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찾던 설강의 입가의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찾던 설화가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뛰어가더니 그녀의 품에 안겨 어리광 떨며 물었다.
"어디 갔었어? 한참 찾았잖아..."
"무슨 일 있어?"
"아니 누나가 보고 싶어서...."
그녀는 다른 이에게는 무서운 만큼 여장부 같은 여인네이지만 설강에게는
한없이 온화하고 사랑 많은 누나였다.
어린 나이 부모님을 잃었고 부모의 정을 모르고 커온
동생이 안쓰러워 그에게만은 한없이 부드러운 천사 같은 누나였다.
누나가 설국의 주인이고 그는 설국의 왕자이니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한 없이 그를 위해주는 누나가 있어
어리광에 철없는 왕자로 커온 것도 사실이다.
설화는 이렇게 웃고 있는 남동생을 보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만일 그녀 곁에 동생마저 없었다며
어쩌면 그녀도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누나...우리 언제 미르가?"
"왜?"
"형들 보고 싶어....누난 안 보고 싶어?"
"쓸데없는 소리....."
"거짓말 마....누나도 리마 형 보고 싶잖아..."
짓궂은 말투로 누나를 놀리는 동생 말이 싫지는 않았다.
설강의 놀림에 부끄러운 듯 자리를 피하는 그녀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고 있었으나 다시금 근엄한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것이 여왕이 나라를 지키는 기본이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우습게 보는 일이 없어야 했고 그런 강인함으로 설국을
지켰고 동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눈으로 만들어진 들판에 얼음 꽃이 무성하게 피어있었고
무지개 빛을 내는 나비들이 꽃 위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옮겨 다니며
춤을 추고 있었고 그곳을 뛰어다니는 개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늑대도 아닌 것이 우람하고 붉은 눈동자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위험스럽게
보이는 오랜 친구 타오와 함께 설강이 누워있었다.
"타오!!!"
"크크크..."
"우리 누나 시집가면 난 어떻게 하지? 혼자는 싫은데..."
"크크크....흐"
"누나마저 없으면....난...."
그가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자 타오가 곁으로 다가와 그를 위로하듯
그의 몸을 비비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래....네가 있어 다행이야..."
그러자 타오는 설강 배위로 밟고 도망치듯 내달렸고
이에 화난 설강은 고래고래 소리치며 쫓아가기 시작했다.
*
"에구구~~~허리야..."
하루 종일 연희는 궁에 갖은 잡일 다하고 겨우 한숨 돌리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휘파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더 크게 들리는 휘파람소리에 호수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소리에 이끌려 호수를 지나 작은 나무들을 지나서
허공에 떠있는 돌계단을 발견했다.
그 소리는 저 위에서 들리는 듯했다.
소리를 따라 계단에 올라가니 그곳에는 또 다른 작은 호수와
허공에 떠있는 돌들과 작고 앙증맞은 동물들과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새들이 쪼르르 모여 합창이라도 하듯
노래를 하고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새들과 신비스럽게 생긴 동물들 순백의 하얀 말도 눈에 보였다.
꼬리는 땅에 내려와 있었고 이마의 뿔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엔 새소리에 취해 잠이 들었을지 모를 리마님이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누워있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두 눈을 감고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그에게 괜한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에
연희는 옆에 피어있는 부드러운 털 같은 것이 매달려 있는 풀을 뽑아
그의 눈을 간지럼피기 시작했다.
조금씩 반응을 보이는 리마가 재미있었는지
아예 코끝 아래로 털을 갖다 대자
리마가 그녀의 팔목을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자
연희는 리마 위에 살포시 안착하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민망한 모습에 그녀의 눈은 동그랗게 커지고 말았고
스르륵 눈을 뜬 리마는 연희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비켜줄래...? 무거운데..."
"아...네~~~"
후다닥 일어나 민망한 듯 고개를 숙이고 불호령이 떨어질까
숨죽여 그의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은 나 말고 아무도 못 오는데..."
"!!!!"
차마 고개를 못 들고 움찔하는 그녀가 재밌어 보였다.
"올라오면 바로 사형인데....."
"사....사...사형이요?"
고개를 번쩍 들고 두 손을 모으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리마님....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처음 온 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는 리마를 보자 그녀는 더욱 다급해졌다.
치사한 놈 이렇게까지 부탁하는데 들어주는 게 정상 아닌가?
다행인줄 알아 울 동네 남자였으면 넌 이미 내 손에 죽었어...
하지만 그가 이곳 주인이니 구차하지만 마을로 가기 전까지는
살아 남아야한다..
"살려주세요,....리마님....네? 살려주사와요,..."
"살려주는 대신 넌 나한테 뭘 줄래?"
"네? 전 가진 것이 없는데요..."
"가진 것이 없으면 빈약한 몸이라도...."
'헉!!!'
*
리문이가 누군가를 찾는 듯 궁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넓은 궁을 다 찾아 다녔는지 그의 얼굴에는 땀이 맺혀있었고
태웅이도 곁에 없었다.
보통 곁에 있는 것이 호위무사인데 그를 떼어 놓고
누군가를 찾아다녔지만 없는 듯 그의 표정에서 실망감이 섞어있는
허탈한 표정이었다.
"어디 갔지?"
*
연희에 희고 고운 팔이 보였고 가냘픈 다리가 보였다.
땀이 비오는 듯 했고 숨을 헐떡이는 그녀였다.
연희는 아까 보았던 순백의 말을 데리고 호수 안으로 들어가
목욕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말이 어찌나 큰지 숨이 차오를 만큼 목욕을 시켰지만 겨우 몸통만 끝냈을 뿐...
뒷부분으로 이동하여 목욕을 시키려고 하자 꼬리로 그녀를 쳤다.
성질도 못 내고 가까스로 참으며 씻기려 하자 다시 꼬리로 그녀의
얼굴을 강타했다.
끝끝내 참지도 못하고 성질을 내는 그녀였다.
"야...누구는 좋은지 알아...나도 엉덩이 싫다고...."
"아...하하하하하...."
크게 소리를 내며 웃는 리마였다.
어이가 없던 연희는 뭐라 할 수도 없어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환장하고 미치겠네...
"너 참...웃기다..."
"그러세요.....하하하하..."
리마의 웃음소리에 순백의 말이 반응을 보였고 뒷다리로 그녀에게 물을
튕기며 그녀에게 장난을 걸었다.
그러자 연희도 '에라 모르겠다.'하듯 힘껏 물을 튕기며
같이 장난치면서 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리마는 흐뭇한 듯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보였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리문은 화가 나는 듯 그들 향해 인상을 구겨 보였다.
좋은 소식이 있어요
다행히 조카가 신종이 아니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님들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에라디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네요...
백야의 전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첫댓글 재밋어요 업뎃쪽지주세요잉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다행이군요... 제주변에도 신종의심환자가 많아서 걱정이거든요... 그래도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니 모두 가 다 좋아지겠죠? 여우비야님도 건강을 잘 챙기세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안심이 되네요...걱정이 많았는데....실비님도 건강지키세요...^^
이번편도 재밌게 봤습니당. 그리고 조카가 신종이 아니라서 다행이에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재밌게 쓰도록 노력하는데 걱정이네요...^^
다행이네요~~ 리마와 연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리문이 질투가 나네요~~ 설화와 리마 어찌 되려나?
ㅋㅋㅋㅋ 설화와 리마 두고 봐야겠죠...ㅋㅋㅋ
리마랑 연희가 이어져야 하는데 설화는 어떻게 연희를 떼어놓을지 앞으로가 궁금하네요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화가 과연?ㅋㅋㅋ 어떻게 할지...ㅋㅋ
정말 다행이에요. 작가님~!! 너무 짧아용 ㅋㅋ 기대되네요.. 고생하세요
죄송해요...길게 쓰도록 하려고 하는데 일이 좀 바빠서...ㅠ.ㅜ
사극을 좋아하는데 5편까지 숨가쁘게 감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