이제부터 다시 열심히 기도할께요.
동생내외분의 간병모습이 온 후손에게 산 교육이 되겠읍니다.
건강해지신 어머님께 감사하고 동생가정에 큰 축복을 기원합니다.
옥덕씨 손목도 회복되어가지만 뜨개질을 줄여야겠읍니다.
엄마의 기력으로는 일박이일도 약간 무리였지만,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에 저희도 흐뭇했지요.
언니께서 간절하게 해주신 기도덕분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언니께는 고맙다는 인사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네요.
엄마께서도 '이런 고마울데가 또 어디 있겠노'라고 하시며 언니께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하라고 하시더군요.
제 손목은 오래 가겠다고 해서 뜨개질은 아예 중단상태입니다.
손으로 해야하는 집안 일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부러운 모습입니다... 어머니께서 여행을 하실만한 기력이라도 있으시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자녀분들의 효성이 이루어낸것이겠지요... 장소도 참 좋으네요..
.남편 운전 트라우마? 말씀도 마세요..저는 견디다 견디다 제가 운전대 잡아버렸지요...ㅎㅎㅎ
좋아지신 기력이 일시적인지,아닌지 몰라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장소는 서울 사람을 배려해서 중간지점으로 정했을 겁니다.
운전에 대한 안좋은 기억은 누구나 다 있는 모양입니다.
어머니와의 여행이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세월이 흐를 수록 옛생각에 잠기는 때가 많아 지는데 아우님보람 있는 가족 여행 이었네요.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되기를 기원 드릴게요.
언니 덕담대로 내년과 후년에도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명은 제천이라' 하늘만이 아는 일이라...
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의미있는 가족여행 잘 마치고 오셨다니 반갑네요. 아버님이 같이 못가셔서 유감이지만 내년에는
아버님도 모시고 갈수 있으면 더욱더 좋은여행이 될것 같습니다. 저도 기원드릴께요.
언니,고맙습니다.
아버진 아직도 수술 후유증으로 여행은 무리여서 불참했습니다.
성보예술촌 여느 일류호텔보다 아름답고 멋집니다.어머님을 모시고 일가족 여행이 너무 부럽네요.
아이들 모두 출가시키고 겨우 두번 해 보고 그만인데...다시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어지네요.
호텔처럼 답답하게 막힌 공간이 아니고, 넓은 운동장이 있어 좋았습니다.
자녀분들께 가족여행 건의 해보심이 어떠하실지요
어머님이 좋아지셔서 가족여행을 하였다니,보고 있는 어머님도 가족들도 얼마나 흐뭇했을지 짐작이 감니다.
운전을 시작해서 조금 달릴게 될 때 꼭 한 번씩 놀랄일이 생김니다.인명피해만 안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함니다..ㅎㅎ
여형제간이라 합심이 잘되어 더 화목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지만,맨 처음 시승한 날이라 더 충격이 컸었지요.
8월3일에 덕유산에는 오후 늦게 비가 많이 쏟아졌어요.
문경은 비가 안왔나요?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간 여행이라 더 애틋했겠습니다.
형제들이 많이 있을때 자주 만나야겠더라고요.
지금은 같이 여행갈 형제도 없어요 ㅠㅠ
3일 가는 도중엔 소나기가 몇 번 쏟아졌는데,문경 도착해서는 소나기가 한 번 지나갔어요.
4일엔 일찌감치 출발해서 정체없이 잘 왔습니다.
연중행사로 계속하자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아우님 원도 한도 없는 여행이 되겠어요. 참으로 이렇게 정스런 세 자매의 효성 .남편들의 도움 .자녀들까지 피는 봄에도 소원 성취하길 바레요.
감격스럽고 아름다운 여행 .아우님
여동생의 효심에 모두 감동했습니다.
따라서 그 누구도 감히 일정이 안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고,순순히 응했습니다.
언니 덕담대로 되길 기대합니다.
어머님께서 복이 많으시군요...부러워라...몇번이 될찌 기약할수 없어 더 애틋하셨겠어요...
형제들도 가족도 같이 만나기 참 힘든 세상이 되었어요...
여행은 못가더라도 동생 불러 밥이나 먹어야 겠네요...흐미~~
거의 마지막이라 생각한 여행이었어요.하니 꼭 참석해야 한다고 아들에게도 강요를 했어요.
모두들 바쁜 생활이지만 이 번 여행은 특
사실 모두 모여 여행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