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 독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이 9일 오전 2시45분(한국시각) 쿠웨이트시티 카즈마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2승1무1패(승점7)로 사우디아라비아(승점8)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다.
정신 무장도 최고조에 달했다.
임영진 팀닥터(경희대 교수)는 “선수들이 더위에 지칠 것에 대비해 알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등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껏 지켜봤던 어떤 경기보다도 선수들의 투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낮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고 밤 시간대에도 기온이 37도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드문
열대성 무더위는 넘어야 할 벽.
대표팀은 숙소에서 에어컨을 25도 이상으로 틀어 놓고,
식사도 평소 양의 80%만 먹어 더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집중력을 키우고 잔실수를 하지 말라고 강하게 당부했다.
경기 중 한 번의 사소한 실수와 판단 실수는 더위에 지쳐 있는 동료들의 경기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상대에게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지 적응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백패스를 피하고 빠른 전진패스에 승부수를 띄우라”며
수비 조직력 다지기와 타이트한 공격을 강조했다.
공격의 선봉엔 이동국(포항)이 유력하다.
최근 쿠웨이트와의 2차례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중동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
무엇보다 지난 우즈베크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선사한
박주영(서울)이 A매치 연속골을 성공시킬지가 관심을 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상철(울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계속 호흡을 맞출진 미지수.
수비진에서는 유경렬(울산)과 김한윤(부천)이 나서고,
박동혁(전북)을 대신해 김진규(이와타)가 투입될 전망이다.
쿠웨이트는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8승3무7패의 근소한 차로 앞서는 데다
홈경기에 유난히 강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KBS 축구해설위원)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벌어지는 원정경기에서 초반에 너무 일찍 골을 내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