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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농장 전경. 사진 박용기 기자 |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여름은 이상고온 현상으로 버섯 종균이 많이 죽었습니다.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어들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생을 원목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어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미시 무을면 상송마을 선들들에는 신칠성(62)씨와 부인 최향분(59)씨의 칠성농장 표고버섯 재배사가 가득하다.
칠성농장 전경. 사진 칠성농장 제공. |
330㎡(100여평)의 재배사부터 넓은 것은 825㎡ (250평)으로 100여개 재배사 3만9600㎡( 1만2000여평)에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개인농장으론 제일 넓다고 은근히 자랑도 한다. 정남향의 선들에는 북쪽으로 연악산 높은 봉우리들에 둘려져 찬바람을 막아주고 무엇보다 풍부한 지하수로 버섯재배로는 최적지라고 한다.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농식품정보 누리에 따르면 미국 FDA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항암식품이라고 한다.
원목재배 표고버섯 |
쫀득한 식감, 감칠맛, 정신을 맑게 해주는 향기에다 또한 풍부한 영양까지 버릴게 하나 없는 식재료이며, 신이 내린 식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맛도 영양도 풍부하다.
고기의 식감,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 표고버섯은 비타민D가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항암성분이 많아 노화방지,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효과가 뛰어나 감기나 유행성 독감예방에 좋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 예방 및 소화촉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건표고(말린 표고버섯)는 그저 신선한 버섯을 건조 처리한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 자체로 식량이 되는 것이다. 말리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의 일종인 구아닐산나트륨이 생성돼 버섯의 향과 맛을 더욱 강렬하게 하며, 일본어로 ‘우마미(うま味)’, 즉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말린 표고버섯을 다시 부드럽게 하기 위해 물에 담가놓으면, 그 물에도 마치 말린 포르치니를 연상시키는 달콤한 흙 향기가 배어든다.
때문에 일본 불교 사찰의 엄격한 채식 식단인 쇼진 료오리(精進料理)에서 중요한 재료로 쓰인다.
표고버섯 재배 초기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지만 톱밥배지재배 보급으로 생산량이 급증해 국내 애호가들에게 공급되기 시작했다.
△표고버섯 인생 35년 원목표고버섯재배 외길.
구미 칠성농장 대표 신칠성씨 |
신칠성씨는 아홉 살 어린 나이로 고향 김천 어모면을 떠나 구미 무을면 안곡리에서 남의 농사일을 하며 생계를 잇다 1983년 부인 최향분 씨와 결혼할 때까지 송곳 하나 꽂을 땅 한 평도 없었다.
그런 그가 연악산 자락 선돌들에 벼논 6천600㎡(2천평), 표고버섯 3만9천600㎡(1만2천평)의 농장주인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눈물과 피땀이 마를 날이 없었다.
결혼 이듬해 상송리의 빈 농가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신씨는 부인 최씨와 함께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척박한 땅 2만6400㎡(8천평)을 소작으로 일구면서 억척스러운 새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땅 탓에 소출이 적은 데다 소작료가 절반이나 돼 남는 것은 긴 한숨뿐이었다.
벼농사로는 도저히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 신씨는 결혼 이듬해 젊은 시절 남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배워둔 표고버섯재배를 떠올렸다.
이웃으로부터 150만원을 빌려 참나무 300본에 종균을 접종, 표고버섯재배로 들어섰다.
버섯재배사 내부 모습. |
그 후 35년 동안 신씨부부의 피와 땀으로 생산한 표고는 전부 선들 토지를 매입하고 버섯재배에 재투자를 해 현재 선들 재배사 6000평과 농지 9900㎡(3000평)을 소유하고 임대한 9900㎡여평의 버섯재배사는 정부지원금은 하나도 없이 원목표고를 고집하면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이전에는 표고버섯이 없어서 못 팔았다는 신씨는 평년에는 건표고 6t 정도 생표고 40~50t 정도 출하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톱밥배지재배 표고버섯과 중국표고들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어 원목표고 재배농장이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원목재배농가들이 톱밥재배로 전환하거나 고온현상으로 도산하는 등 그만두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종균 투입 후 수확할려면 14개월에서 20개월 걸리는 원목표고가 4~6개월 후 수확하는 톱밥배지재배표고와 시장에선 같은 값으로 팔리고 있다고 한숨이다.
특히 최근에는 느티나무 균상재배법까지 개발되면서 표고버섯 출하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실정으로 표고버섯시장에는 생표고버섯은 대부분 톱밥배지재배버섯이 차지하고 있어 신씨는 건표고버섯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남은 인생도 원목표고 재배.
최근에는 원목표고의 맛을 알고 소비자들이 직접 농장으로 찾아오거나 인터넷 주문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원목표고의 맛을 본 소비자들은 꼭 다시 찾아온다며 시간이 걸리드라도 계속 원목표고를 재배하겠다고 한다.
신칠성씨 버섯자랑. |
신씨는 “소비자들에 찾는 좋은 원목표고를 생산하는 기쁨이야말로 우리 농민들의 책임입니다”라며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알아 줄때가 올 것이라 믿고 남은 인생도 원목표고버섯 인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농진청에서 원목표고와 배지표고의 성분분석을 해서 성분 내용을 정확히 발표해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구별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자들도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출처 경북일보 하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