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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公, 친환경 매립지 조성 '헛구호' |
수십억 들인 악취측정기 3년째 고장
수도권매립지 부지 경계에 설치된 악취자동측정망이 2년전부터 가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수도권매립지 악취 농도가 최소 감지 농도보다 최고 1천76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매립지 악취 민원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26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물질 측정 및 변화추이 파악을 위해 1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지난 2002년 9월부터 악취자동측정망을 운영하고 있다.
악취자동측정망은 제1·2매립장을 기준으로 북쪽 2개소(안동포·길무도 측정소)와 남쪽 1개소(시천천 측정소) 등 3곳에 설치됐으며,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등 각종 악취물질의 농도와 미세먼지 등을 측정한다.
특히, 수도권매립지 정문과 서문·홍보관 앞에 설치된 악취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악취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악취 정보가 제공된다.
또 악취자동측정망을 통해 축적된 분기별·연도별 악취 정보는 향후 사후 매립지 악취저감 대책 마련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된다.
하지만 경인일보 취재 결과 악취자동측정망 3곳은 모두 지난 2009년 6월부터 현재까지 2년이 넘도록 운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부터 잦은 고장으로 말썽을 빚던 측정기가 결국 가동을 멈췄지만, 현시설을 폐쇄하고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무려 1년이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해 실시한 용역결과를 토대로 올해말까지 6곳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친환경' 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수도권매립지가 정작 악취 관리는 뒷전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특히 수도권매립지 악취측정망 운영은 지난 1996년 7월 공사 설립 이전인 운영관리조합 시절 주민과 협약한 사항으로, 피해 영향권 주민들과의 약속마저 저버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사 관계자는 "고장이 잦아 처음에는 고치려고 했는데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장비를 재설치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2년여의 공백이 생겼다"며 "앞으로 자동측정망을 지금보다 2~3배 더 설치할 예정이며,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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