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와 달랑달랑 달랑구』를 읽고
너무도 예쁜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났다. 사랑스럽고 귀엽다. 박선영 작가님의 글에 유석 자가님의 삽화가 돋보이는 『가비와 달랑달랑 달랑구』를 읽고 모처럼 기분이 좋았다. 동화의 맛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이 장편동화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전날 주인공 가비의 설렘으로 시작한다. 입학 첫날부터 적응하기 힘든 학교생활, 하지만 가비도 할 말이 있다. 언제 말을 해야 하는지, 화나게 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친구와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학습하는 태도까지 가비는 잘하고 싶은데, 이유가 있는데, 선생님께 번번히 혼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며 가비가 학교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가비의 엄마는 일 때문에 바쁘고 아빠도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부모와 선생님, 소통의 부재에서 만난 토끼 인형은 가비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한다. 나중에는 가비의 나쁜 습관을 흉내 내며 가비가 잘못을 스스로 깨닫도록 여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가비가 학교에 적응하게 되자 토끼 인형은 스스로 떨어졌고, 가비가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했지만, 하굣길에 다른 아이 책가방에 매달려 있는 걸 보게 된다.
교훈을 직접 말하지 않고 가비의 심적 성장으로 보여주는 스토리가 좋았다. 『가비와 달랑달랑 달랑구』에서 가비가 이토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유를 생각해 봤다. 현재형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현장성과 생동감, 갓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토끼 인형이 다른 아이 가방에 매달려 있는 설정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가비가 도움을 받았듯, 다른 아이도 가비처럼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어쩌면 토끼 인형 달랑구는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저마다 가슴에 품고 사는 자신의 그림자인지도 모르겠다.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비와 달랑달랑 달랑구』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가비를 만났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라면 누구라도 가비와 친구가 되고 싶을 것 같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봐도 너무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