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은지 사흘째.....
오늘도 3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고 아파트를 나섰는데
밖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 내리는 산행은 하지 않기로 작정하였는데
걸어가면서 갈등을 느꼈습니다.
아파트 정문에 있는 편의점 벤치에 베낭을 내려놓고
우산을 꺼내 베낭의 맬빵에 단단히 고정하였습니다.
때마침 팔순의 어르신이 우산을 들고 산행에 나섰고
어르신과 함께 산행을 하였습니다.
우산을 손에 들고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것은 쉽지만
거의 3시간 동안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산행할 때 비를 만나면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 우산을 베낭의 맬빵에 고정하고 우산을 드는 수고를 덜고 있습니다.
오늘도 오르막이 문제였습니다.
평소보다 천천히 걷는데도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순환도로 삼거리에서 목적지까지는
오르막의 끝이 보이는 고갯길의 언덕을 다섯 번이나 올라야 합니다.
오르막의 끝에 올라서면 또 다른 오르막의 끝을 향하여
다섯번이나 올라야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오르막의 끝이 멀면 경사가 완만하고
오르막의 끝이 가까우면 급경사길입니다.
비 오는 날의 산행은 평소와는 다르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열심을 더해야 합니다.
팔순 어르신은 우산을 쓰고 가다가 너무나 팔이 아프니까
우산을 접고 비를 맞으면서 우산을 지팡이로 사용하였습니다.
겨울비 맞으면 감기든다며 우산을 쓰시라고 하였지만
옷이 좋아 방수가 잘 되어 염려없다고 하였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였지만
비 오는 날 목적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 팔굽혀펴기 일만회를 할 수도 없고
우산 쓰고 쌍절곤 운동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좀 더 위로 올라가신 팔순 어르신이 내려 올 떄까지
쌍절곤 운동하던 보도 블록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산책을 하였습니다.
30여분이 지나서 팔순 어르신이 내려와서
순환도로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순환도로를 따라 내려가는데
72세의 노인회 총무님이 올라왔습니다.
어르신은 매일 유가사와 소재사를 오르내리는데
여름의 소낙비를 맞고 또 겨울비를 맞으면서 우산도 우의도 입지 않고 산행합니다.
특히 겨울비를 맞으며 산행하는 것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비를 맞지 말고 산행하시라고 아무리 권면해도 듣지 않고
심지어 모자도 쓰지 않고 마스크는 절대하지 않고 산행을 합니다.
북극한파에도 졸바지와 얇은 바람막이만을 입고
오르막을 빠르게 오르고 내려갈 때는 뛰어내려갑니다.
좀 더 내려가니까 노인회 회장님이 우산을 쓰고 올라가면서
편의점에서 기다리라며 커피를 타임을 갖지고 하였습니다.
겨울비 내리는 날에도 우산을 쓰고 산행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새벽에 깨어 있는 정신을 새롭게 하였습니다.
비 내리고 눈 오는 날은 산행을 쉬는 것이
산행하는 것보다 더 건강에 유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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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팔순 어르신을 통하여 소식을 들었는데
노인회 총무 어르신은 비를 맞으면서 올라가다가 눈을 맞았고
소재사에서 내려 올 때는 눈이 쌓여 내리막길을 뛰어 내려오는데 아주 힘들게 내려왔다고 하였습니다.
호털아젤리아는 해발 700미터에 위치해 있는데 소재사는 그 보다 훨씬 더 위쪽에 있고
아래에서 비가 오면 중간쯤은 눈과 비가 섞여 내리고 좀 더 올라가면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비슬산은 해발 1084 미터라
다양한 기후와 생태 환경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비슬산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데
진달래가 활짝 핀 축제기간에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진달래가 동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