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앞둔 주말 오후, 서울 종로구 경북궁 앞은 색색의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조선시대 왕이 입던 곤룡포에 갓을 쓴 남성부터 선비 복장을 한 남성, 고운 한복에 댕기까지 '풀착장'한 여성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영하 10C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빌려 입고 경북궁 일대를 누비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요즘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복 체험과 고궁 관람은 필수 코스가 됐다.
K-드라마, K-팝, K-콘텐츠로 접하던 한국읮너통문화를 체험하고 색다른 추억을 사진에 담아간다.
경북궁은 한국을 대표하는 궁궐이자 인근에 한복 대여점이 몰려 있어 연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경북궁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유는 또 있다.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에 두 번씩, 경북궁 홍례문 앞에서 진행되는 수문장 교대의식을 보기 위해서다.
조선시대 수문장은 흥인지문, 숭례문 등 도성문과 경북궁 등 왕이 생활하는 궁궐의 문을 지키는 책임자였다.
수문장은 광화문을 여닫고 국왕과 왕실을 후위함으로써 나라의 안정에 기여했다.
수문장 교대의식은 경북궁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의 근무교대 모습을 문헌 기록을 기반으로 재현한 것으로
조선시대 왕실 호위문화와 의례를 보여준다.
수문장과 수문군의 복식과 무기는 조선 전기 군인들의 모습을 복원한 것이다.
이날도 수문장 교대의식 시간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미리 행사 시간을 찾아보고 온 듯 자리를 지킨 채 교대의식을 지켜봤다.
절도 있게 움직이는 수문장과 수문군의 움직임이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교대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교대의식이 끝난 뒤 수문장, 수문군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엔 외국인 관광객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취타대가 연주하는 전통음악과 함께 전통복식을 갖춘 수문장과 수문군이 화려한 의장기와 무기를 착용한 채
교대의식을 하는 모습은 이제 K-관광'의 대표 상품이 됐다.
경북궁 수문장 교대의식을 운영하는 국가유산진흥원 궁능진흥팀 이태행 파트장은 '수문장 교대의식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외국인 들에게 경북궁과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콘텐츠로 기획했고 2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며
'지금은 경북궁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고 외국인들에게 K-콘텐츠와 국가유산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고나광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15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경북궁 수문장 교대의식에 참여하는 재현 배우들도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수문장 교대의식에는 매년 공개모집으로 선발된 70여 명의 수문군과 15명의 취티대가 출연한다.
이날 경북궁에서 만난 김민성(수문장 37), 김준섭(종사관.44), 노세영(갑사 38), 지형옥(기수 42) 씨 등 내명의 출연진은
K-관광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책임감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완벽한 행사를 위해 연습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했다.
2025년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맞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있는 'K-관광'의 수문장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