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생 대 여섯명이 호포역에 모여서 둘레길을 한바퀴 걷기로 했다.
산대장은 금정산 고당봉까지 올라갔으면 바랬으나 친구들 가운데는
너 겉아 걸음이 시원첞은 사람도 있고 심장 혈관에 스탠스를 삽입한 친구도 있어
중간에 있는 임도까지만 올라갔다가 임도를 걸어나가다 다시 원대복귀 하기로 하였다.
열시 반에 호포역에서 만나서 굴다리 밑을 지나 호포마을 입구로 올라갔다.
호포천에는 며칠전 비가 와서 그런지 맑은 물이 좔좔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을 한켠에는 금호사란 사당이 하나 서 있어서 그 앞애서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다.
산길로 접어드니 여기 저기 8각 정자가 셋이나 서 있어 본래 풍류를 좋아하는 자는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말에 잠시 쉬어 가기로 하였다.
시도 한 수 읊고 술도 한 잔 했으면 좋겠으나 다들 갈길이 바쁘다는 말에 잠시 앉았다
가기로 했다. 정자가 2층으로 우뚝 솟아 있어 계단을 올라갔더니 사방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세상 시름을 다 녹이는듯 하였다. 아침에 집에서 나서면서 날이
쌀랑할가 봐 웃옷을 겹쳐 입었더니 벌써부터 땀이 나서 옷을 하나 벗어서 배낭 속에 넣고 다시
산길로 접어 들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봄을 노래하는듯 정겹게 들려왔다.
울퉁불퉁한 바위, 바위 위에 파랗게 자라는 이끼, 산비탈에 떼지어 사는 산죽들
신발밑에 밟히는 낙엽, 하늘을 향해 길게 뻗은 참나무며 오리목 가지들...
숨을 헐떡이며 한참 올라가니 임도가 나왔다 임도를 따라가다 호포마을로 내려가는 이정표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