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 때 좋아했던 노래 쥴리아 .
오~나의 사랑 쥴리아~ 지금은 어디로 떠났는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나의 사랑 쥬우울~리아.
쥴리아 ~ 꿈에도 못 잊을 여인아.......
중학교 봄소풍에서 내가 이 노래를 불렀고, 후반부에 친구들과 선생님까지 함께 불러 그 한 순간 소풍갔던 작은 동산이 수많은 꿈을 그리는 場이 되었다. 그 후 동창들에게 불리는 나의 이름은 쥴리아다.
당시 반상회라는 것이 생겨 대학 졸업후 첫 발령받은 준희라는 예쁜 아가씨 선생님이 우리 마을 담당 으로 배정되셨고, 나는 그 선생님을 모시고 반상회에 안내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반상회를 마치고 나면 어두워지는 시간이라, 그 선생님의 하숙집까지 배웅도 해드렸는데
늘 가면서 귀신나오는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
“응?”
“이 고개는 낙동강 전투 때 전사자가 하도 많아 대충 묻었데요”
“그래?”
“그런데 새마을 도로공사 때 포크레인으로 파고 불도저로 새리 밟으니, 다리 잘리고 목 잘린 시체가 밟히고 부숴지고....... 억수로 많았대요?”
“아이고!”
“오늘처럼 비오는 날 사람이 혼자 지나면 하고 뜸을 들인 후
“(큰소리로)내다리 내놔라~ ” 하면서 선생님 다리를 잡고 털썩 주저앉으면 선생님은 기겁을 했고 더러 놀라 엉엉 소리 내어 우는 날도 있었습니다. 신이난 나는 그 고개를 지날 때 마다 더 무섭고 더 긴장감 있는 연출을 구상해 선생님을 괴롭혔지만 선생님은 한 번도 나를 혼내지는 않았습니다.
해가 긴 어느 여름 반상회를 일찍 마치고
잠자리가 유난히 낮게 나는 모습을 보며 돌아가던 어느 날 선생님은
“좋은하늘아 ‘줄리아’ 그 노래 한번 불러 줄래?”
“에이 쑥스러워요”
“선생님도 실패한 첫사랑이 있어요. 소풍가서 너가 부르는 그 노래를 들을 때 선생님은 첫사랑 그분이 달려오면서 준희야(줄리아)? 하고 부르며 달려 오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어. 그 노래를 한번 만 불러줄래?”
"오~! 나의 사랑 줄리아.지금은 어디로 떠났는가.........."
선생님과 나는 슬퍼하면서도 행복하게, 끝까지 소리 맞춰 노래를 불렀습니다. 얼마 안가 그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 두셨습니다. 4월에 동창회 모임을 한다고 연락이 와 옛생각을 하니 그 봄소풍, 잊고 있던 쥴리아 생각이 납니다.
첫댓글 장님가수 이영복 특유의 맑은 음색이 귀에 쟁쟁하네요.
까만 안경을 쓰고 애절하게 부르던 쥴리아~~
좋은하늘님에게 그런 아련한 사연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