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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10
S#1. 라임 집 앞 주차장. 밤.
9부 엔딩에 이어서…
오스카 : 15년 전엔 스무 살. 5년 전엔 서른 살. 그리고 5년이 더 흘렀죠. 근데도 난 아직 내가… 열 살 같아요…
난 왜 이렇게 애 같을까요.
라임 : …애 아니에요. 진짜 애들은 난 형이야 하고 말하거든요.
오스카 : !
라임 : (보는)
오스카 : 라임씬 참…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멋지네요.
라임 : (! 볼 빨개져서 발 콩콩하고. 수줍게 웃곤, 따뜻하게 오스카 바라보는데 설레는)
주원 : (E) 그림 조오타~?
돌아보면 불량한 자세로 새 추리닝 입고 동네 양아치처럼 짝다리 짚고 서있는 주원.
주원 : 그림 좋아 아주.
오스카 : 그걸 이제 알았냐? 저 자식 만나기로 했어요?
라임 : 아뇨. (주원 노려보며) 알아듣게 얘길 했는데도 저러는 거 보면 돌대가리거나 제가 좋아 죽겠거나 둘 중 하난가 봐요.
주원 : 도, 돌 뭐?
오스카 : 나이스 샷!
라임 : (주원의 바뀐 추리닝 아래위로 훑으며) 이 아줌마 내복은 또 뭐냐?
주원 : 뭐, 내복? 이렇게 학습이 안 돼 이렇게. 이건 댁한테 그런 대접을 받을 그런 옷이 아니야.
프랑스 남부 출신 자연주의 디자이너가 꽃과 인권을 주제로 한 코 한 코,
라임 : (무시하고 오스카에게) 저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빠, 운전 조심 하세요.
오스카 : 그래. 우리 라임이 오빠랑 이따 꿈에서 보자. 계단 조심하고. 옳지.
주원 : 난. 난 왜 암 말 안 해. 난 걸어 왔냐?
라임 : (말 끝나기도 전에 홱 돌아보더니 험악) 그쪽은 밤길 조심해라.
주원 : 내가 뭘 조심해야 될 사람으로 보여? 밤길이 날 조심해야지!
라임 : (뒤도 안 돌아보고 내려가는)
주원 : 이봐. 길라임! (따라가고)
오스카 : (그런 두 사람 모습 보다) 저 자식 진짜 어쩌려고 저래?
S#2. 라임 집 대문 앞. 밤.
골목에서 라임 쫓아 구시렁대며 오는 주원.
주원 : 누구한테 오빠야, 오빠는. 나한테는 한 번도 오빠라고 안 했잖아! 그쪽이랑 나랑 자그마치 네 살 차이야, 궁합도 안 본다는!
라임 : (대문 쾅! 닫고 들어가는)
주원 : 야! 사람 면전에서 문 쾅쾅 닫는 매넌 어느 나라 매너야! 내 코가 다른 사람보다 높아서 다칠 수도 있단 생각을 왜 못 해 왜!
라임 : (2층 현관문 열고 들어가버리는)
주원 : 야! 길탱자!
S#3. 라임 집 안. 밤.
신발 벗고 올라오는데 샹들리에 눈앞에 가장 먼저 보이는. 열 받고. “저걸 진짜 뗄 수도 없고…” 혼잣말하는데.
아영, 발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있다. 옆에 생라면 부셔놓은 봉지 있고.
아영 : 밖에 누구 왔어?
라임 : 뉘 집 개가 막 짖길래 욕 좀 해줬어.
아영 : 뉘 집 갠데 "야! 길탱자" 하고 짖어?
라임 : 히히. 다 들렸어?
아영 : (관심 없는 척) 사장님이야? 왜… 왔는데?
라임 : (생라면 집어 먹으며) 몰라.
아영 : (약간 실망…) 여기까지 왔음 들어왔다 가시지… (택배 밀어주며) 너 택배 왔더라.
라임 : (택배 박스 뜯으며) 요즘은 되게 빠르네.
아영 : 뭐야? 책이야?
라임 : 아… 그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집어 들며) 누군가의 집에 갔는데… 책으로 가득 찬 대따 큰 서재가 있더라?
그 서재를 보는 순간, 그 사람은 저 많은 책들을 다 본 걸까… 그 중에 어떤 책을 좋아할까…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꼈을까… 궁금한 거 있지.
아영 : (‘동화처럼’ 집어 들어 펼쳐보며) 그래서 그 사람 보는 책 산 거야?
라임 : 어… 그 사람 마음속이 궁금해서. (생라면 오도독 먹으며) 내가 놓친 그 사람의 진심은 뭐였을까… 찾아질지도 모르잖아.
아영 : 그래… (생라면 뒤적이며) 누군가의 진심이 알고 싶은 순간이 있지…
라임, 남의 속도 모르고 아영 향해 미소 짓고 대본과 영화 DVD와 비디오테잎 쭉 꼽힌 어딘가에 책 가지런히 꽂는데…
S#4. 시크릿 가든 / 오스카 집 거실. 밤.
오스카 들어오는데 주원 따라 들어오는.
오스카 : 왜 따라 들어와.
주원 : 그럼 밖으로 나올래?
오스카 : 어쭈, 한 대 치겠는데.
주원 : 선수 치는 거 보니 맞을 짓 했나 봐?
오스카 : 아직까진 안했는데 너 하는 짓 보니 앞으로는 장담 못하겠다.
주원 : (욱- 하지만 겨우 참고) 내가 형 연애사에 이래라 저래라 할 마음은 없는데, 정직 하게 대답해.
아까 길라임한테 한 말, 형 진심이야?
오스카 : 내 입에서 나왔는데 내 진심이지 그럼 니 진심이냐?
주원 : 그게 형 진심이면 안 되지.
오스카 : 왜 안 되는데. 너 라임씨 진심으로 좋아해? 너 지금 니 감정 책임질 수 있어?
주원 : 책임? 좀 어울리는 질문을 해. 형은 만나는 여자 다 책임졌어?
오스카 : 그래서 난 욕먹잖아. 그리고 내가 만나는 애들은 끈 떨어진 가방에 옷핀 꽂아 들고 다니면서도
그게 우리 같은 놈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계산도 못하는 그런 순수한 부류가 아니야.
주원 : 그 얘긴 뭐하러 해!
오스카 : 이 봐. 그런 것도 하나 감당 못하면서 앞으로 어쩔 건데. 니가 가진 것들 다 포기할 수 있어?
주원 : 꼭 뭘 포기해야 해?
오스카 : 안 해도 되지. 그 대신 그냥 그 여잘 잃으면 되니까. 간단해.
주원 : !
오스카 : 이모나 울 엄마가 다른 재벌집 사모님들이랑 다른 게 뭔 줄 아냐? 상속세 다 내더라도 살아생전에 상속 안 한다는 거.
왜? 그래야 너나 나나 말을 들어 먹을 테니까. 너 이모 이길 수 있어?
주원 : 이길 명분이 없는데 어떻게 이겨.
오스카 : 이길 명분도 없지만 이길 이유도 없겠지. 너한테 결혼은 인수 합병 차원의 일생일대의 비지니스니까. 아니야?
주원 : (!… 할 말 없는…)
오스카 : 그러니까 그냥 너랑 비슷한 여자 만나. 괜히 라임씨만 힘들게 하지 말고. 넌 자격 없다니까?
주원 : !…
오스카 : 그리고 너 해남에서 슬이 손잡고 그런 거, 그건 뭐였냐?
주원 : (짜증) 아, 그건 나 아니라니까!
오스카 : 니가 아님 누군데! 내가 귀신 봤냐? 대체 니 속셈이 뭐야! 결혼은 슬이 같은 여자랑 하고,
길라임이랑은 ‘풋풋한 뭐 그런 거야’ 하면서 적당히 놀다 치우게?
주원 : !
오스카 : 나쁜 새끼. 두 여자 다 손 떼. 두 여자 다, 너한텐 아까워.
주원 : !
S#5. 시크릿 가든 / 주원 수상가옥 안. 밤.
소파에 푹 파묻혀 앉아 오스카의 말 곱씹어 보고 있는 주원.
(시간경과)
무언가 하고 있는 주원. 보면, 찢어 버렸던 라임의 지도 붙이고 있다. 다 붙여 놓고 좀 슬픈 얼굴로 보는…
그러더니 지도에 무언가 써넣는… 보면, ‘김주원 싸가지 집’ 앞에 ‘비겁한’이란 글자 써넣었는데…
S#6. 라임 집 안. 밤.
아영, 잠들어 있고… 라임 인형에 몸 기대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읽고 있다…
그런 라임의 옆 책장 보면, 택배 온 책들 가지런히 꽂혀 있다.
‘동화처럼’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나쁜 소년이 서있다’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S#7. 시크릿 가든 / 주원 수상가옥 데크. 밤.
두 손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고 불량하게 문에 기댄 채 연못 보고 서 있는 주원… 그 위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동화처럼’ /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 ‘나쁜 소년이 서 있다’
/ ‘이토록 사소한 멜랑꼴리’ /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책 제목들… 시처럼 흘러간다…
S#8. 액션스쿨 전경. 다음날 낮.
종수 : (E)(영어로 읽는) 씬 102. 들판. 밤. 피투성이의 ‘진’과
S#9. 액션스쿨 / 종수 사무실 안. 낮.
종수는 시나리오 영어로 읽고 있는. 손에 mp3 녹음기 들고 있는.
종수 : (영어) 복면의 자객 마주 서 있다. 달빛에 반짝이는 칼날. 바람소리에 섞인 ‘진’과 자객의 숨소리만 들린다. 다이얼로그.
진: 할 말이 있으면 지금 해라. 십 분 후면 그게 너의 마지막 유언이 될 테니까.
S#10. 액션 스쿨 안. 다음 날. 낮.
정환과 검술 연습 중인 라임. 땀방울들 흘러내리고…
정환 : (멈추며) 잠깐 잠깐. 콘티 줘봐.
주만 : (콘티 건네며) 여깄지 말입니다.
정환 : (라임에게) 자, 봐라? 여기에서 넌 종사관 나으리랑 죽자고 싸우는 게 아니야. 슬픔이 있어야 한다고 슬픔이.
아주 힘만 쎄가지구!
재식 : 오늘 종사관 나으리 관 짜겠네 관 짜겠어.
라임 : 히히. 다시 작품 한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너무 들떴나 봅니다. (하는데)
병진 : (다가오는 종수 발견하고) 식사하셨습니까.
일동 : (돌아보고 인사)
종수 : 먹어야지. (라임에게 mp3 주며) 이거.
라임 : 뭡니까…?
종수 : 들어 보면 알아.
라임 : 지금 들어도 됩니까?
종수 : 빠져가지고. 훈련 끝내고 들어 훈련 끝내고. (돌아서 가면)
라임 : 알겠습니다. (라고 말은 하면서 잽싸게 mp3 귀에 꽂고 들어 보는)
정환 : 감독님 얘 봐요. 지 맘대로 막 들어요.
종수 : (돌아보지 않고) 빠져서 그래. 굴려.
라임 : (듣다가 놀라고 감동인) 우와~ (돌아서며. 이어폰 때문에 목소리 톤 삑사리) 감독님 이거 다 언제 녹음 하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종수 : (돌아보지 않고 그냥 손들어 주는. 얼굴엔… 미소…)
선배들 : (모여서서) 어떻게 굴릴까. 오랜만에 집합 한 번 하까? (어쩌고 라임 놀리고…)
S#11. 몽타주. 여러 날 낮.
* 옥상
- 라임, 헤드폰으로 종수의 목소리 들으며 시나리오 보고 있는.
* 연습장
- 줄넘기 하면서도 헤드폰 끼고 듣는.
* 주원 집 욕실
- 주원, 웃통 벗은 채 면도하는. 카메라 욕조 지나 침실로 가면 침대 옆에 라임이 ‘지도’ 붙어 있고…
* 연습장
- 6기들에게 2인 1조로 검술 기본 동작 가르치고 있는 라임.
* 라커룸
- 목에 수건 두른 채 책상 다리로 앉아 노트에 액션 콘티 그리고 있는. 옆에 ‘다크 블러드’ 시나리오 보이고…
* 주원 드레스 룸
- 셔츠 단추 채우며 넥타이 서랍 열고 넥타이 꺼내려다 멈칫… 보면, 접혀진 종이.
펼쳐 보면, 잡지에서 오린 듯한 ‘넥타이 매는 법’이고… 라임이가 이거 보고 넥타이를 맸구나… 종이 바라보는 주원이고…
S#12. 미용실. 낮.
나란히 앉아 머리하고 있는 슬과 된장녀.
된장녀 : (슬 눈치 보며) 너 정말… 괜찮아?
윤슬 : (거울 속 슬픈 자기 얼굴만 보고 있는)
된장녀 : 우영 오빠 정말 미친 거 아니냐? 어떻게 널 의심해?
윤슬 : (서늘) 목소리 낮춰.
된장녀 : (입 삐죽…) 근데… 정말 니가 한 거 아니야?
윤슬 : (어금니 꽉 물고) 내가 한 거였으면 좋겠니?
된장녀 : 확실한 게 좋으니까… 암튼 넌 정신력 하난 짱이다. 죽네 사네 해도 시원찮을 판에 머리할 정신도 있고.
윤슬 : 나라가 망했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빼고, 여자가 머리할 정신도 없음 여자가 아니지.
위기의 순간일수록 여자가 지켜야할 건 딱 하나야. 미모.
된장녀 : 아…
직원1 : (E) 샴푸 해드리겠습니다.
윤슬 : (일어나려는데 전화 오고 받으면서 샴푸실로 가는) 어, 나. (사이) 찾았어? 한국 사람 이야?
(사이) 뭐? 그 이름 확실해? 아니, 하… 일이 재밌게 돌아가네.
된장녀 : (다른 스텝에게 손짓하는) 저기, 지금 쟤 쓰는 샴푸 저거 뭐예요?
직원1 : (손에 샴푸 따르고 있는)
스텝 : 아, 저거요? (E) 수입샴푼데 향이 좋아서 요즘 많이들 찾으세요. 윤감독님은 저것만 쓰시더라구요.
된장녀 : 저도 저걸로 해 주세요, 저걸루.
S#13. 시크릿 가든 / 오스카 집 침실. 낮.
오스카, 소파에 굳은 얼굴로 앉아 있고, 스타일리스트 의상 챙겨 앞에 놓아주는.
종헌 : 형 빨리요. 이러다 늦어요.
오스카 : ……
동규 : 빨랑 안 입어? 내가 늘 얘기하지. 연예인은 남 행복하라고 있는, 불행한 직업이라고.
오스카 : …방송이야 그렇다 쳐도 내가 지금 이 시국에 싸인회를 가는 게 맞다고 보냐?
일일이 붙잡고 해명을 하라면 모를까 어떻게 싸인을 해. 나 진짜 사람들 직접 대면할 자신 없단 말이야.
동규 : 그럼, 오스카엔터 시국선언이라도 할래? 얼른 옷 안 입어!
오스카 : (후…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쉽사리 못 일어나는데…)
S#14. 아웃도어 매장 안. 낮.
싸인회 하는 오스카. 싸인 받으려고 줄 선 사람들.
오스카, 당당해 지려 애쓰지만 웃음도 어색하고… 악수도 어색하다… 억지로 웃자니 몸도 마음도 힘들고…
한쪽에선 종헌과 관계자 함께 지켜보고 있고… 줄 선 사람도 거의 없고…
오스카, 웃으며 마지막 사람 싸인 해주면, 더 이상 사람 없는…
몇몇 사람들 그런 오스카 흘깃거릴 뿐 싸인해 달라고 오지도 않는…
오스카, 무너지려는 마음 겨우겨우 추스르며 시선 내리고 앉아 있는데,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요 오스카!” 구호 들리는.
오스카 고개 들어 보면, 여고생, 여대생, 직장인 등등 소란스럽지 않게 오스카 외치고 있는.
여고생1 : 오빠 괜찮아요. 우린 오빠 믿어요.
오스카 : !
여대생1 : 상처받지 마시고 힘내세요! 오빠 사랑해요!
오스카 : !…
일반인 : 우리가 있잖아요! 오빤 우리가 지켜줄게요!
오스카 : (눈물 나오려는 거 꾹 참고 오바하는) 지켜주긴 누가 누굴 지켜! 내가 늬들 지켜줄 거야 내가! 오빠 믿어!
오빠 표절하고 막 그런 사람 아니야. 오빠가 음정은 불안해도, 양심은 7옥타브야. 맑고 깨끗해. 알았어?
모두 : 꺄아악- / 네에- /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요 오스카!
오스카 : 알았어 알았어. 오빠가 다 아니까 차례로 줄 서. 에이 거기 거기, 사랑스럽게 생긴 언니. 그래 언니 새치기 하지 말고.
오빠가 오늘 특별히, 가수 오스카가 아닌, 인간 최우영의… 싸인을… 해주겠다.
모두 : 꺄아악- (또 난리 나고…)
(시간경과)
긴 줄로 서 있는 팬들…
오스카 예의 그 너스레 떨며 사진도 찍어주고 안아도 주고 악수도 해주면서 한 장 한 장 ‘최우영’ 정성스럽게 싸인 해주는…
행사 관계자 그 모습 보며 미소 짓고… 종헌도 후… 안심 하는데…
오스카 : (싸인하며) 엄마 말씀 잘 듣고. 차 조심 하고. 체중계 조심하고. 실시간 검색어 검색도 좀 하고. 알았어?
여학생 : 네. 오빠 파이팅! (하고 가면)
누군가 와서 서는. 오스카 앞에 백지 내미는.
오스카 : 성함이? (하고 올려다 보다 표정 굳는! 슬이다)
윤슬 : (그런 오스카 내려다보며 어느 때보다 예쁘게 웃으며) 전 오빠 안 믿어요.
오스카 : !
윤슬 : 오빠도 저 안 믿죠?
오스카 : (얼음처럼 굳어 보는데)
팬들 : (저 여자 뭐야? 인상 긋고 보고 있고…)
윤슬 : 그래도 전 오빠 팬이에요. “윤슬 씨에게 영원한 사랑을 담아…”라고 써주세요.
오스카 : (그런 슬 굳은 얼굴로 보다가 싸인지에 무언가 쓰는)
종헌 : (어? 슬이 누나 아닌가? 의아하고…)
윤슬 : (그런 오스카 가슴 아프게 내려다보고 있고…)
오스카 : (무언가 적힌 - 화면에는 자세히 보여지지 않습니다 - 싸인지 슬에게 내미는)
윤슬 : (싸인지의 내용 본 듯. 표정 굳어 오스카 보는데…)
S#15. 아웃도어 매장 앞. 슬의 차 안. 낮.
운전석에 앉아 있는 슬. 눈물 그렁해서 손에 든 무언가 내려다보고 있는…
“윤슬씨에게…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010. 11. 오스카.”
슬 눈물 꾹 참고 오래오래 앉아 있고…
S#16. 발레 공연장 로열석. 밤.
볼쇼이 내한 공연 로열석에 앉아 있는 주원. 늘 그렇듯 주원의 양 옆 좌석 비어 있다.
그때, 한 여자 아무렇지 않게 빈 좌석에 가방 놓고 옆 자리에 앉는다.
주원 : (벌레 보듯 가방 보다 여자 보면)
여자 : (주원 시선 느끼고 왜 보지? 보면)
주원 : 실례지만, 여기 로열석 티켓이 얼만 줄 아십니까?
여자 : (?!) 이십오만원 주고 예매했는데, 왜요?
주원 : 그럼 (가방 가리키며) 이 분도 이십오만원 내고 여기 앉은 겁니까?
여자 : 네?
주원 : 난 냈습니다. 당장 이분 데려가세요.
여자 : 허- 그럼 이 자리가 다,
주원 : 네. 좌우 두 자리 포함 (좌석표 세 장 펼쳐 보이며) 세 자리가 다 제 자립니다. 전 양쪽 팔걸일 나 혼자 쓰고 싶거든요.
여자 : (뜨악…)
(시간경과)
슬픈 아리아 깔리고… 공연 보고 있는 주원…
카메라 넓어지면… 주원의 옆자리에 앉아 같은 곳 바라보고 있는 라임의 환상…
* 옷 핀 꽂은 가방 무릎에 놓고 앉아 있는 라임(의상 동일)…
* 청소기 박스 무릎에 놓고 앉아 있는 라임(의상 동일)…
* 빤짝이 추리닝 입고 손에 돈 봉투 들고 앉아 있는 라임C…
주원, 자신이 라임이 마음 아프게 한 기억들만 떠올라 마음 괴로운데….
S#17. 시크릿 가든 / 주원 수상가옥 거실. 밤.
주원, 편한 차림으로 2층에서 거실로 내려와 주방으로 가면.
김비서 : (늘 하던 대로 컵에 주스 따라 내밀며) 공연은 어떠셨어요?
주원 : 집중 못했어. 다시 예매해. 이번엔 아예 한 줄 다 비워.
김비서 : 한 줄을…요?
주원 : 몰상식하게 내 자리에 가방을 놓는 거야 어떤 여자가. 그 여자 말 상대하다 문득,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한 줄 다비우면 될 걸 가지고? 막 반성이 되는 거야.
김비서 : 아… 보통 사람은 참 반성하기 힘든 사안인데…
주원 : 난 특별하니까. 보고할 거 있다며.
김비서 : 아, 내일 비송 파이스트 홍보관 VIP 프레젠테이션 참고 자료들입니다.
주원 : 내일이야? 아, 왜 미리미리 말을 안 해! 요즘 소릴 안 질렀더니 뇌가 아직 주관적이지?
김비서 : 어머. 이번 주 스케줄 올린 거 결재까지 하시고 속상하게 왜 이러세요.
주원 : 나도 속상해 나도. 하트 싸인이 말이 돼? 괜히 말했어 괜히 말했어. 지가 진짜 김태흰 줄 알아.
김비서 : (얘 왜 이래?)
주원 : (E) 레이디스 앤 젠틀맨?
S#18. 비송 파이스트 홍보관 안. 다음날 낮.
김비서, 박상무, 최실장 외 임원들, vip들 주원 보며 서 있는.
비송 파이스트 전경 미니어처(산 모형 사이사이 집 모형들) 앞에 서있는 주원.
주원 : 지금까지의 리조트 개념은 주로 스키나 골프 등의 레저를 즐기기 위한 부대시설이다 보니, 쉬겠다고 다녀온 휴간데
더 피곤할 때가 많으셨을 겁니다. 그래서 생각 했습니다. ‘그 곳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그런 힐링 리조트는 과연 없을까…
VIP들 : (흥미롭게 보는)
주원 : 그런 이유로 리조트의 새로운 역사가 될 저희 ‘비송 파이스트’는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산중에 건설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촌스럽게 산 깎고 나무 심고 뭐 그런 짓 안 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산세를 살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도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했습니다. 누가? 제가.
VIP들 : (주원의 유머에 웃는…)
주원 : 그럼 이제 룸으로 모시겠습니다. (앞서가면)
박상무 : (끙- 못마땅한…) 입만 살아가지고…
최실장 : (핸드폰 오자 꺼내며) 원래 말은 청산유수잖습니까. (문자 보고 놀란) 어! 회장님께서 오셨답니다.
박상무 : 뭐? 예정에도 없이 여긴 왜!
S#19. 비송 파이스트 홍보관 샘플 룸 안. 낮.
주원, 룸 돌며 자연스럽게 말 이어가고 있고 VIP들 이것저것 만져 보기도 하고… 앉아 보기도 하면서 주원의 말 듣고…
문회장과 강비서 입구 정도에서 조용히 그런 주원 지켜보는…
주원 : 보시는 바대로 룸 내의 시설은 단연 최고급으로 꾸몄습니다. 믿으셔도 됩니다.
문고리 하나 수저 한 벌까지 다 직접 골랐거든요. 누가? 제가.
VIP들 : (가볍게 웃는)
주원 : 다리 아프시고 힘드실 텐데 긴말 않겠습니다.
박상무 : (문회장 보라고 괜히 톡 끼어들며…) 긴말 않습니다 저흰.
주원 : (뭐야! 다시 연설) 여러분의 별장이자 곧 저 김주원의 별장이 될 이곳엔, 쏟아지는 별무리, 달빛 걷기,
바람에 몸 맡겨보기 등, 진정한 친환경 휴식이 (E) 매일 매일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문회장 : (묵묵히 지켜보고 있고…)
VIP들 : (주원의 말솜씨 흡족한 듯 박수치는 - 점잖은 박숩니다)
박상무 : (문회장 반응에 애가 타자) 그럼 끝으로,
주원 : (띵! 보면)
박상무 : 저희 ‘힐링 리조트 비송 파이스트’를 많이 사랑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리면서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VIP들 : (수고하셨습니다 / 고생하셨어요 / 잘 봤습니다 등등… 박상무에게 인사)
문회장 : (그 모습 보다 사람들 나오기에 앞서 돌아서 가는)
주원 : (저 아저씨가 진짜!)
S#20. 비송 파이스트 홍보관 일각. 낮.
최실장,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고. 박상무 흡족한 얼굴로 다가오는데.
최실장 : 알았어. 끊어. (전화 끊으면)
박상무 : 회장님은. 가셨어?
최실장 : 예, 방금. 표정이 아주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박상무 : (좋은) 그래? 푸하하. 내가 또 임기응변에는 강한 스따일이거든.
최실장 : 아, 그리고 사장님 주치의가 누군지 알아냈습니다!
박상무 : 알아냈어?
S#21. 삭제.
S#22. 시크릿 가든 / 주원 수상가옥 안. 낮.
거실 테이블에 놓이는 조각 케이크와 과일과 차.
현주 : (테이블 세팅하며) 사장님은 산책 중이십니다.
지현 : 알아요. 통화 했어요.
현주 : (지현 살피는 듯한 시선으로 보며…) 더 필요한 게 있으시면,
지현 : (찻잔 들며) 충분합니다. 고마워요.
현주 : (인사하고 나가는)
주원 : (유리 통해 연못 다리 건너오는 모습 보이는)
지현 : (차 마시며 그런 주원 모습 보는)
주원 : (거실로 들어와 2층 향하며) 차 마시고 있어. 좀 걸었더니 덥다. 금방 씻고,
지현 : 안 돼. 나 먼저. 5분이면 돼.
주원 : 뭐야. 놀다 저녁 먹구 가.
지현 : 약속 있어. 통 전화도 없길래 와 본 거야. 약 안 떨어졌어?
주원 : 약? (하다 스스로도 놀란) 아! 나 요즘 약 안 먹었다.
지현 : 안 먹었어?
주원 : 어떻게 그랬지? 어떻게 약도 안 먹고 그 성냥갑만한 방에서 내가 잤지?
지현 : 어디 갔다 왔어?
주원 : 그런 게 아니라, (하다) 아니다. 너 괜히 나 진짜 미친놈이라고 입원시킬 수도 있어.
암튼, (좋은…) 나 이제 약 안 먹어도 괜찮나봐.
지현 : (갸웃… 의아하게 보면)
주원 : 아,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되게 갖고 싶은 걸 갖기 위해서 뭔가를 포기하면서 살아?
지현 : 그렇지. 꼭 갖고 싶은 건 대개 자기 분수에 넘치는 거니까.
주원 : 말도 안 돼. 그럼 지금, 그 여자가 내 분수에 넘치는 여자란 말이야?
지현 : 그 여자? (그때 “딩동!”)
주원, 누구지? 현관 향해 시선 돌리는데!
(시간경과)
커다란 박스 여러 개에 와인셀러, 오디오, 티타임 3단 트레이, 촛대, 주원이 샀던 명품 옷들, 꽃까지 모두 들어 있는.
기막힌 주원이고….
주원 : 이 여자가 진짜! 꼭 이렇게 상투적이고 뻔하고 촌스럽게 굴어야 해?
지현 : 넌 모르겠지만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상투적이고 뻔하고 촌스럽게 굴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보통 여자 같음 그냥 쿨하게 먹고 떨어졌겠지.
주원 : !
지현 : 거 봐. 그 여자, 니 분수에 넘치는 여자라니까?
주원 : !
오스카 : (E) 그게 진짜야?
S#23. 시크릿 가든 / 오스카 사무실. 낮.
동규 : 어. 방금 스타스포츠 박기자님이랑 통화 했어. 그 자식이 자필 사과문 보내왔고 표절 맞고 다 자기가 잘못했다고 인정했대.
오스카 : 이런 개념 없는 놈을 봤나. 사과문을 왜 신문사로 보내! 신문사가 7집 내? 신문사가 한류스타야?
안 그래도 그 신문사 내 스캔들 땜에 먹고 사는데.
동규 : 고놈에 입 또 발랄해 진 거 보니 살아났지 살아났어.
종헌 : 한두 시간 후면 기사 다 뜬대요. 고생 했어요 형.
오스카 : 그래.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난 다 늙어서 이게 웬 고생이냐 이게.
근데 그 자식은 끝까지 버틸 거 같더니 갑자기 맘을 왜 바꾼 거야? 내 팬들한테 신상 털렸나?
동규 : 지도 양심은 있겠지. 우선 흐름 좋으니까, 억울했다, 괴로웠다, 기사 내고 좋은 작곡가 찾아서 7집 제대로 내자.
오스카 : 알았어. 그건 형이 알아서 해줘. 그리고 넌 한태선 어딨는지 좀 알아봐. 생각해보니까 미안하단 말도 제대로 못하고
보냈어. 그때 걔 잡으러 갔을 때 한국 뜬다 뭐 그랬던 거 같거든? 아직 안 갔으면 나 좀 보자고 해. (나가는)
동규 : 어디 가.
오스카 : 집에. (신난) 택배 오기로 했거든~
S#24. 카페. 밤.
윤슬 : 요 며칠 상심이 컸겠어요. (명함 내밀며) 윤슬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보면, 슬과 마주 앉은 남자, 썬이다.
썬 : (명함 시선 줬다 슬 보며) 날 알아낸 경로는?
윤슬 : 이번 오스카 7집 타이틀곡, 표절이라고 난리 난 그 곡, 원곡자죠?
썬 : !
윤슬 : 런던 있을 때 먹여주고 재워줬던 친구들에게 보답으로 만들어준 곡을 한국 작곡가가 표절한 거고.
작곡할 때 닉네임은 썬. 맞죠?
썬 : (! 기분 나쁘고) 뒷조사를… 많이 하셨네요?
윤슬 : 제가 혈연 지연 학연이 워낙 광범위 하다 보니 정보가 빨라요. 오늘 만나자고 한 건 한태선씨랑 계약을 하고 싶어서예요.
썬 : !
윤슬 : 계약서도 들고 왔는데 볼래요? 집, 작업실, 차, 더 원하는 거 있음 얘기해요.
썬 : 나 비위 약해서 댁 같은 장사꾼들하고 못 어울려요. 먼저 일어나죠. (일어나며) 찻값은 악착같이 찾아온 그쪽이 내고.
윤슬 : 내가 장사나 할 형편으로 보여요?
썬 : !
윤슬 : 난 한태선씨 음악이 좋아요. 그리고 난 돈이 많아요. 하고 싶은 음악해요. 내가 도와줄게요.
썬 : 대체 왜. 그쪽이 왜 날 도와.
윤슬 : 아직 어려서 모르는 모양인데, 살면서 자기 가치 알아봐주는 사람 만나는 거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한국 뜨려고 한 거고. 아닌가?
썬 : !
윤슬 : (카리스마) 지금까지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던 한태선을, 거들떠도 안 보던 ‘썬’을, 내가 알아봤다니까?
그거면, 이유 충분하지 않나?
썬 : !
S#25. 시크릿 가든 / 라이브러리. 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읽고 있는 주원. 그러다 무언가 떠올리는…
/ 3부 - 윗몸일으키기 했을 때 당황하던 라임의 모습…
주원, 라임 보고 싶은 마음 지우려는 듯 소파에 머리 기대고 책으로 얼굴 덮는…
(시간경과)
“어머, 김주원씨. 제가 그쪽 전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하는 뜬금없는 주원의 목소리 들린다.
보면, 핸드폰 ‘스머프 어플’ 가지고 놀고 있는 주원.
스머프 : “어머, 김주원씨. 제가 그쪽 전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주원 : “보고 싶어 죽겠단 말이에요.”
스머프 : “보고 싶어 죽겠단 말이에요.”
주원 : “전 김주원씨의 영원한 캣우먼이 되겠어요. 호호호”
스머프 : “전 김주원씨의 영원한 캣우먼이 되겠어요. 호호호”
주원 : …. 좀 이래주면 안 되겠어? 길라임씨? 후…. (긴 한숨…)
S#26. 시크릿 가든 일각 + 오스카 집 앞. 밤.
주원, 울적한 얼굴로 걸어오다 오스카 집 앞에서 걸음 멈추는. 보면, 트럭에서 배달원들 커다란 박스 내리고 있는.
주원 : 뭡니까 그건?
배달원 : 게임깁니다. 여기가 최우영씨 댁 맞죠.
주원 : (박스에 게임기 그림 보며) 어! 이거 신형 나왔어요? 언제?
배달원 : 며칠 안 됐습니다. 현재로썬 이거 가진 사람, 우리나라에선 최우영씨가 처음입니다.
(집 가리키며) 저 쪽으로 옮기면 됩니까.
주원 : 아뇨. 다시 실으세요.
배달원 : 네?
주원 : (사악한) 여기 최우영 씨 집 아닙니다.
S#27. 시크릿 가든 / 주원 수상가옥 안. 밤.
거실에 게임기 설치된. 주원, 시동 걸어 차 달려보는. 화면에선 실제처럼 서킷 나오는.
주원 : (화면 보며 속도 올리고) 오- 오오- 죽이는데! (그때)
오스카 : (열 받은 얼굴로 들어오며) 야! 이게 왜 여기 있어. 죽고 싶냐 진짜? 내려 당장!
주원 : (게임 계속하며) 왔냐.
오스카 : 당장 안 내려? 이거 내가 3개월 기다려 받은 거란 말이야!
주원 : (게임 계속하며) 그럼 3개월 기다려 다시 받음 되겠네.
오스카 : 그 짓을 왜 해 내가! 내일 기사 불러 떼 갈 거니까 만지지 말고 내리라고 당장!
주원 : (게임 멈추고 내리며) 알았어. 맘대로 해. 대신 동규형 잘 피해 다녀라.
오스카 : 뭔 소리야.
주원 : 내가 원래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하잖아. 이거 떼 가는 동시에 박채린이랑 찍은 사진 동규형한테 확 보내 버릴 거야.
오스카 : 야, 이 사악한 자식아!
주원 : 여기 그냥 두면 3개월 후에 원본 줄게.
오스카 : (!) 진짜야? 진짜지 너.
주원 : 당연하지. 아, 표절문제 해결 됐더라?
오스카 : 당연하지. 내가 좀 착하게 살았냐? 그러니 신이 시험에 들게 하실지라도 오래 안 괴롭 힌다고 날.
그리고 진실은 언젠간 밝혀지게 돼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조심해.
주원 : 내가 뭘.
오스카 : 모른척 하고 있네. 요즘 니 머릿속 실시간 검색어 말이야. 길라임.
주원 : !
오스카 : 니가 라임씨에 대한 진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쯤에서 ‘파리의 연인’ 코스프레 그만 하고 원래의 너로 돌아오라고.
그게 맞지. 니가 무슨 ‘백화점의 연인’이야 뭐야.
주원 : 안 그래도 결정했어. 나 그 여자랑 헤어질 거야.
오스카 : (!) 진심이냐?
주원 : 형이나 나나 물려받은 재산이 또 앞으로 물려받을 재산이 얼만지 정확히 모르는데
그걸 여자 하나 때문에 포기한다는 게 말이 돼?
오스카 : 그래, 너 이런 놈이라니까?
주원 : 근데, 나중에. 나중에 헤어질 거야. 지금은 안 돼.
오스카 : 지금은 왜 안 되는데?
주원 : 요 며칠 다각도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 봤는데, 나 그 여자가 좋아. 그래서 자존심도 없이 보러 갈라고.
오스카 : 뭐?
주원 : 지금이야 얼떨떨하고 신기하지만 자꾸 보다 보면, 그 여자도 언젠간 흔한 여자 되겠지. 열에 아홉인 그런 여자…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런 여자… 길어야 석 달? 내가 석 달 더 그 여자 만난다고 내 재산 당장 어떻게 되는 거 아니잖아.
오스카 : 와- 나쁜 놈. 라임씨한테 다 얘기할 거야.
주원 : 길라임도 알아. 자기가 인어공주 밖에 될 수 없다는 거. 그 여자 성격으로 봐선 질척거릴 거 같진 않아.
오스카 : 내가 보기엔 지금 니가 질척거리고 있거든?
주원 : (!) 내가?
라임 : (E) 뭐냐?
S#28. 액션 스쿨 일각. 다음 날. 낮.
주원과 라임 마주 서 있는.
주원 : 보상해.
라임 : 뭘.
주원 : 나 살쪘더라?
라임 : 뭐?
주원 : 원래 그쪽한테 갈 땐 내 복근이 엄청 각이 선 상태였거든. 근데 내 복근 어디 갔냐고. 복근이 없으니까 옷발도 안 받잖아.
다 도로 빼 놔.
라임 : 미친 놈.
CUT TO; 다음 날. 낮.
주원, 팬티 가득 든 상자 라임 얼굴 앞에 내밀고 선.
주원 : 그쪽이 빨아 널어놓은 것들이야. 이거 그냥 그쪽 입어.
라임 : (미친!) 이걸 내가 왜 입어!
주원 : 딱 맞을 거 같은데 왜.
라임 : 안 치워? 그리고 이건 (손에 빤짝이 팬티 들린) 내가 입었던 거 아니거든?
주원 : (얼른 뺏어 주머니에 넣으며) 아, 미안. 섞였다 섞였어. 암튼, 그쪽 입어. 원래 입던 것보다 훨씬 변변하고 좋네 뭐.
라임 : 미친 놈.
CUT TO; 다음 날. 낮.
주원 : 책임져.
라임 : (이제 슬슬 짜증) 또 뭘!
주원 : 나, (사이) 변비더라?
라임 : (앗. 예상치 못한 공격이다)
주원 : 대체 내 몸에 뭘 먹인 거야. 뭘 먹였는데 안 나와! 꽉 막고 있다고! 이 사탤 어떡할 거냐고!
라임 : 내가 그랬단 증거 있어?
주원 : 증거가 어딨어! 들고 오냐!
라임 : 변태!
S#28-1. 카페. 다음 날. 낮.
라임, 크림거품 가득한 커피 시켜놓고 혼자 앉아 ‘아프냐, 나도 아프다’ 대본과 콘티 보며 동작 연구하고 있는.
그때 누군가 턱 마주 앉는. 보면, 주원이고.
라임 : (완전 짜증) 또 뭐! 뭔데!
주원 : 우리 백화점 주식 떨어졌어.
라임 : 사장이 또라인 게 소문 났나보네. 근데 그것도 내 책임이란 말이야?
주원 : 아닌 줄 알았어? 내가 분명 결재 하지 말랬지. 근데 무슨 똥배짱으로 결재했는데!
싸인 한 번에 주가가 달라진단 생각은 꿈에도 못했지?
라임 : !
주원 : 그게 내 위치고, 그쪽이 한 유치찬란 하트 뿅뿅 싸인의 가치야. 그쪽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제 좀 감이 와?
라임 : (겁먹은…) 그럼 어떡해. 김비서님이 꼭 해야 하는 거라고 해서 한 거란 말이야.
주원 : 그래서 김비서 짜를라고.
라임 : 뭐? 그런 게 어딨어!
주원 : 그러지 말까? 좋아 그럼 앞으로 내가 오고 싶을 땐 언제든 올 거야 여기.
그럴 때 마다 사랑과 감사, 기쁨과 환희로 나를 맞는 거야. 오케이?
라임 :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고 있네. 구타와 욕설로 맞아줄 순 있다 내가. 일단 오늘 부터 맛배기로 해볼래?
주원 : 김비서 짤려도 좋단 얘기야?
라임 : 나쁜 놈. (커피 잔 확 들며) 그러기만 해봐?
주원 : (뿌리는 줄 알고 두 팔로 추리닝 감싸며) 나한테 화내 나한테. 옷이 뭔 죄야.
라임 : 허- 미친… (손에 든 커피 마시고 탁 내려놓는. 입술 위에 크림 묻는)
주원 : 저 봐 저 봐. 여자들은 왜 그래? 자기들끼리 있음 안 그러면서 꼭 남자랑 있으면 입술에 크림 묻히고
묻은지 모르는 척하더라?
라임 : (이씨! 손 등으로 입술 닦으려는 동시에)
주원 : 아 드러. (하며 탁자위로 허리 굽혀 한 손으론 라임 손잡고 한 손으로 라임 턱 들며) 이리와 봐.
(하며 자기 입술로 라임의 윗입술 덮어 윗입술에 묻은 크림거품 없애는)
라임 : (헉! 놀라 몸 뒤로 빼고 보면)
주원 : 왜. (너무 당당하게) 티슈가 없잖아. 그럼 옷으로 닦어? 한 코 한 콘데?
라임 : (이런 미친! 손 치켜드는데 이미 손목 잡혀 있는! 이씨 분해서 보면)
주원 : 경고하는데, 앞으로 나한테 폭력 쓰지 마. 나한테 또 폭력 쓰면 난 앞으로 이렇게 대처할 거야.
라임 : (죽어라 노려보는데…)
S#29. 액션스쿨 앞. + 차 안. 다음 날 낮.
라임, 어제의 키스… 머릿속에서 안 떠나는 듯 멍- 하니 서 있는…
그런 라임 뒤로 6기들, 정환 인솔하에 승합차에 올라타고 있고.
정환 : (차 밖으로 얼굴 내밀고) 길라임! 뭐해.
라임 : (퍼뜩) 네? 죄송합니다. (하며 달려가 차에 올라 봉고차 문 닫으려는데 누군가 문 탁 잡는. 보면 주원이고.
라임 놀란 표정 감추려고 일부러 험악) 뭐야.
주원 : 나도 갈라고.
라임 : 어디 가는 줄 알고. 꺼져.
주원 : 어디든. (타려고 머리 들이밀면)
라임 : 꺼지라고 했다? (머리 확 밀고 문 쾅 닫고) 출발해. (하는데)
주원 : (문 드르륵 열며) 무슨 짓이야! 내가 코가 높아서 다칠 수 있다고 말했지.
정환 : (라임보고) 왜 그냐 넌. 내가 가자고 했어. (하고 옆 자리 내주며) 타 얼른.
라임 : 선배님! 훈련도 안 된 앨 어딜 데려 갑니까!
주원 : 나 어디 가서 뭐 못 하고 그런 사람 아냐! 뭐든 금방 배운다고.
정환 : 오늘 어차피 달려간다 넘어진다 밖에 없어. 정 뭐하면 그냥 차에 두면 되고. 하고 싶대는데 왜 말려 니가 굳이.
타 빨리. 감독님 기다리셔.
주원 : (6기들 다 밀치고 기어이 라임 옆에 앉으며) 자, 출발.
6기들 : (아우~ 짜증내고)
라임 : (주원 노려보면)
주원 : (어깨 으쓱하고) 근데 우린 따로 가면 안 되나? 승차감이 영…
라임 : 지금부터 떠드는 놈은 버리고 간다. (눈 감고 자는 척)
정환 : 노…놈? 나?
주원 : 이 선배 떠들었어. 버리고 우리 편하게 가자.
정환 : 야, 너!
주원 : 쉿! 떼놓고 간다는데 거참.
정환 : (헉!)
S#30. 사극 촬영장 야외 분장실. 낮.
분장하는 6기들. 6기들 다 ‘군졸복’ 입는데, 종수는 ‘장성백 복장’ 정환은 ‘종사관 복’ 입는.
주원, 군졸복 손에 들고 못마땅한… 종수 보면, 종수 멋있고… 자기 군졸복 짜증나고…
종수, 저 자식 왜 왔어? 하는 시선으로 주원 보면, 주원 한 손 들어 껄렁하게 인사하는.
종수 : (주원 눈짓하며) 어떻게 된 거야.
정환 : 맘 접었나 싶더니 요 며칠 다시 라임이 근처에서 얼쩡대길래 잽싸게 집어 왔죠. 라임인 뭣도 모르고 밀어내기만 하고,
그래서 제가 큐피드 노릇 좀 했습니다. 사실 잘 되면 좋잖아요. 라임이 고생 안 해도 되고.
종수 : (맞는 말이지만… 가슴 아픈 건 어쩔 수 없는데…) 먼저 갈 테니까 애들 챙겨 와.
정환 : 예. (하고 돌아서 6기들에게) 준비 다 됐냐.
6기들 : 예 / 다 됐습니다. / 1분이면 됩니다. / 내 창 어디 갔어. (등등…)
주원 : (정환에게 다가오며) 저기.
정환 : 어. 돈 잘 버는 우리 주원이. 왜.
주원 : 아무래도 뭔가 좀 잘못된 것 같은데. 바뀐 거지?
정환 : (?) 뭐가?
주원 : (종사관 복 가리키며) 벗어. 내가 그 옷 입을 테니까.
정환 : (헉!) 뭐?
드라마감독 : (E) 하이 액션!
S#31. 사극 촬영장 갈대밭. 낮.
군졸 복 입고 창 들고 “잡아라”하며 달려가는 6기들. 주원, 맨 뒤에서 어설프지만 열심히 “잡아라”하며 따라가는 주원이고.
주만 : (그런 주원 보며) 어떻게 된 겁니까?
정환 : 오늘 하는 거 봐서 워크샵 갈 때 데려간다고 했거든.
(시간경과)
퍽! 퍽! 가슴에 화살 맞고 나가떨어지는 연기 실감나게 하는 6기들.
주원, 아씨… 진흙탕이라 쓰러지기 싫고… 그러다 자기 차례 오자 이미 쓰러진 상민 위로 쓰러지는 주원.
상민 : 아 뭐야.
주원 : 진흙탕이잖아!
(시간경과 - 주원 산적 복장)
산적들(종수, 재식, 주만, 상민, 주원)과 장군인 정환과 병진 외 군졸들 대치 중인 상황.
산적들 종수 뒤에서 각종 무기 들고 종수 호위하고 있는.
조연출 신호에 따라 “쳐라!” 하며 두 팀 맞붙어 싸우는.
근데, 헉! 다른 산적들 다 군졸과 싸우는데 주원은, “쳐라!”하고 달려가 정환과 싸우고 있는 종수 뒤에 가서
종수 막 찌르며 공격하는.
종수, 뭐지? 돌아보면 앗! 들켰다 하는 표정의 주원. 그때,
드라마감독 : (E) 컷! 야야야~! (주원 가리키며) 거기 너!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엑스맨이야? 같은 팀을 공격하면 어떡해!
일동 : (일제히 주원 보면)
주원 : (한 손 올려) 쏴리.
종수 : 죄송합니다. 뭔가 착각했나 봅니다.
주원 : 아~ 우리 같은 편이야? 난 다른 편인 줄 알았지. 아랍 쪽 스파이 아니었어? 중동 기름상인 같은 거?
정환 : (아우 이걸!) 니네 수장이잖아. 똑바로 안 해?
주원 : 아… 연합군이야?
종수 : (이씨!)
S#32. 사극 촬영장 일각1. 낮.
다른 씬 촬영 준비로 분주한 스텝들… 6기들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쉬고 있고.
드라마감독 : 자, 다음 씬. 무술팀 의상 다 갈아입었냐?
조감독 : 무술팀 준비하세요-! (하는데)
주원 : (산적 의상에 선글라스 끼고) 저기.
조감독 : 아, 깜짝이야. (뭐야 얘? 하는 표정으로) 예.
주원 : 좀 전에 “잡아라” 하면서 막 뛰어갔다가 화살 막 맞고 한 그 씬 있죠. 그거 찍은 거 좀 봅시다.
조감독 : 뭐요?
주원 : 사실은 내가 알고 보면 장동건 급 카메오 같은 사람이라고. 화면에 어떻게 나오나 잠깐만 확인하면 되니까,
조감독 :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어. (밀치며) 비켜요! (하고) 무술팀 아직이야!
라임 : (E) 죄송합니다. 준비 됐습니다.
주원, 조감독 째려보다 라임 목소리에 돌아보면. 엇! 시선 멈추는.
보면, 다모 복장으로 걸어오고 있는 라임. 라임, 그런 주원 발견하고 쌩-한 표정.
주원 : 오- 한복 쫌 받는데?
라임 : (주원 무시하고 조감독에게 가서) 임감독님도 금방 나오실 겁니다.
조감독 : (E) 오케이. 무술팀 준비 됐습니다. 5분 후에 슛 들어가겠습니다.
주원 : (이씨! 라임 째려보고 있고…)
S#33. 사극 촬영장 갈대밭. 낮.
라임과 종수(채옥과 장성백) 불꽃 튀는 검술 대결 펼치는.
라임의 슬픈 눈빛… 흘러내리는 땀방울… 주원 또 홀린 듯 라임 보는…
주원 : (NA)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증후군’이란 질환이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듯한 신비한 시각적 환영 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기하고도 슬픈 증후군 이다. 내가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아무 것도 아닌 저 여자와 있는 모든 순간이… 동화가 되는 걸까…
S#34. 사극 촬영장 일각2. 낮.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어쩌고 하면서 서로 도시락 나눠 먹는 스탭들과 무술팀.
라임, 재식, 병진, 주만, 맛있게 먹고 있고, 라임, 그 모습 카메라에 담고 있고,
주원 기막힌 얼굴로 도시락 보다 라임 보면,
라임 그런 주원 모습 카메라에 담다, 눈 마주치자 당황. 얼른 카메라 내려놓고 얼른 도시락 먹는.
주원, 찬 도시락 군소리 없이 먹는 라임의 모습 속상한데…
재식 : 왜 안 먹어… 요?
주원 : 내가 원래 원산지 불분명 한 건 못 먹어요 내가. (라임 도시락 뺏으며) 먹지 마. 이따 따뜻한 거 먹어.
라임 : (다시 도시락 들며) 계속 촬영이거든? (다시 먹는)
주원 : (속상해 죽겠고…) 근데 감독은 왜 안 보여? 우린 이런 거 먹이고 자긴 뭐 딴 거 먹으러 간 거 아냐?
라임 : (도끼 눈) 말 달리는 인서트 따러 가셨어. 왜.
주원 : 내 말이 그 말이야 지금. 밥도 못 먹고 인서트나 따러 가야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는 거야 대체.
라임 : (!) 밥이나 먹어라?
주원 : 이해가 안 되잖아.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고 잘못하면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굳이 왜 하냐고 이 일을.
일동 : (! 표정 굳어 주원 보면)
주원 : 액션 배우라는 자부심?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다들 주인공만 기억하는데, 그깟 자부심이 뭐 그리 대단해서.
라임 : (도시락 탁 놓고 서늘하게 보는)
주원 : 내 말 틀려?
라임 : 니 말 맞아. 근데, (선배들 한 명 한 명) 이 사람이 날 기억해. 이 사람이 날 기억해. 이 사람이 날 기억해.
나도 이 사람들을 기억하고.
주원 : (!…) 그래… 근데, 몇 사람 알아주면 뭐해. 뭐 달라져?
라임 : 몇 사람? 그러는 댁은 댁 알아주는 동료가 몇이나 있는데. 댁 대신해서 팔 부러지고 머리 깨져도
너 아니라 다행이다 웃어 줄 수 있는 동료가 몇이나 있는데!
주원 : !
라임 : (보는)
주원 : (할 말 없는… 실은… 아무도 자기 대신해 그럴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
라임 : 이래서 오지 말랬던 거야. 니 눈엔 우리 일이 대체 왜 우스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선택한 일이야.
이 일 할 때가 심장이 제일 뜨거우니까 이 일 하는 거라고 우리. 니가 뭔데 우리 일을 평가해. 니까짓 게 뭔데!
주원 : !…
서늘한 라임의 시선 오래오래 바라보는 주원인데…. 그 위로 왁자한 소음 얹히는…
S#35. 껍데기 집. 밤.
액션스쿨 회식하는. 긴 테이블에 다 같이 모여 앉은 팀원들.
라임, 종수, 정환 엄청 잘 먹고. 주원 못마땅하게 앉아 있는.
라임, 집게 들고 고기 구우며 종수 접시 위에 이것저것 얹어주고.
종수 : 너나 챙겨 먹어.
라임 : 먹고 있습니다.
주원 : (허… 이것들 봐라)
정환 : 라임이 오늘 죽였다. 감독님도 고생하셨습니다.
라임 : (정환에게도 얹어주고) 선배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상민 접시에도 주며) 니들도 고생 많았다. 많이 먹어.
6기들 : 잘 먹겠습니다.
라임 : (집게 내려놓고 자기도 한 점 먹는)
주원 : (차례 기다렸는데 안 오자) 왜 나만 안줘.
라임 : 이런 거 못 먹잖아. 이런 거 먹음 변태라며.
주원 : 먹든 안 먹든 그건 내 권리고, 집게를 들었음 차별하지 말아야할 의무가 있는 거지 그쪽은.
라임 : 차별해 달라며. 불평등과 차별이 그쪽 사람들의 순리고 상식이라며.
정환 : 껍데기 못 먹어? 무슨 남자가 이런 것도 못 먹어.
주원 : 누가 못 먹어 누가. 그리고 이런 걸로 남자답다 뭐 그런, (하다 헉!
라임이가 집게로 껍데기 한 점을 주원의 입에 넣은 것이다)
라임 : 달라며. 먹어.
주원 : (씹지 않고 굴리며 승질) 먹는다니까?
라임 : (그래? 하는 얼굴로 보는)
종수 : (우적우적 껍데기 먹으며 보는)
주원 : 음… 맛이 참, 으-음… (입에 물고만 있는)
라임 : 씹어!
주원 : (헉!)
라임 : 씹어서 삼키라고.
주원 : (이씨!) 싫어! 난 녹여 먹을 거야!
일동 : (헐… 보면)
주원 : (열심히 이쪽 볼 저쪽 볼 옮기며 ‘신경 쓰지 말고 드세요’ 하는 제스처)
라임 : (피식… 주원 보는)
주원 : (라임 노려보며 오기로 계속 오물거리고 있고)
종수 : (주원 바라보고 있는 라임 보며 쓸쓸히 소주잔 기울이는데…)
S#36. 라임 집 안. 다음 날 아침.
주원 눈 뜨면… 마주 보고 자고 있는 얼굴… 종수다. “으아아악-” 벌떡 일어나 둘러보면 라임이네 집이고.
라임 : (아침 준비하는 듯 국자 들고 방 앞으로 오며) 왜.
주원 : 내가 왜 여깄어! 우리 또 바뀐 거야?
라임 : (완전 짜증난 얼굴) 술이 안 깨지. 세수나 해.
주원 : 바뀐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여깄냐고!
라임 : (어이없어 째려보며) 왜 있을 거 같냐. 잘 생각해 봐. (다시 부엌으로 가는)
주원 : 생각이 안 나니까 물어 보는 거 아냐. 내가 왜, (두통…) 아, 머리야… 아…
하다 무언가 퍼뜩! 어? 설마!
S#36-1. <회상> 껍데기 집. 밤.
* 정환외 3명과 종수, 주원, 라임만 남은. 종수와 경쟁적으로 술 마시는 주원이고…
* 정환, 종수, 주원, 라임만 남은. 종수와 주원 매우 많이 취했고… 다들 혀 꼬인.
주원 : 난 길라임이랑 내일 아침 같이 먹을 거야.
라임 : 미쳤어! 왜 이래!
정환 : 그렇지. 일단 아침을 같이 먹으면 게임 끝이지.
종수 : 누구 맘대로. 넌 안 돼! 절대 안 돼!
정환 : 그래. 그건 좀 안 되는 거 같다.
주원 : 안 되긴 뭐가 안 돼. 내가 쟤네 집에서 얼마나 많이 잤는데! 뭘 알지도 못하면서 까불어.
라임 : 야!
S#36-2. <회상> 라임 집 앞. 밤.
주원, 종수 대문 먼저 들어가겠다고 실랑이 하고 있고, 라임 택시 앞문으로 택시비 지불하고 있다.
종수 : (덜미 잡고) 니가 왜 거길 들어가! 나와! 절대 못 들어가!
주원 : 이거 안 놔? 여기가 내 집이라고! 내가 살았다니까? 내가 얘 팬티도 입어 봤고! 내가 얘 목욕도 시켰고
이빨도 하루 세 번씩 닦였어!
라임 : (택시 보내다 헉! 이런 미친! 등짝 후려치는) 입 안 다물어? 진짜 죽고 싶냐!
주원 : 앗! 오랜만에 맞았다. 아씨, 피할 수 있었는데…
종수 : 길라임. 얘 왜 이렇게 꼬장이 심하냐. 얘 집에 가라 그래 얼른.
라임 : (어금니 물고) 감독님도 가만히 계세요?!
S#36-3. <회상> 라임 집 안. 밤.
경쟁하듯 엎치락뒤치락 거실로 서로 들어오겠다고 난리치는 주원과 종수. 라임, 미치겠고.
아영, 잠옷 위에 이불 뒤집어쓰며 놀란.
아영 :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감독님? 사… 사장님? (나 때문에 온 건가? 급히 거울보고 얼굴 점검하는)
라임 : (둘 말리며) 미안… 내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 보시다시피…
종수 : (겉옷 벗으며 침대 가리키며) 내가 침대 쓸 거야!
주원 : 그래라. 난 길라임이랑 잘 거야.
라임 : 야! (도저히 못 참고 베개 집어 들어 뒤통수 후려치는데!)
S#36-4. 다시 라임 집 안. 다음 날 아침.
헉! 지난밤의 추태 다 떠오르고… 주원, 창피해서 죽을 것 같고.
그때 종수 깨어나다 헉! 여기가 어디야 놀라 일어나다 주원 발견하고.
종수 : 뭐야.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여기 어디야. 여기 혹시 그쪽 집이야?
주원 : 아하. 집엔 첨 와 봤구만.
종수 : (막 둘러 보다) 그럼! 아, 머리야… (머리 아파 얼굴 찌푸리고)
주원 : 머리 아프지. 5분 후엔 수치스러울 거야. 내가 지금 그렇거든.
종수 : (무슨 말이야?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지난 밤 일 하나 둘 떠오르자… 헉! 주원 보면)
주원 : 반응이 빠른데?
종수 : (와… 나 미쳤구나… 어떻게 라임이네 집을 이런 식으로…)
(시간 경과)
라임 부엌에서 밥 차리고 있고 종수 쪽팔려 죽겠지만…
종수 : 도와줄 거 없어?
라임 : (확 째려보다 의자 턱짓) 앉으세요. 해장 하셔야죠.
종수 : 어… (냉큼 앉는데)
주원 : (욕실에서 고개만 내밀어) 내 칫솔 치웠어?
라임 : (헉! 종수 눈치 보며) 그쪽 칫솔을 왜 여기서 찾아…
주원 : (수건 내밀고) 수건 이거 말고 파란색 줘. 그게 좋더라, 난.
라임 : (저걸 진짜!) 수, 술이 덜 깼나 봐요.
종수 : (?!… 뭐가 있는 거 같은 이 느낌은 뭐지? 라임 보는데…)
S#37. 라임 집 앞. 낮.
라임, 앞서 나오고 그 뒤로 서로 먼저 나오려고 어깨싸움 하며 나오는 종수와 주원.
그때, “라임씨!” 세 사람 소리 난 곳 보면, 저만치 주차장에서 오스카 손 흔드는.
라임, 어? 하는 표정이고 종수와 주원 동시에 인상 긋는데…
S#38. 라임 집 앞 주차장. 낮.
오스카, 세 사람과 마주 서 있는.
라임 : 여긴 웬일이세요?
오스카 : 서프라이즈~ 할라 그랬는데, 이 자식이랑 이분이 왜 라임씨 집에서 나와요? 셋이 고스톱 쳤어요?
주원 : 그러는 당신은 왜 이 집 앞에 있어?
오스카 : 라임씨 납치하러 왔다. 라임씨, 전화 안 받대요?
라임 : 아 예 제가 오늘 아침에 좀 정신이 없어서…
오스카 : 괜찮아요. 내 전화 안 받은 여자 니가 처음인 것만 알고 있음 돼요. (하고 종수에게) 제주도에서 뵀던 분 맞죠?
마침 잘 만났네요. 제가 당분간 라임씨를 사부님으로 좀 모셔야할 거 같은데 괜찮겠죠?
라임 : 사부님이요?
종수 : 액션 연습이 필요하신 겁니까?
오스카 : 비슷해요. 그럼 허락하신 걸로 알고 (밴 문 열며 라임에게) 갈까요? 납치가 너무 달콤하고 정중하죠? 그게 제 매력이에요.
라임 : (하하 웃는)
주원 :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런 게 좋아서 웃는 거야 아님 옛다 웃음, 뭐 그런 뜻에서 웃는 거야? 후자지?
라임 : (주원 쫙 째려보고 종수에게) 다녀와도 될까요?
종수 : …다녀와.
오스카 : 타요. 간다.
라임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오스카와 밴 타는. 차 붕- 가버리는.
주원과 종수, 멍하니 차 뒤꽁무니만 보고 서있고.
주원 : 그냥 보내면 어떡합니까.
종수 : 그러는 그쪽은 왜 가만있었는데.
주원 : 그쪽이 일단 운동 좀 했으니까 뭐라도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변호사는 내가 붙일 테니까.
종수 : 우리가 지금 같은 편입니까?
주원 : 적의 적은 동지다, 몰라요? 왜 모르지? 이거 아랍 속담인데?
종수 : (이씨!)
라임 : (E) CF요?
S#39. 카페. 낮.
브런치 먹고 있는 라임과 오스카.
오스카 : 왜 그렇게 놀라요. 어느 정신 나간 광고주가 오스카한테 CF를 맡겨, 그건가?
라임 : 아우 아뇨. ‘울오빠’가 너무 오랜만에 CF 찍는다니까 좋아서요. 표절건도 잘 해결 되고 CF도 찍고
이제 좋은 일만 있을 건가 보다 싶어서요.
오스카 : 그죠. 아, 진짜 라임씨 밖에 없다니까. 아, 이럼 안 되는데. 나 또 이렇게 내 마음 알아주면 밤에 막 생각나고 그러는데.
라임 : 어느 밤요? 오늘 밤? 내일 밤? 나도 같이 생각하게 알려주면 좋겠다.
오스카 : 어! 우리 이런 속도면 5초 후엔 사귀겠는데요?
라임 : 어! 지금 저 조심하시는 거예요?
오스카 : (!… 이 여자 참… 자꾸 맘이 간다… 보면)
라임 : (왜 저러지? 살짝 당황…) 농담한 건데…
오스카 : 알아요. 근데 도둑이 제발 저렸어요. 사실 난 조심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라임 : ?!
오스카 : 라임씨가 점점 맘에 드는 중이라.
라임 : !
오스카 : 일 얘기 합시다. 이번에 찍을 CF가 아웃도어 브랜드인데 컨셉이 암벽등반이에요.
근데 내가 8년 동안 가수하면서 정상에만 있어서 그런지 어딜 올라가는 방법을 홀랑 다 까먹었네?
라임 : (풋 웃고…)
오스카 : 도와줄 수 있죠? 사부님이 너무 이뻐서 집중이 좀 안되긴 하겠지만.
라임 : 제대로 하려면 이삼 개월은 해야 하지만, 운동신경도 있고 전문적으로 하실 거 아니니까 열흘 속성이면 적당하실 거예요.
오스카 : 허락 한 거예요!
라임 : (웃는)
오스카 : 그럼 연습 스케줄은 어떻게 잡을까요. 라임씨 편한 시간에 하면 되는데.
라임 : 저도 사무실 가서 스케줄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핸드폰 오자) 잠시만요.
(받는) 여보세요? (사이) 네. 맞습, (엇! 표정 굳는…) 지금… 말씀이세요?
오스카 : (누구지?!)
S#40. 문회장 저택 일각. 낮.
분홍과 라임 마주 앉아 있고. 분홍 고개 삐딱하게 하고 라임 뚫어져라 보는.
라임, 차라리 뭐라고 말이라도 하지… 이런 침묵이 더 힘들어 죽겠는데…
라임 : 혹시… 돈은 돌려 받으셨는지…
분홍 : 무슨 돈?
라임 : 김주원 씨가… 안 돌려드렸나요?
분홍 : (분노 치밀지만 꾹 참고) 우리 주원이가… 지가 돌려주겠다던?
라임 : 아직… 못 받으셨어요?
분홍 : (폭발하는) 너 지금 나랑 장난하니? 건넨 돈이 너무 소소하다 이거야? 아님, 진짜 달에 한번 씩 달라는 거니?
너 정말 수가 안 읽히는 애구나. 니가 쓴 돈을 왜 우리 아들이 갚아! 내 아들이 니 지갑이야?
라임 : 그런 거 아닙니다. 못 믿으시겠지만 그 돈은 정말 제가 받은 게 아닙니다.
분홍 : 어, 그래? 니가 받은 게 아니야? 왜, 돈 받으러 나올 땐 니 영혼은 집에 두고 왔니?
라임 : (미치겠고…)
분홍 : 뻔뻔하게 돈 챙겨 가길래 자존심은 없어도 약속은 지키겠지 했더니, 너 대체 계속 내 아들 만나는 저의가 뭐야!
뼛속까지 거지 근성이라 쳐도, 아닌 척할 자존심도, 교양도, 염치도 없는 거야?
돈 받아갔으면 떨어지든가, 더 달래서 제대로 떨어지든가 해야지, 넌 상도덕도 없니?
라임 : 말씀이 너무 과하십니다.
분홍 : 그렇지! 내가 너무 말씀만 과하지! (하더니 물컵 집어 들어 라임에게 뿌리는데)
라임 : (앗! 본능적으로 순발력 있게 물 피한. 허나 이내 앗! 실수했다 싶은…)
분홍 : (당황한! 더 열 받아 부들부들 떠는데)
라임 : 죄송합니다. 습관적으로 그만. (자기 앞의 물컵 밀며) 다시 가겠습니다.
분홍 : 뭐, 뭐 이런 게 다 있어? 어머, 뭐 이런 게! (하는데)
저벅저벅저벅 걸어오는 누군가의 성난 발소리. 라임 시선 들다 굳는!
분홍 돌아보면, 주원 굳은 얼굴로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는.
주원 : (낮게)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분홍 : 보면 몰라?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
주원 : (차분히) 왜요. 뭐 때문에요. 엄마 이 여자한테 함부로 하실 이유 없으세요.
분홍 : 김주원. 너 지금 이 기집애 앞에서 엄마한테 뭐하는 짓이야?
주원 : 괜한 일에 힘 빼고 계시니까 그렇죠. 제가 이 여자랑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 하러 불러들여 삼류 드라마 주인공 만드세요.
라임 : !
주원 : 제가 혹시 이 여자 때문에 죽네사네 하면 그때 나서세요. 그때 말리시라구요.
저 지금 그냥 잠깐이에요. 잠깐도 못 참으세요?
라임 : (! 어떻게 저런… 어떻게 저런 말을…)
하얗게 굳은 라임의 얼굴과 너무 담담한 주원의 얼굴에서 10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