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법파견 특별교섭 재개를 위해 금속노조와 비정규직3지회(울산, 아산, 전주)의 만남이 거듭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섭 막바지 잠정합의(의견접근)안을 이끌 노조측 결정권자의 숫자를 놓고 기존 31명, 7명, 5명으로 왔다갔다하고 있다.
기존 특별교섭 노측 교섭단은 총 31명으로 그 중 6명만이 비정규직지회 쪽 교섭위원이다. 현대차지부(정규직노조) 간부들이 절대 다수였다.
금속노조와 3지회는 지난 11일 임원 간담회와 14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3지회 연석회의에 이어 19일에도 금속노조와 3지회 확대간부들의 간담회를 열었다. 19일 간담회는 오후 1시 서울 정동의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상철 위원장과 3지회 지회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금속노조와 3지회는 ‘교섭 방식은 3지회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 최종 의견일치를 위해 7명(금속노조 1명, 정규직지부 3명, 비정규직지회 3명)이 논의해 결정한다(표결 포함)’는 내용을 정하고 이 내용을 정규직 지부 교섭단과 협의키로 했다.
비정규직의 목소리는 상당히 커지지만 금속노조 1명이 정규직지부와 같은 의견을 내면 비정규직과 상반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울산) 대의원대회가 21일 7시 북구비정규직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현대차 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와 3지회 임원들은 교섭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며 21일 다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3지회는 ‘교섭방식은 3지회 교섭위원 동의 없이 교섭팀 잠정합의(의견접근)를 하지 않는다. 3지회장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식, 최종 의견일치를 위해 5명(금속노조 위원장, 지부장, 3지회장)이 논의해 결정한다’고 교섭방향을 수정, 보완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5명이 논의해 결정한다'는 교섭방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금속노조와 3지회간의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금속노조 관계자에 의하면 “지부(정규직노조)는 당초 최종 결정권을 7명이 갖자는 안에도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울산)는 21일 저녁 대의원 대회에서 이같이 금속노조, 3지회 간담회 과정을 보고했다. 울산지회는 대의원대회에서 교섭재개 방향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회의장 사용시간이 밤 9시로 끝나 대의원대회를 정회하고 22일 오후 속개키로 했다.
박현제 지회장은 “특별교섭 재개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지만 계속 정규직 지부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 한다면 직접교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는 "지난 17일 공장에 붙은 ‘독자교섭이 아니라 (비정규직노조가) 금속노조와 현자지부 등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에 이름을 건 김모 씨가 지난 2개월 동안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며 "100여장에 이르는 대자보를 누가 어떻게 인쇄하고 부착했는지 배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회는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 총 조합원 1,153명 가운데 이번 신규채용에 응시한 사람은 200명이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채용 응시 조합원 중 상당수는 지난해 8월 파업투쟁에 불참해 금속노조가 징계한 조합원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4일에는 송전탑 고공농성 100일을 맞아 저녁 7시 100일 기념집회를 열고 26일 오후 4시부터는 민주노총 주최의 전국노동자대회와 희망버스 행사가 열린다.
비정규직 3지회가 당사자인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은 의견일치안(잠정합의안) 도출을 우려하면서 지난달 27일 정규직노조 사무실을 봉쇄해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중단된 이후 전환 대상에 대한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 간의 입장 차이로 특별교섭이 재개되지 못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