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전염병 광풍으로 방콕에서,
上求보리 下化중생의 모토 아래 세상을 버린 중들의 하안거를 흉내내고 있는 처지,
오로지 컴이나 티비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으니, 시야는 넓어지되, 그 虛實을 확인할 수는 없는지라.
케이블 티비에서는 재탕 삼탕 울거먹은 옛 영화를 틀어대고 있는 바, 대충 5 분만 보고 있으면 그 과정과 결말이
뻔히 보이는 경지에 이르렀다.
어차피 영화란 환상을 파는 헐리우드가 원조니 만큼, 발리우드나 중국 무협 판타지나
시대 사회적 배경에 따른 의상과 눈가림수는 달라도 그 아류임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어쩌다 그 결말을 알면서도 그 과정이 흥미로와 다시 넋을 잃고 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청장년 시절에는 역마차,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 하이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아라비아의 로렌스,
레마겐의 철교, 등등이 기억난다.
노년에 이르자 자연스레 인생 회고담이랄 수 있는 영화가 눈길을 끌게된다.
마지막 독백이 멋진 흐르는 강물처럼이 기억나는데, 최근 청부 살인업자의 짧은 인생을 클로즈업 시킨
톰 크루즈의 콜래트럴이 그러하다.
악역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문 그가 내뱉는 대사는 우리는 먼지 같이 하찮은 존재인 우주의 미아다,
누가 죽든 살든 무슨 차이가 있을까? 라고 자신의 직업을 합리화 하더니,
그 자신 총에 맞아 죽어갈 때 LA 지하철에 누가 죽어 있다고 세상이 괸심이나 가질까?
하면서 고개를 떨구고 지하철은 떠나간다.
메시지가 있는 액션영화라고 영화감상 추천광고가 달린 영화다.
태풍 소동이 시끄러워 일찍 일어나 창밖을 보니, 태풍 직전인지 너무 괴괴하다.
컴을 열어보니, 물실호기 코로나에다 태풍 까지 과잉대응하는 정권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먼지같은 진인이라는 조 선생의 상소문을 읽게 되었다.
민주국가 대통령을 왕으로 떠받드는 설정이 맘에 들지는 않으나, 이런 설정이 국민정서라니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단한 지식과 필력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 없을 것이나, 구구절절 급소를 찔린
청와대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숨겼다 한다.
대통령이나 청부살인업자나 상소문을 쓴 선비나 결국은 다 우주의 먼지 같이 사라질 존재들임에는 차이가 없다.
어차피 조만간 떠나야 할 세상에 민폐를 덜 끼치고 가는게 인간된 도리가 아닐까?하고
젊은 날 자기실현의 야망이 다 허망하고 덧 없는 도로라는걸 알게 된 노인은 생각한다.
첫댓글 젊은 날 자기 실현의 야망을 가진 적이 있었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이 아우는 그런 야망도 없이 호구지책에 매달려 노심초사하며 근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보니 독재정권에 항거하지 못한 "친독재세력"으로 매도당하는 느낌이 듭니다. 내 선친이 군청에 다녔다고 해서 광의의 "친일파"가 되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