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책중독이란 얘기를 했는데 열가지 증상 중에서 나는 4.5개로
가까스로 중독을 면하긴 했으나 내 혈관 속에는 그러한 유전인자가 다분히
남아있음을 웅변해 준다. 열가지 증상 속에는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밥을 굶어서라도 그책을 사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관심분야의 책에 대한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책도 출판사에서 품절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리 사 놓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당장 필요한 책이 아니더라도
사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먼저 구입해 놓은 사실도 까먹고 또 사는 일이 벌어진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내 서가에는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않는 책들이 더러 있다. '생각의 탄생'도
그중의 하나다.
'생각의 탄생'을 내가 샀는지 우리집 가족중의 한 사람이 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내 서가가 아닌 다른 방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이 눈에 띄어 무턱대고 펼쳐 보았다.
첫 페이지에 나오는 '저자의 말'에는, 이 책은 '창조적으로 생각하기'에 관한 책이다라고 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기 전부터 나타나며, 논리학이나 언어학법칙이
작동하기 전에 감정과 직관, 이미지와 몸의 느낌을 통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창조적 사고의 결과로
나오는 개념은 공식적인 의사전달 시스템, 이를테면 말이나 방정식,그림,음악,춤,등으로 변환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다시 어린애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시냅스'란 생각의 끈을 놓치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에 걸려 고생하는 이들이 몇명이나 있다. 의사의 말로는 나타나는
증상은 빙산의 일각으로 다양하다고 한다. 기억력의 감퇴와 환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도 한다.
어쨌든 생각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다. 이 책에서는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창조적 섬광에 대한 설명으로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와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들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천재가 아닌
범인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다.
책에 나오는 상상력을 학습하는 13가지 생각도구는 다음과 같다.
1,관찰, 2. 형상화, 3.추상화, 4.패턴인식, 5.태턴형성, 6.유추,7.몸으로 생각하기,8감정이입,
9.차원적 사고, 10모형 만들기,11.놀이, 12.변형,13.통합
14년 전 쇄빙선을 타고 북극해에 들어갔다. 북위80근해에 얼음을 깨고 들어갔는데 사방은 온통 얼음바다였다.
얼음 위에 눈이 쌓여 온통 하얀 세상인데 군데 군데 햇볕에 얼음이 녹아 하늘색 작은 웅덩이를 형성하고 있었고
녹지 않은 얼음은 온갖 모양의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자연이 바로 창조의 원천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