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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과 소멸의 경계에서 발견하는 예술의 흔적 흔적의 미학: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
[미술여행=윤경옥 기자]갤러리몸 합정(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45, 178호, 메세나폴리스몰)이 이용택 청주교대 교수를 초대해 이용택 개인展... ‘흔적의 미학: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전시를 개최한다.
다음달 3월 4일(화) 부터 4월 6일(일)까지 열리는 이용택 교수의 개인 전시에서는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해온 먹(墨)의 깊이와 여백의 미학,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인 표현 기법을 캔버스에 담아 갤러리스들에게 선보인다.
갤러리몸, 이용택 개인전...‘흔적의 미학: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전시알림 포스터
<작가노트ARTIST NOTE>
이용택 청주교대 교수(작가)
나는 예전에는 그림 속에서 의식과 감정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그 의식과 감성을 깨뜨리려 한다.
자유를 위해 그림을 그린다면, 어떤 양식이나 틀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나는 먹을 사랑한다. 아니, 어둠을 사랑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철학적으로 유현한 어둠, 그것이 내 그림의 기저를 이룬다. 어두운 바탕 위에 떠오르는 상징적 기호들은 춤을 추며 화면 속에서 대화를 나눈다.
내 작업에서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화면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조형적 요소다. 흰색을 두텁게 덧칠된 몆 개의 기호들은 오히려 여백의 역활을 한다. 나는 그림을 통해 끊임없이 벗어나고, 흔적을 남기고, 다시 그것을 지우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자유를 추구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은 곧 부자유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그리는 선은 단순한 물리적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내면과 맞닿아 있으며, 때로는 깨뜨리고 싶고, 때로는 다시 쌓아 올리고 싶은 정신의 흐름이다. 그림이란 결국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존재하는 것이며, 나는 그 불확실한 경계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자 한다. -이용택
사진: BlackMokwa2024041001
●생성과 소멸의 경계에서 발견하는 예술의 흔적
이번 전시는 시간과 존재의 흐름 속에서 남겨진 흔적과 소멸의 과정을 탐구하는 작품들로 구성되며, 이용택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해온 먹(墨)의 깊이와 여백의 미학,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험적인 표현 기법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용택은 프레임 안에서 가상의 공간 속에 카메라가 포착한 순간의 이미지와 손으로 그려낸 드로잉 선들의 만남을 보여준다. 그는 오랫동안 동양화 작업을 통해 원초적이고 즉흥적인 선과 기호, 색면을 활용하여 화폭에 추상적인 흔적을 남기는 작업에 천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시각적 탐구를 더욱 심화하여, 순간과 영원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선을 선보인다.
갤러리몸은 다음달(3월) 15일(토) 오후 3시, "흔적의 미학" 오프닝 리셉션을 개최한다. 이번 리셉션에서는 이용택 작가와 직접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창작 과정과 예술적 철학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손비야 갤러리몸 대표도 함께 참여해, 작가와 관람객 간의 대화를 이어가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 waitingspringwithcarnation2025013001
●흔적의 미학: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시간은 모든 것을 흐르게 하지만, 그 흔적은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이 피어나는 순간이 있듯이, 소멸을 향해가는 순간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면,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이용택 작가는 이번 개인전 「흔적의 미학」에서 생성과 소멸의 경계에서 머물며,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지속과 순간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꽃잎은 시들고, 열매는 말라가지만, 그것들이 남긴 자취는 화면 위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사진: waitingspringwithrose2025012008
①시간의 흔적을 담다
작가는 일정한 시간, 오전 9시에 매일 같은 꽃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그는 꽃이 시드는 과정을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맞물리는 순간으로 인식하며 회화적 언어로 풀어냈다. 특히, 시든 카네이션은 ‘육(肉)’으로서의 존재, 즉 정신과 물질이 함께 깃든 생명의 형상으로 해석된다. 소멸하는 과정 속에서도 존재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물성이 변화하는 그 순간이 가장 강렬한 흔적을 남긴다.
②흔적을 통한 생성과 소멸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화의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매체를 넘나들며 회화적 실험을 지속해왔다. 먹(墨)의 깊은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기호들, 사진과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작업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흔적을 가시화하는 과정이다. 그의 화면 속에서 먹과 여백, 기호와 선은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유의 공간이 된다.
③존재를 새기는 행위
작가는 ‘흔적’을 통해 존재를 증명한다. 떨어진 꽃잎, 시들어가는 과일, 먹의 번짐과 선의 흔적— 이 모든 것은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남겨진 흔적이며,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변주되며 재탄생한다. 그의 작업은 소멸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잔여물들을 통해 지속되는 생명력을 부여한다.
사진: 이용택 Withered Mokryeon 시리즈 29.7x42cm mixed medium on paper 2024
김손비야 갤러리몸 대표
김손비야 갤러리몸 대표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속에서 남겨지는 것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용택 작가는 그 흔적을 따라가며, 눈에 보이지 않는 선율을 그려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흔적의 미학'展이 각자의 삶 속에서 지속되는 흔적과 사라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용택 작가의 작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는 것과 남겨지는 것 사이의 흔적을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의미를 조형적으로 보여준다.
🔹사라지는 꽃잎과 남겨지는 흔적
이용택 작가는 "New Born"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시들어가는 꽃과 과일을 관찰하며 그 변화의 순간을 기록한다. 그중에서도 ‘오전 9시’라는 특정한 시간에 매일 카네이션의 변화를 기록한 작업은 소멸의 과정이 곧 또 다른 존재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철학적 시선을 담고 있다. 그가 포착한 꽃과 열매는 단순한 정물이 아니라, 정신과 물질이 함께 깃든 ‘육(肉)’의 흔적이 된다.
사진: waitingspringwithrose2025012018
🔹먹(墨)과 기호의 조합, 그리고 새로운 회화적 언어
작품 제목인 ‘시든 목련’, ‘검은 모과’와 같은 자연물은 이용택 작가가 오랜 시간 고찰해 온 생명과 소멸의 순환을 보여주는 중요한 소재다. 꼿꼿이 서 있는 꽃잎은 죽음의 그림자와 생명의 색이 어우러진 채로 한지 위 텅 빈 영원의 시공간에 안착된다. 이처럼 작가는 시간을 현시하기 위해, 대상을 그저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결정화(結晶化)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며, 소멸과 생성의 순간을 영원 속에 새긴다.
한의정 미술평론가는 "이용택이 시간을 현시하는 방법은 대상에 잠재되어 있는 이미지를 현실 이미지와 굳게 고착시키는 결정화(結晶化) 방식"이라고 평가하며,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말한 ‘결정-이미지(image-cristal)’ 개념과 연결해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결정-이미지는 보존하는 과거를 기반으로 자신의 고유한 심연과 결합하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사진: 이용택 사진: withered mokryeon 2024041157
🔹검은색을 초월하는 색채와 공간의 확장
작품 ‘검은 모과’에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차 썩어가는 모과가 마치 새로운 생명을 품은 ‘알’처럼 표현된다. 이처럼 작가의 작업 속 검은색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빛과 어둠이 혼재된 공간에서 수많은 빛의 파장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이 된다. 이는 프랑스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outrenoir’ 개념과도 연결되며, 관람객은 작가가 화폭 위에 펼쳐 놓은 생성과 소멸의 교차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 waitingspringwithcarnation2025013002
🔹디지털 기술과 전통 기법의 융합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뿐만 아니라, 사진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정지된 순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대상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흔적’을 통해 생명과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용택 (Lee Yongtaek)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청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통 한국화의 깊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서울 관훈 갤러리, 청주 무심 갤러리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총 26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한국화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매체를 결합하는 현대적 회화 실험을 보여주며, 시간과 존재의 흔적을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먹(墨)의 깊이, 여백의 미학, 사진과 디지털 기법의 조화를 통해 생성과 소멸의 경계를 시각화하는 독창적인 표현 방식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이용택 사진: withered mokryeon 2024041157
●갤러리몸, 이용택 개인전...‘흔적의 미학: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전시안내
전시명: 이용택 개인전 "흔적의 미학"
전시 기간: 2025년 3월 4일 (화) – 4월 6일 (일)
참여 작가: 이용택
전시 장소: 갤러리몸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45, 178호, 메세나폴리스몰)
오프닝 리셉션: 2025년 3월 15일 (토) 오후 3시
관람 시간: 24시간 관람 가능
전시 문의: 0507-1385-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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