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초럭셔리 절정 대하 스프링 롤
부제: 대하 부인 속살 보이네
추석입니다.
한가위입니다.
먹을 것이 지천으로 깔려있죠.
태풍때문에 이른 날짜 때문에 장바구니의 가격은 무서울 정도로 무겁지만
그래도 우리네 어머니들은 정성을 다해서 맛있는 먹거리들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저도 물론 일조하고 있습니다.
두어시간 전에 전들의 탄생 작업을 끝마치고 장렬하게 전사 직전에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매번 저와 함께 전을 담당해주던 오라버니가 역할을 하지 못해서
속도가 무지 늦어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먹을 전이기도 하고 1/3은 제입으로 들어갈 것이라 열심히 부치면서 열심히 집어먹었습니다.
그러던 이제는 슬슬 좀 개운한게 먹고 싶어질 타이밍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타이밍에 복잡한 요리는 옳지않습니다.
딱 이럴 때 좋은 대하채소롤입니다.
대충 만들었는데 그 자태가 자못 훌륭한 것이 손님 접대상에 내놔도 손색없겠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한 대하입니다.
내포장터에서 잡자마자 바로 보낸 펄떡펄떡 뛰어오를 것 같은 신선함 100% 대하입니다.
등쪽의 내장을 제거하고 물을 끓인 후에 정종을 좀 넣고 불을 끈 후
대하를 살짝 데쳐서 준비합니다.
이렇게 서서히 익혀야 깔끔하게 익어주시는 대하님이시거든요.
내포장터에서 보내주신 대하 중에 가장 잘잘한 놈들로만 골랐습니다.
가장 잘잘해도 다른 곳에서 파는 대하들의 정상적인 크기만합니다.
재료는 진실로 간단합니다.
명절 때 이런 것까지 만들어서 일손을 늘이냔 말이다!!라는 말은 할 수 없겠죠.
명절 장을 보면서는 명절 음식은 아니지만 샐러드 거리를 꼭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느끼한 음식이 많은 명절에 그걸로 몇끼를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먹기 위함인데 그 재료 그대로입니다.
새싹채소 조금, 당근, 부추, 파프리카와 대하입니다.
물론 채소는 다른 것들로 준비해도 되구요.
전 파티오카의 느낌이 싫어서 쌀 100%의 라이스 페이퍼를 준비했습니다.
끓는 물 보다는 한김 나가서 식은 물이 조리하기 더 편합니다.
미리 접시에 물을 좀 발라두면 달라붙지 않아서 나중에 쉽게 떼어낼 수 있습니다.
우선 가운데에 대하를 위치시키고,
채소들을 색깔 맞춰서 늘어놓습니다.
그냥 가운데에 놓으시고
라이스 페이퍼의 아래, 위를 채소 위로 접은 후
한쪽 끝에서 살짝 잡아당겨가면서 말아주면 완성입니다.
대하가 이렇게 비춰져서 보이니까 무지 럭셔리합니다.
대하의 등쪽으로는 푸른색의 채소가, 배쪽으로는 붉은색의 채소가 자리잡고 있어서 더 예쁘게 보이는 듯하구요.
가운데 있는 것은 라이스 페이퍼의 한쪽을 미리 접은 후에 말아줬습니다.
토동한 대하 한 마리가 그대로 스프링 롤입니다 ㅎ
롤 하나의 길이가 대략 10cm 정도 되고 넉넉한 양의 채소가 들어있어서 보기에도 튼실해보입니다.
그래도 눌리지 않는 대하의 포스란!
역시 멋지군요.
대하 스프링 롤과 함께 할 소스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스프링 롤 용 새콤매콤한 소스입니다.
겨자 소스에 먹어도 되겠고 연한 와사비 간장에 먹어도 맛있을 듯하구요.
대하의 연하면서도 탄력있음이 사진으로도 느껴지네요.
살짝 익혔을 때의 그 부드러운 쫄깃함은 완숙의 그 맛과는 또 다릅니다.
살아난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의 대하와
매콤하게 입맛 살려주는 부추나 달콤함과 아삭함이 최고인 당근과 파프리카,
또 연하면서 쌉쌀한 맛의 어린 잎채소들과의 어울어짐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느끼한 음식에 지친 입맛을 달래기에도 좋지만
만만치않은 칼로리의 명절음식을 즐기고 난 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습니다.
채소를 원하는대로 넣어서 포만감은 느껴지면서도
저칼로리로 즐길 수 있거든요.
만들고 나서의 형태 안정성도 좋은 편이라
명절음식에 지친 다른 손님들에게도 만들어드려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