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에 기초한 풍부한 성량
혀가 두꺼워 파워풀하고 굵은 음색 특화 뮤지컬을 많이 노래하며 감정 전달력도 업그레이드
사진은 뮤지컬 '마타하리' 역의 옥주현
인간의 근육은 크게 지근(遲筋)과 속근(速筋)으로 나뉜다.
지근은 골격근 중 생리적 수축속도가 느린 근육으로, 지속적으로 긴장을 하며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긴장근이라고도 한다. 속근은 골격근 중 생리학적 수축속도가 빠른 근육으로 일과성의 빠른 수축을 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지근은 지구력을 발휘할 때 적합하고 속근은 순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데 적합하다.
100m와 같은 단거리 육상이나 역도는 속근이 발달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고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육상은 지근의 발달이 요구된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근육의 쓰임이 다르듯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느냐에 따라 후두와 성대의 근육 쓰임도 다르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장르를 노래할 것인가에 따라 각 장르별 특성에 맞는 성대나 후두의 근육을 훈련하고 다듬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무조건 노래 부르는 것보다 약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성악에선 마이크를 통한 확장된 소리가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 자신의 신체에서 직접 울리는 소리를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보다 큰 공명과 풍요로운 소리를 중시하게 된다.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을 보면 유달리 소리의 울림이 크고 우렁찬 것을 알 수 있다.
핑클로 가요계에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후 솔로로 독립해서도 성공적인 변신을 한 옥주현(36)은 현재 뮤지컬배우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옥주현은 근작 ‘스위니토드’의 성공으로 실력파 뮤지컬 가수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런데 옥주현의 가창 전반을 이해한다면 그녀가 뮤지컬 가수로서 이미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욱주현은 가요를 노래하기 이전에 성악을 공부했다. 본격적으로 성악에의 뜻을 펴기 위해 유학까지 고려했을 만큼 성악에 대한 집착이 컸던 것이다.
성악에 기초하고 있어 옥주현은 힘의 파고가 느껴질 만큼 풍부한 성량을 지녔다. 뿐만 아니라 여자 가수치곤 혀가 두꺼운 편이다. 따라서 파워풀한 소리 연출은 물론 굵은 음색을 구사한다.
좋은 성량과 힘은 옥주현의 강점이다. 이것은 그녀가 발표한 솔로앨범에서도 알 수 있다. ‘Sweet Rainyday’나 ‘Catch’ 등의 R&B 스타일에서도 강하고 꽉 찬 소리를 연출한다. 아쉬움이라면 굵은 음색에 익숙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고음에서의 배음 감각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다.
무의식중이라도 옥주현의 노래에선 파워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시원스런 소리를 구사할 때 그 매력은 절정에 달한다.
이처럼 옥주현은 빼어난 가창력 때문에 필링, 즉 감정 표현의 측면에선 호소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뮤지컬 가수로 무대에서 스토리가 있는 극 전반을 연기하며 이 부분은 많이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큰 배기량이 느껴지는 풍부한 성량과 고른 발성에 의한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소리, 옥주현의 이러한 강점은 극적인 현장감을 중시하는 뮤지컬 무대에 최적화된 것이다.
조성진 기자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